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녘/김문억
눈물 나게 푸르른 바다 한 폭을 말아다가
내 마른 골짝에 파도를 펼쳐 온 님은
숨 가쁜 달음박질로 엎어져온 그 님은
물결에 허물어진 천의 가슴 마다
그리움 화석 되도록 病으로 살라 하시네
물 위에 금 그어놓고 물 밖으로 가셨네.
이 글은 등단하고 얼마 안 되어서 쓴 오래 된 작품이다
기억하기로는 이루지 못할 짝사랑을 하면서 쓴 것 같다
오늘 느닷없이 어느 독자가 이 글을 내게 보내 오면서
마지막 종장의 의미를 질문 해 왔다
시 감상이란 것이 이해가 잘 안 되는 경우는 마치 곁불을 쬐듯이 그냥 그 곁에만 갔다 오면서 냄새만 맡아도 되는 것이라고 했더니
웃으면서 그래도 무슨 말씀을 해 달라 한다
시인은 시로만 말을 하라고 는 하지만 요즘은 내가 창작을 안 하는 입장이라서 전에 써 두었던 작품을 갖고 추억담이나 나누는 차에 대답 하기를
물 위에 금을 그었다는 것은 수평선으로 읽어도 좋고 수평선이라는 것은 바다 위를 더 걸어서 나가서 봐도 매양 같은 거리에 금그어져 있는 선이기 때문에 어쩜 신기루 같은것이어서 혼란스러울 수도 있고
작품을 이해하고자 할 때는 앞 문장이나 뒤에 따르는 문장과 연결을 해서 읽어주면 더욱 편한 것이고
물 위에 금을 그었다면 칼로 물 베기나 마찬가지 의미로 해석 될 수 있어 그 뒤로는 한 없는 그리움 속에 살아야 할 관계일 수도 있고 작가란 직업이 워낙 뻥이 쎄니까 편하게 이해 해 달라 했다
시 감상은 읽는이 마다 다르게 여러 갈래로 받아 들일 수 있다면 더 좋은 작품이라는데 그나마 그런 후한 마음으로 읽어 준다면 작가 입장에서는 고마운 일이지만 어디까지나 내 손에서 나간 작품은 독자 것이니까 그냥 마음대로 해석하고 더 많이 읽고 광고나 해 줍쇼 하고 말을 맺고 말았지요.
언젠가 '너 어디 있니 지금" 연가 집을 발행하고나서 그 쪽으로는 문을 닫아버렸는데 나도 누구처럼 사랑시나 계속 쓸 걸 그랬나?
아니다 지금부터라도 방향을 바꾸어서 연애편지나 써 볼까?
연애편지 연애편지 연애편지
흔한 말이지만 아직은 연애편지라는 글 제목은 읽은 기억이 없고 노래도 없는 것 같고 뮤지컬이나 오페라도 없는 것 같고 소설이나 희곡 같은 것도 없는 것 같아 글감은 좋은 것 같다.
돼지고기가 흔하면서도 소주파 안주로 각광 받는 고기지만 아직은 돼지고기를 브랜드로 해서 관광객을 끄는 도시는 없는 것 같이 말이다
우와, 제목은 잘 정한 것 같은디 연애편지 받을 사람이 있어야지요?
남쪽 바다 저 먼곳 어느 섬마을 분교에 근무하는 국어 선생님 안 계시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