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기별로 핫플레이스가 늘 바뀌기 마련입니다. 요즘 뜨는 핫플이 있는가 하면,
지는 핫플도 있습니다. 제가 알기로 서울에서 가장 뜨는 핫플은 홍대입니다.
그 뒤로 ‘경리 단 길‘ 가로수길, 이태원, 연남동, 잠실롯데월드타워라고 하더이다.
80년대에는 영동-명동-영등포-방배동-여의도정도였고, 90년대에는 삼성동 코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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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배동-이촌동-대학로-신촌 정도라고 봅니다만 동의하지 않아도 됩니다.
딸아이가 홍대-강남-이태원에서 미술 학원을 했기 때문에 가끔 가긴 하는데 제가
볼 때 강남도 홍대도 이제 한 물 갔고, 북적거리는 풍경을 보려면 롯데월드타워나
광화문 그리고 우리 동네 이태원으로 오시라. 저는 80년대에 영등포에서 직장을 다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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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신촌, 대학로, 이태원을 오가며 아내와 연애질을 했어요. 봉급쟁이인 제가
이건희 씨 집 바로 밑 하얏트 호텔 대사관 골목에서 산 것은 순전히 주의 은혜일 것입니다.
부자동네 세검정은 제가 기도원에 미쳐서 다닐 때 삼각산을 다녔고, 딸내미 서울
예고 시절 바지바람 휘날리며 돌아다녔지요. 지금은 딜리버리에, 대리운전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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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바닥을 열라 돌아댕기고 있습니다. 어제는 밤중에 대리하러 갔다가 금광면 신양
복리에 있는 호랑이 방앗간을 찾았을 때, 여러 모로 깜짝 놀랐습니다. 우선 호랑이
물어갈 것 같은 동네에 년 매출 10억짜리 방앗간이 있다는데 놀랐고, 헤드라이트에
비쳐진 까치 호랑이 조형물이 예사롭지가 않아 화들짝 놀랐습니다. 91학번 차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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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토박이입니다. 제가 안성은 생각보다 숨어있는 명소가 많다고 했더니 신이 나서
안성의 히스토리를 브리핑해 주었습니다. “제가 본 안성은 3.1독립 운동 유적지가
있고, 박대통령 추모관이 있는 걸로 보아 민족 정서가 짙어 보이네요? 과거에는
정권 유지를 위해 충효사상을 많이 강조했잖아요? 그래서 안성사람들이 보수 성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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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것이 아닌가요? “ ”우선 팩트만 말하면 흥선대원군이 왕권강화를 위해 서원을
철폐했는데도 3개나 되는 향교가 아직까지 남아있는 것은 안성이 그 만큼 교육의식이
높다는 증거라고 생각해요. 향교가 오늘 날로 치면 학교 아닙니까? “ 공도까지 가는데
91학번 중대생은 쉬지 않고 잘난 체를 했고 저는 예, 예, 하면서 추임새를 넣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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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전에 배웅 나왔던 그 양반이 떡 방앗간 사장이면서 동네 이장 지 성기(56)씨랍니다.
지 씨가 이장이 되자 지역예술가를 불러 집집의 대문과 벽에 호랑이 벽화를 그리고,
마을 회관 앞엔 호랑이 조형물을 세우면서 사람들은 여기를 호랑이 마을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네 요. '호랑이 방앗간의 정확한 명칭은 '두레 푸드 영농조합법인'으로 소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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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기업인 셈입니다. 마을주민들이 뭘 잘할까? 그걸 어떻게 생산물로 탄생시킬까?
고민하면서 시작한 떡 방앗간을 마을 주민에게 "어느 정도 궤도에 올려놓을 때까지
나에게 경영권을 전담하게 해 달라"고 주문했고 마을 사람들은 "얼마든지 그리하라"고
허락했다네. 지 씨는 쉬고 있는 마을 창고를 방앗간으로 리모델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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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없던 마을 창고가 번듯한 공장 형 방앗간으로 만드는데 지 씨가1억 3천 만
원을 투자했고, 마을 주민 29명이 적게는 30만원에서 많게는 200만원까지
공동투자를 했다는 것 아닙니까? 초등학교 다닐 때 배웠던 협동조합의 운영 같습니다.
방앗간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들기름, 참기름, 두부, 고춧가루, 떡국 떡, 절임배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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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니다. '로컬 푸드 문화 창출'의 산 증인 지 씨를 열열이 응원합니다.
제가 알기로 두레마을은 김 진홍 목사와 관련된 기독교 프렌차이즈로 동남아는 물론
유럽까지 진출해 있는 기업입니다. 지이장이 이런 말을 했다 네요. "직원 봉급 안정이
우선이다. 그러고 나야 마을에도 제대로 수익이 돌아갈 거라고“ "직원(사람)이 안정되고,
직원이 근무욕구가 왕성해야 사업이 잘된다." 당신은 진정한 noblesse oblige입니다.
2018.4.28.fri.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