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적 불안 동반 환자에 '도핵승기탕'
'삼황사심탕' 명치 끝 막힌 증상 환자에 사용
<지난호에 이어서>
변비에 적용하는 한약제제
2. 비만하고 실한 환자에게 적용하는 처방
(5) 도핵승기탕(桃核承氣湯)
얼굴이 검붉고 튼튼한 체격으로 두통과 어깨가 뻐근한 견통이 있으며 안구나 두뇌 등이 충혈되어 상기감이 있는 환자가 변비가 있는 경우에 사용한다. 잘 흥분하거나 정신적으로 불안하거나 PMS가 있으면서 변비가 있는 환자에게도 적합하다.
복진하면 좌하복부에 저항과 압통이 있는 환자를 정증으로 보는데 실제 임상에서는 복진보다 증상이 더 중요하다.
어혈과 충혈을 풀어내어 정신적인 불안을 동반한 환자의 자율신경 실조증, 월경불순, 정맥류, 습관성 변비에 응용하는 처방이다.
체력이 있는 편이 좋고 병세가 강한 환자에게 적용하는데 만일 환자가 체력이 허약하다면 양을 줄이거나 여기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 좌측 하복부의 심한 통증을 동반한 변비, 평소에 순환 장애로 다리가 차고 두통, 이명, 수면장애가 있는 환자에게 적용한다.
자궁출혈에도 사용한다. 임산부에게는 사용하지 않는다.
(6) 삼황사심탕(三黃瀉心湯)
실증 타입의 다부진 체격에 얼굴은 붉은기를 띠고 안구나 두뇌 등이 충혈되어 상기감이 있는 환자가 마음이 안정되지 않고 불안, 초조하며 변비 있는 경우에 사용한다. 두통, 어깨 결림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특성은 도핵승기탕을 적용할 환자와 유사하다.
도핵승기탕과 삼황사심탕도 잘 어울리는 처방이다. 삼황사심탕을 적용할 환자는 흉협고만과 복부팽만은 없지만 명치끝이 막혀있는 느낌이 있으며 그 부분을 만져보면 저항이 있어 연약 무력하지 않다. 이름에 황이 포함되어 있는 3종류의 생약인 대황(大黃)·황련(黃連), 황금(黃芩)으로 구성되어 삼황사심탕이라는 처방명이 붙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황련, 황금, 대황은 열을 식히고 염증을 억제하는 작용이 있다. 삼황사심탕은 고혈압증상, 뇌출혈, 흥분, 초조, 갱년기 장애, 부인의 하혈, 자궁출혈 등에도 사용한다. 소화력이 좋은 사람이 적합하다. 임산부에게는 사용하지 않는다.
참고로 자궁출혈은 혈열(血熱)이지만 체격과 체력이 좋은 사람에게는 ‘대황, 황금, 황련, 생지황, 목단피’ 등의 생약을 사용하고, 혈허하고 혈관 탄력이 약한 환자는 '숙지황, 당귀, 작약, 아교'를 사용한다.
(7) 황련해독탕(黃連解毒湯)
황련해독탕도 비교적 체력이 있고 상기 충혈 경향에 불안, 초조한 환자에게 적용한다. 체격 조건은 삼황사심탕에 비해서 보통 체격에도 적용하는 경향성이 있지만 약성이 그리 약한 약은 아니다.
황련해독탕의 구성 생약 중 황백, 치자에도 진정, 혈압강하작용이 있다. 짜증, 안면홍조, 안구 충혈, 갈증, 구내염, 불면증, 복부 팽만감 등이 있는 환자의 변비에 적용한다.
(8) 통도산(通導散)
체력이 있는 환자로 도핵승기탕보다 복통 및 어혈 증상이 심하며 대소변 불통으로 심복이 팽만하고 하복부 압통이 있는 환자의 변비에 사용한다. 요통, 염좌, 타박상, 고혈압 및 고혈압으로 인한 두통, 현기증, 어깨결림, 월경불순, 생리통, 무월경, 자궁 및 생식기 염증 등에 응용하는데 장기간 사용은 권하지 않으며 임산부나 허약자에게는 사용하지 않는게 좋다.
