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콜로라도주의 한 산을 오르던 등산객이 회사 동료들이 버려두고 가는 바람에 조난 당해 밤새 고립돼 있다가 다음날 아침에야 구조되는 일이 있었다.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이 남성은 앞서 간 회사 동료들이 모두 하산했는데 도중에 길을 잃은 데다 전화 신호도 잡히지 않아 난감한 상황에 몰렸다고 채피 카운티 수색구조대가 말했다. 그는 폭풍우를 견뎠고 여러 차례 추락을 경험했다가 다음날 아침 "대규모 수색" 끝에 발견돼 안정된 상태로 병원으로 후송됐다. 하지만 그의 몸상태에 대한 업데이트는 없는 상태라고 영국 BBC는 29일(현지시간) 전했다. 관리들은 "며칠 뒤나 몇 주 뒤 사무실에서 다시 만나면 어색한 일이 벌어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어처구니 없는 이 일은 지난 23일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이 회사 직원 15명이 자선 모금 산행에 나서면서 벌어졌다. 이들은 샤바노산(해발 고도 4300m)을 오르는 트레일을 걸었다.
관리들이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문제의 등산객은 이날 오전 11시 30분쯤 스스로의 힘으로 혼자 정상에 이르렀다. 동료들은 이미 정상을 밟은 뒤 하산하는 중이었다. 그는 내려오다 방향을 잃고 말았다. "앞선 그룹은 먼저 내려가면서 암석 지대에 하산 코스를 알리기 위해 소지품들을 내려놓았다."
염려가 된 그는 잘못된 루트에 있다고 말하는 동료들에게 메시지를 보낸 뒤 트레일을 찾기 위해 정상으로 되짚어 올라갔다. 두 번째 메시지를 동료들에게 보낸 뒤 곧 강한 폭풍이 이 지역을 휩쓸고 지나가 "강풍과 얼음처럼 차가운 비"가 쏟아져 그의 휴대폰은 신호가 터지지 않았다.
채피 카운티 수색구조대는 그날 저녁 9시쯤 신고 전화를 받아 두 팀과 한 대의 드론을 파견했다. 헬리콥터도 보냈는데 그 남자의 마지막 움직임을 추적했지만 구조대는 그를 발견할 수 없었다. 그는 어두운 색 옷을 입고 있었다.
다음날인 24일 아침 이웃 지역의 많은 기관들이 소환돼 관리들이 말한 "대규모 수색 작업"이 이뤄졌다. 결국 실종된 남성은 비상전화를 걸 만큼의 신호가 잡혀 그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었다.
알고 보니 그는 적어도 스무 번은 넘어졌고 제대로 일어설 수조차 없게 했다. 구조대는 "기적적인 협력과 팀워크" 덕에 로프를 내려보내 그를 구조하기에 이르렀다고 관리들은 덧붙였다.
그 남성은 병원으로 옮겨진 뒤 건강 상태가 알려지지 않아 BBC는 채피 카운티 수색구조대에 업데이트를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관리들은 성명을 통해 절대 혼자 등반하지 말고, 밝은 색 옷을 입고 꼭 필요한 물품을 챙기라고 전했다. "그 등반객은 기적적으로 운이 좋아 휴대전화 신호를 다시 잡았고, 의식도 또렷해 911에 전화를 걸 수 있었다."
미국 ABC 뉴스는 문제의 회사는 글로벌 보험사인 비즐리이며 보험 중개인 스티브 스테파니데스(46)가 조난 당했다가 이튿날 구조된 남성이라고 보도했다. 이들은 월드 센트럴 키친이란 자선단체의 기금을 모금하기 위해 산행에 나섰다고 했다. 회사는 여전히 탐사에 관한 팩트를 수집하고 있으며 대변인이 모든 질문을 받고 언급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