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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의 초겨울은 초록빛과 붉은빛으로 눈부시다. 사철 푸른빛을 잃지 않는 죽녹원을 지나 메타세쿼이아 길에 가면 붉은 낙엽이 하늘과 땅에 가득하다. 청명한 하늘 사이로 우수수 떨어지는 낙엽 비까지 매혹적이다. 하늘에는 종이비행기처럼 날아다니는경비행기가 항공 체험을 유혹하고, 유럽풍으로 꾸며진 메타프로방스에서 머무는 오후가 신선하고 즐겁다. 사시사철 변함없이아름다운 메타세쿼이아 길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경비행기를 타고 내려다보는 메타세쿼이아 길나무와 하늘과 바람과 함께 걷는 메타세쿼이아 길담양 메타세쿼이아 길 입구는 늘 사람들이 붐비는데, 막상 산책길로 들어서면 한적해진다. 하늘로 쭉쭉 뻗은 메타세쿼이아가 늘어섰을 뿐인데, 그 길에 들어서면 발걸음이 느리고 마음이 느긋해진다. 사람들은 목소리를 낮추고 숲과 하늘과 자연의 소리에 장단을 맞추어 발자국 소리를 낸다.
우수수 낙엽 떨어지는 소리도 감미롭다 소복소복 쌓인 메타세쿼이아 잎을 밟으며 걷다 보면 은은한 나무 향에 기분 좋게 취한다. 메타세쿼이아는 이산화탄소 흡수량이가로수의 2배, 소나무의 10배다. 탄소 저장량도 주요 가로수보다 2배나 많기 때문에 메타세쿼이아가 뿜어내는 맑고 시원한 피톤치드는 삼림욕으로 최고다. 입장료를 받으면서 방문객이 다소 줄었다지만, 여전히 메타세쿼이아 길은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다. 메타세쿼이아 288그루가 그림처럼 늘어선 2구간에는 나무 사이에 벤치도 넉넉하다. 걷다가 쉬다가 나무를 바라보다그렇게 머무르는 동안 몸도, 마음도 느긋하게 가라앉는 경험을 한다.
[왼쪽/가운데/오른쪽]찬구, 연인, 가족… 누구와 걸어도 편안하다/사진이 예쁘게 나오는 메타세쿼이아 길/만추의 붉은빛이 눈부시다 세쿼이아는 ‘영웅’이라는 뜻이 있는 체로키족 추장의 이름이다. 체로키 글자를 발명한 세쿼이아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부족들이세상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나무에 그의 이름을 붙였다. 인디언 부족들은 메타세쿼이아가 잡귀를 없애고 소원을 이뤄준다고 믿어 장신구를 만들어서 몸에 지녔다고 한다. 쭉쭉 뻗은 나무만 봐도 일상의 시름을 잊는 것처럼, 간절히 원하면 마음속 작은 소원을 들어줄 것 같은 메타세쿼이아가 볼수록 믿음직하고 아름답다.
만추의 메타세쿼이아 길이 이국적이다 1972년 담양읍에서 순창군 경계까지 약 8km에 이르는 길에 메타세쿼이아를 가로수로 식재하여, 담양읍 학동 구간에 메타세쿼이아 길이 조성되었다. 이제는 수령 40년 된 메타세쿼이아 487그루가 2.1km 구간에 울창한 숲길을 이룬다. 메타세쿼이아 길은 1매표소 입구 서편에 300m, 1매표소에서 학동마을까지 1.2km, 학동마을에서 2매표소까지 600m 등 세구간으로 나뉜다. 담양 메타세쿼이아 길은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거리 숲 부문 대상을 수상했고, ‘전국의 아름다운 도로 100선’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 ‘2015 국가산림문화자산’으로 지정되었다.
[왼쪽/가운데/오른쪽]호남기후변화체험관의 전시실을 둘러보는 가족/메타세쿼이아 길에 조성된 호남기후변화체험관/ 기후변화에 대한 전시실메타세쿼이아 길을 걷다 보면 나무 사이로 노란색 건물이 보인다. 전 세계적으로 이상기후가 나타남에 따라 지구온난화와 각종 환경문제를 연구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호남기후변화체험관이다. 나무 냄새 향긋한 전시장은 메타세쿼이아 길을 걷듯편안하다. 아이들에게 유익한 체험 공간과 프로그램이 상시 전시되어 한번쯤 들러볼 만하다. 1층은 신재생에너지관과 체험교육실, 2층은 3D 영상관과 담양 체험존 등이 있다. 실외로 난 전망대에서는 메타세쿼이아 길의 전체적인 풍광을 멀리 바라볼 수 있어 색다른 감흥을 준다.
[왼쪽/오른쪽]메타프로방스 광장/알록달록 독특한 디자인과 컬러가 신선하다
[왼쪽/오른쪽]커피를 즐기는 노천카페/프로방스베이커리의 교황빵 메타세쿼이아 길 건너편으로 알록달록 이국적인 풍광이 눈에 띄는 메타프로방스가 보인다. 연간 방문객 500만 명이 넘는 관광도시 담양에 다양하고 개성 넘치는 거리가 조성되고 있다. 디자인 공방과 메타펜션 등 예술과 문화를 비롯한 편의 시설이들어서고, 담양을 대표하는 각종 음식점이 자리 잡았다. 독특한 디자인에 파스텔 색감으로 꾸민 유럽풍 건물은 젊은 커플의 관광 명소로 입소문 났다. 관방제림의 국수거리에 가야 맛볼 수 있던 멸치국수, 지난해 우리나라를 방문한 교황의 간식으로 유명해진 교황빵, 댓잎 설탕을 뿌린 부부찹쌀도너츠까지 먹거리도 다양하다. 하늘에서 바라보는 메타세쿼이아 길, 경비행기 체험메타세쿼이아 길을 걷다 보면 하얀 비행기가 날아다닌다. 종이비행기처럼 날렵해 보이는 비행기는 담양을 한눈에 내려다보며 항공 체험을 하는 경비행기다. 죽녹원과 담양호, 금성산성, 메타같은 풍경을 바라보며 색다른 추억을 남길 수 있다. 하늘에서 맞는 바람은 상쾌하고, 눈앞에 펼쳐지는 풍경은 비현실적으로 아름답다.
담양호 위를 날아가는 경비행기 경비행기 운항 무사고 15년 경력을 자랑하는 교관은 수시로 비행기를 점검하며 긴장을 놓지 않는다고 한다. 누구나 체험을 시작하면 생각보다 안정감 있는 기체와 노련한 교관의 솜씨에 긴장을 풀고 비행을 즐긴다고. 2인승이라 가족이 함께 탈 수 없는 게 단점이지만, 무전 교신을 통해 수시로 대화를 나누면 서로 비행하는 모습을 바라보고 즐거움을 공유할 수 있어 아이들이 특히좋아한다. 초등학생 이상 탑승 가능한데, 비행기가 착륙하자마자 다시 타겠다고 조르는 아이들 때문에 난감하다는 게 단점이다. A~C코스와 시간에 따라 비용이 다르다. 이틀 전 예약과 당일 날씨 확인은 필수.
[왼쪽/오른쪽]2인승이라 혼자 타더라도 무선 교신으로 동행과 즐거움을 나눌 수 있다/경비행기 체험은 비가 오면 운항하지 않기 때문에 날씨 체크는 필수다 여행정보담양 메타세쿼이아 길
호남기후변화체험관
에어로마스터(담양항공)
메타프로방스
글, 사진 : 민혜경(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7년 12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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