도핵승기탕에 비해 울체된 기를 풀어서 순환시키는 생약과 혈을 순환시키는 생약 및 이수작용이 있는 생약이 배합되어 있으므로 도핵승기탕과 같은 어혈 증상에 가슴의 답답함, 복부 팽만감, 복통, 소변량 감소와 같은 증상이 복합되어 있는 환자에게 보다 적합하다.
사하 효과로 변을 내리는 작용도 도핵승기탕에 비해 통도산이 더 강하다. 따라서 도핵승기탕을 적용할 때보다 더욱 체력이 약한 환자에 대한 주의가 필요한 처방이다.
(9) 대황목단피탕(大黃牧丹皮湯)
비교적 체력이 있고 우측 하복통이 있으며 변비가 있는 환자에게 적용한다. 월경불순, 부인과의 염증성 제질환, 충수염, 변비, 치질, 무릎 관절염 등에 응용하며 열을 내리며 대변을 잘 보게 하고 혈액순환을 활발하게 하여 혈액의 병리적 산물인 어혈과 염증을 없앤다.
그러나 염증성 질환에 적용시 이미 화농된 경우에는 사용하지 않는게 좋으며 임산부에게는 사용을 금한다. 대황목단피탕과 도핵승기탕은 모두 하복부에 저항·압통이 있으나 청열 효과는 대황목단피탕이 강하다.
도핵승기탕은 머리에 피가 오르는 경향이 있고 발과 허리의 냉증이 보다 두드러진다.
(10) 시호가용골모려탕(柴胡加龍骨牡蠣湯)
실증 타입으로 체력이 있는 사람에게 사용하지만 허실 중간형에 사용하면 좋으며 만일 허약체질인 사람에게 적용하려 한다면 보완이 필요하다. 맥의 긴장이 심하여 잡은 손가락이 퉁겨 나갈 듯한 느낌이 들 때, 복벽도 힘이 있고 오른쪽 계륵부에 저항감이 있으며, 심와부에서 배꼽 위에 걸쳐 대동맥 박동이 만져질 때 사용한다.
가슴이 답답하고 잘 놀라고 불안, 초조하고 신경질이 자주 나며, 두통, 동계, 불면이 있는 환자, 전화벨 소리에도 깜짝 놀랄 정도로 예민한 환자에게 적용한다. 가슴 답답, 가슴 두근거림, 쉽게 놀라며 근육이 움찔거리는 등 심간화왕(心肝火旺)의 증상을 보이며 긴장하고 있는 사람에게 효과적이다.
(11) 을자탕(乙字湯)
을자탕은 본래 동통 및 출혈이 있는 치질에 적용하는 처방이다. 시호, 황금, 감초, 승마, 당귀, 대황으로 구성되어 있다. '시호+승마'가 하복부의 염증을 해소하며 '대황+황금'이 대장 하부 골반내 충혈을 풀고 소염, 청열하는 작용을 한다. '당귀+감초'는 진통 및 장벽을 부드럽게 자윤하여 배변이 잘 되게 한다.
허실 중간형인 환자에게 적합하지만 열을 식히는 작용이 있으므로 허약한 사람이나 냉증인 사람에게는 쓰지 않거나 보완이 필요하다. 대변이 딱딱한 환자의 치질에 적용하지만 보통 대황목단피탕과 함께 적용하여 배변에도 도움이 되는 처방이다.
3. 음혈이 부족한 환자에게 적용하는 처방
(1) 사물탕(四物湯)
이 처방은 기본적으로 남성에 비해 혈이 부족하기 쉬운 여성에게 사용하는 처방이지만 남성에게도 혈행을 돕고 혈을 보하는 목적으로 사용한다. 혈을 보하고 혈행을 좋게 하며 자윤하는 생약과 장관의 경련을 완화시키는 작용이 있는 생약으로 구성되어 있다.
