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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주택 건립이 많은 경기 양평군청 관계자는 “양평군의 단독주택 인허가 물량이 2022년 9월부터 조금씩 줄더니 지난해에는 평년 대비 30∼40% 감소했다”며 “아파트 규제가 많아 단독주택 물량이 많았던 이곳에서 인허가 물량이 이렇게 적었던 적은 처음”이라고 했다.
배경은 역시 가파른 공사비 상승세가 꼽힌다. 국토부에 따르면 5층 이하 주택의 기본형 건축비는 2021년 ㎡당 167만 원에서 올해 3월 기준 200만7000원으로 20% 이상 상승했다. 분양가상한제 공동주택(전용면적 125㎡ 이상)에 적용되는 기준이지만 최근 공사비 상승세를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단독주택은 공사비 상승에 더 취약하다. 소규모 업체가 공사를 맡다 보니 자재를 도매로 비축할 수 없고, 상대적으로 인력 수급도 어렵기 때문이다. 단독주택을 설계·시공하는 정주영 레어스탠다드 아키텍츠 대표는 “최근 인건비나 원자재값 수준으로는 평당 1000만 원 밑으로는 평균적인 품질의 철근콘크리트 단독주택을 짓기 어렵다”며 “2년 전 800만∼1000만 원 수준에서 이젠 1000만∼1200만 원가량으로 올랐다”고 말했다.
아파트 매매가 줄어든 것도 단독주택 수요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은 2만202건으로 전년 동기(2만9601건) 대비 32% 감소했다. 한 단독주택 시공사 대표는 “상담 고객 대부분은 아파트를 처분하고 단독주택을 짓겠다고 하는데, 기존 집이 안 팔려 섣불리 공사를 시작할 수 없다고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고 전했다.
단독주택 시장은 회복 속도 역시 아파트 등보다 상대적으로 더딜 것으로 보인다. 김진유 경기대 도시교통공학과 교수는 “주택 시장이 호황일 때는 단독·다가구주택 등을 가리지 않고 공급되지만 침체기 땐 다르다”며 “단독주택은 재개발·재건축 등 정부 주도 공급 확대 방안의 영향도 적어 수요가 가장 늦게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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