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사구팽(兎死狗烹)이라고 줄여서 부르는 말의 원래 고사는 교토사양구팽(狡兔死良狗烹)이다. 사냥에서 교활한 토끼를 다 잡으면 좋은 사냥개도 할 일이 없어지게 되어 삶아 버린다는 뜻이다. 이 말이 요즘의 정치적으로 화두가 많이 되었다. 줄여서 ‘팽 당했다’ 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권력과 이익이 중심이 되는 관계 속에서는 한번의 공로는 영원히 보장되지 않는다. 여러 번의 직장생활에서 겪은 경험의 공통분모는 조직내에서 권한 없이 역할만 클수록 배신을 당할 확률이 높다. 한 번은 거대한 프로젝트의 대부분의 역할을 맡아 잘 수행하여 성공적으로 마쳤는데 그 결과의 공을 차지한 사람은 다른 사람이었다. 그는 표창을 받고 승진을 했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떼놈이 번다는 속담처럼 되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느냐며 상사에게 좀 따지고 들었다. 알고 보니 이미 오래전부터 내가 아닌 그에게 공을 주고자 조작이 되어 있었던 것이었다. 그것을 모르고 열심히 일만 했던 자신에게도 분노가 일었다. 심하게 따지고 들었지만 결국은 괘씸죄가 하나 더 추가되었다. 일 년 동안 보직도 없이 일을 하고 진급에도 누락된 쓰라린 경험이었다.
주변의 사람들도 팽 당한 사람의 곁은 멀리한다. 팽을 시킨 권력의 눈치를 보는 것이다. 그 일 이후 나는 다른 부서로 자원 이동했다. 나를 팽 시킨 그들은 나의 기능이 더 필요한 상황이 되었고 그것이 불가하게 되자 상사와 당사자는 모두 자의 반 타의 반 회사를 그만두었다. 마지막 팽을 당한자는 내가 아니었다는 위안을 얻었지만 씁쓸했다. 열심하고 성실하면 다 알아줄 거라는 기대가 어리석은 일이 되었다. 자신의 쓸모에 대한 사고를 넓히는 계기가 되었다. 일과 관계에 대하여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했고, 스스로의 가치를 인정하고 배려를 좀더 잘 했어야 했다.
팽의 사례들은 역사에서도 수없이 많다. 생리학적으로 백혈구도 팽을 당한다. 세균을 잡아먹은 백혈구는 제 할 일을 다하면 고름이 된다. 그러면 그 역시 세균의 온상이라고 하여 제거의 대상이 된다. 나쁜 것의 기준은 내가 아니라 권력을 쥔자에게 이익이 되는가 해가 되는가 여부가 기준이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현대인의 속셈은 컴퓨터의 셈보다 빠르다고 한다. 인간관계의 가장 기본적인 속성은 이익의 가늠이다. 저 사람과 나의 관계에서 어떤 이익을 주고받을 수 있을까? 하는 속셈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순수함이나 순결함 같은 것을 들이대는 것을 ‘어리석다’ 라고 말 할 때 토사구팽은 설득력이 있는 것이다.
이익집단의 속성을 가진 모든 조직의 관계에서 순수함과 순결함을 구분해서 이야기해야 한다. 순결함은 경험 자체가 없는 상태를 말하는 것이고 순수함은 다 알고 경험했으면서도 일관성 있게 입 다물고 한 뜻을 펴는 것이다. 그러므로 조직이나 구성원들 중에 순수함 보다 순결함이 더 위험하다. 순결이든 순수 함이든 그것이 상대, 조직의 중심에게 충성이라는 결과로 나타나야 하고 가치로 비추어지고 지속적인 효용의 관계가 유지될 때 조직의 지속가능경영이라는 측면에서 유효한 것이다.
그래서 자신의 가치는 기능이 계속 갱신되고 향상되어야 보장된다. 다른 이로 대체할 수 없을 만큼 우월해야 한다. 상대성 가치이기 보다는 절대적인 가치이어야 한다. 그러므로 끊임없이 공부하고 연습하고 습관이 되어서 자신만의 절대적인 노하우어가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런 우수하다는 기능적 효과는 그리 오래 가지 않는다. 쓸모 없는 인간보다 더 무서운 것은 쓸모는 많은데 적으로 오인되어 다수의 과녁이 되는 것이다. 관계의 지속성이 더 중요하다.
첫댓글 생각하기 나름인데 팽당할수도 있고 그만한 가치가 없을수도 있겠죠. 자신의 판단이니까~
세상 참 더럽고 치사한 말종인간 많습니다
정의와 선이 당하는 억울함에 화가 치미네요
교훈적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