빈혈 증상이 있는 환자, 혈 부족으로 혹은 자윤의 부족으로 피부가 건조하고 생리불순이 있는 환자 및 혈부족으로 무기력하고 피로하며 맥이 힘이 없고 복벽도 연약한 환자에게 적용한다. 갱년기장애 증상이 있을 때 효과적이다. 소화가 잘 안되는 환자는 주의가 필요하다.
(2) 육미지황탕(六味地黃湯)
진액이 결핍되어 혀가 마르고 몸이 건조한 환자 혹은 장이 조한 환자의 변비 및 만성 질환으로 체력이 떨어진 환자, 고령 환자의 변비에 적용한다.
육미지황탕은 혈과 진액을 보하는 생약 및 진액 부족으로 생긴 허열을 제거하는 생약이 함유돼 있다. 야간뇨, 빈뇨와 같은 신허 증상, 이명, 현기증, 발과 허리의 무력감, 손 발바닥이 화끈거리는 신음허 증상을 동반한 환자에게 적용하는 처방이다. 음허로 인해 맥이 강하지는 않지만 빨리 뛰는 편으로 복벽의 긴장은 약한 환자이다. 위장장애가 있을 수 있다.
(3) 팔미지황탕(八味地黃湯)
육미지황탕에 몸을 따뜻하게 하고 혈행을 좋게 하여 냉증을 없애는 작용이 있는 생약인 계지, 부자를 추가하여 몸의 냉증이 심한 환자에게 적합하다. 혀가 말라서 붉고 미끌미끌하며 복벽은 전체가 다 힘이 없는 편이지만 특히 하복부가 연약 무력할 때 사용한다.
(4) 자감초탕(炙甘草湯)
자감초탕은 본래 심계항진, 결대맥(結代脈), 흉고(胸苦 가슴이 번다하게 괴롭다), 수족(手足)의 번열감(煩熱感) 및 피로감 등에 쓰는 대표적인 처방이다. 체력 감퇴와 혈 부족을 모두 보하려는 방제로 체력을 키우면서 혈행을 좋게 하는 생약과 진액이 부족한 몸을 촉촉하게 자윤하는 생약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하제는 들어 있지 않다.
심기(心氣)를 보하는 자감초, 인삼과 심양(心陽)을 통하게 하는 계지, 생강 및 자음양혈(滋陰養血) 작용이 있는 맥문동, 생지황, 아교, 마자인, 대추를 함유하여 허약하고 피부가 마르고 건조하며, 쉬 피로해지고 손바닥과 발바닥이 화끈거리며 목이 마른 증상이 있으며, 동계와 부정맥이 있을 때 많이 사용한다.
또 맥의 힘이 그다지 강하지 않고 혀는 건조하며, 복벽의 긴장이 부족할 때도 효과적이다. 그러나 위가 약한 사람은 때로는 식욕 저하 등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주약인 자감초는 [심기허(心氣虛)]에 우수한 효과가 알려져 있는데, 심장에 들어가서 심장을 달래고 안정시켜서 심장이 제 기능을 하게 한다.
또 생지황은 맥문동, 아교와 함께 체액과 혈을 채우면서 동시에 혈열(血熱)을 식히고 진액(津液) 생성을 돕고 심장(心臟)을 튼튼하게 한다. 맥문동, 대추, 아교는 장과 폐를 촉촉하게 하며 기침과 출혈을 멎게 한다.
함유 생약 중 마자인이 장을 촉촉하게 하여 배변이 잘되게 하고 보하는 역할을 하기에 자감초탕의 다른 구성 생약인 생지황, 맥문동, 아교, 대추 등의 진액을 공급하는 생약과 함께 노인, 허약자, 출산 후에 진액(津液)과 혈액이 부족하여 생기는 변비에도 사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