Hwan Kyu R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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귓불(표준어는 귓불이 맞음, 귓볼 아님) 주름, 또는 프랭크 징후(Frank’s sign)라고 불리는 sign이 있다. 귓불에 비스듬히 나타나는 깊은 주름을 말하는데 1973년 미국 의사 Sanders T. Frank가 협심증이나 관상동맥질환 환자에게서 이러한 귓불 주름이 자주 관찰된다고 보고하면서 그의 이름이 붙었다.
귓불 주름과 혈관질환이 대체 무슨 상관관계가 있냐는 생각이 들겠지만 이 연관성은 이미 다수의 연구를 통해 통계학적 유의성이 입증되었다.
관상동맥질환 환자와 대조군 각 약 2,500여명을 분석한 연구에서는 Frank’s sign이 있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관상동맥질환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약 4배 높은 것으로 보고되었고. 일부 연구에서는 연령, 흡연, 당뇨병, 고혈압 등의 기존 위험인자를 보정한 뒤에도 연관성이 남았다고 보고하고 있으며 양측성 주름에서 연관성이 더 강한 경향도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다만 이것이 관찰된다고 해서 반드시 심장이나 뇌혈관질환이 있다는 뜻은 아니고, 심장과 뇌혈관질환의 발생가능성이 높음을 의미한다. 여러 연구에서 민감도는 높은 편이고 특이도는 중등도로 보고되고 있는데 편차가 매우 크다. 즉, 주름이 없다고 관상동맥질환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도 아니고 귓불 주름이 있다고 관상동맥질환이 있음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귓불 주름이 있으면 이 혈관질환의 발생확률이 높다고 생각하면 된다.
왜 생기는 것인가.
정확한 기전은 아직 모른다. 귓불의 미세혈관 밀도 감소나 만성 허혈이 피부와 피하조직의 변성을 일으킴으로써 귓불의 허혈을 일으키고 이것이 엘라스틴 섬유의 변성과 분해를 초래하고 점진적으로 섬유화가 일어나 귓불의 지탱 성분이 빠짐으로써 중력의 영향을 받아 자연스럽게 접히며 사선 방향의 깊은 주름을 형성하게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Frank’s sign이 보인다는 것은 피부와 혈관에 동시에 나타나는 퇴행성 또는 미세혈관성 변화의 외부 표지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것이다.
즉 정리하자면 Frank’s sign은 관상동맥질환 및 전신 죽상경화와 통계적으로 연관된 비전통적 신체 징후다. 그러나 단독으로는 진단검사로 사용할 정도의 정확도가 없으며, 기존 심혈관 위험인자를 다시 점검하게 하는 ‘위험 신호’ 정도로 해석하는 것이 맞다. (고령자에게 한쪽 귓불에 얕게 생긴 주름은 노화나 수면 자세 등에 의한 것일 수 있어 임상적 의미가 제한적이지만 젊은 사람에게 양측성으로 깊고 완전하게 나타난 경우에는 심혈관 위험인자를 적극적으로 확인할 근거가 된다)
내겐 우측 귓불에 뚜렷한 Frank's sign이 있다(궁금하시면 아래 사진 참조). 사실 오래 됐다. 관상동맥질환에 대한 가족력도 있고, 콜레스테롤 수치도 높으며, 고혈압약을 복용한지 30년 가까이 되고, 가족력에 없는 당뇨병까지 생겼다. 몸을 돌보지 않고서 그야말로 '막' 살아온 결과물이다. 짧고 굵게 사는 것이 내 인생의 길이라 생각했고, 오래 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구차하게 생각되었었다.
그러나 이번 여행을 통해 그 생각을 바꿨다. 내가 건강을 잃으면, 가족에게 큰 피해를 끼치게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했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하고 싶은 일이 많음도 깨달았다. 논문도 써야 하고, 책도 써야 하고, 환자 진료도 봐야 하고, 여행도 다녀야 하고, 가족을 더 사랑해야 한다.
오늘 점심, 거의 처음으로 소다 음료를 거부하고 물을 마셨다.
이제 시작이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은 부디 저보다 더 이른 나이에 건강의 중요성을 깨달으시기를... (아래 식탁의 소시지와 베이컨은 깨닫기 직전이었기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