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5월 21일(목), 맑음, 구름 많음, 올림픽공원 장미광장
장미광장에서 장미 사진을 찍는 게 쉽지 않다.
더러는 꽃잎이 시들고, 탈색되고, 찢기고, 잡티가 섞이고 하여 수십 수백의 장미 중에서 골라
야 한다. 그러고도 배경이 복잡한지 단순한지 너무 밝은지 너무 어둡지나 않은지 살펴야 하
고, 장미 색깔과 거리에 따라 노출과 감도를 조정해야 한다.
집에 와서는 하나하나 트리밍 작업을 해야 한다. 트리밍은 제2의 사진 찍기라고 한다. 찍을
때는 파인더 안의 장미를 들여다보고, 찍고 나서는 컴퓨터 모니터에 올려 일일이 감상하는
것, 즐거운 일이다.
류시화의 잠언 시집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에서 몇 구절 골랐다.
각 시는 전문이 아니라 내 임의로 발췌했다.
101.
102.
만일 단지 짧은 기간 동안 살아야 한다면
이 생에서 내가 사랑한 모든 사람들을 찾아보리라.
그리고 그들을 진정으로 사랑했음을 확실히 말하리라.
덜 후회하고 더 행동하리라.
또한 내가 좋아하는 노래들을 모두 불러 봐야지.
아, 나는 춤을 추리라.
나는 밤새도록 춤을 추리라.
―― 작자 미상(여대생), 존 포엘 신부 제공, 「짧은 기간 동안 살아야 한다면」
103. 탄초
104. 탄초
하늘을 많이 바라보고 따뜻한 햇볕을 받으리라.
밤에는 달과 별을 많이 쳐다보리라.
그 다음에는
옷, 책, 물건, 내가 사소한 모든 것들에 작별을 해야겠지.
그리고 나는 삶에 커다란 선물을 준 대자연에게 감사하리라.
그의 품속에 잠들며.
―― 작자 미상(여대생), 존 포엘 신부 제공, 「짧은 기간 동안 살아야 한다면」
105. 탄초
106. 마틸다
아들아, 난 너에게 말하고 싶다.
인생은 내게 수정으로 된 계단이 아니었다는 걸.
계단에는 못도 떨어져 있고
가시도 있었다.
그리고 판자에는 구멍이 났지.
바닥엔 양탄자도 깔려 있지 않았다.
맨바닥이었어.
―― 랭스톤 휴즈, 「엄마가 아들에게 주는 시」
107.
108.
우리가 최상의 진리라고 여기는 것은
절반의 진리에 불과하다.
어떤 진리에도 머물지 말라.
그것을 다만 한여름 밤을 지낼 천막으로 여기고
그곳에 집을 짓지 말라.
왜냐하면 그 집이 당신의 무덤이 될 테니까.
―― 벨포 경, 「진리에 대하여」
109.
110.
그 진리에 회의를 느끼기 시작할 때
그 진리에 반박하고 싶은 생각이 들 때
슬퍼하지 말고 오히려 감사히 여기라.
그것은 침구를 거두어 떠나라는
신의 속삭임이니까.
―― 벨포 경, 「진리에 대하여」
111.
112.
내가 늙었을 때 난 넥타이를 던져 버릴 거야.
양복도 벗어 던지고, 아침 여섯 시에 맞춰 놓은 시계도 꺼 버릴 거야.
아첨할 일도, 먹여 살릴 가족도, 화낼 일도 없을 거야.
―― 드류 레더, 「내가 늙었을 때」
113.
114. 오렌지 캔들
내가 늙었을 때 난 들판으로 나가야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면서 여기저기 돌아다닐 거야.
물가의 강아지풀도 건드려 보고
납작한 돌로 물수제비도 떠 봐야지.
소금쟁이들을 놀래키면서.
―― 드류 레더, 「내가 늙었을 때」
115. 레드비즈
116. 블루밍 핑크
해질 무렵에는 서쪽으로 갈 거야.
노을이 내 딱딱해진 가슴을
수천 개의 반짝이는 조각들로 만드는 걸 느끼면서.
넘어지기도 하고
제비꽃들과 함께 웃기도 할 거야.
그리고 귀 기울려 듣는 산들에게
내 노래를 들려 줄 거야.
―― 드류 레더, 「내가 늙었을 때」
117. 오렌지 캔들
118. 오렌지 캔들
모든 것에는 다 때가 있다.
하늘 아래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는
다 정해진 때가 있다.
날 때가 있고 죽을 때가 있으며
심을 때가 있고 심을 것을 뽑을 때가 있다.
죽일 때가 있고 살릴 때가 있으며
부술 때가 있고 세울 때가 있으며
울 때가 있고 웃을 때가 있다.
―― 구약성서 전도서, 「모든 것에는 다 때가 있다」
119. 오렌지 캔들
120. 오렌지 캔들
땅과 태양과 동물들을 사랑하라. 부를 경멸하라.
필요한 모든 이에게 자선을 베풀라.
어리석거나 제 정신이 아닌 일이면 맞서라.
당신의 수입과 노동을 다른 사람을 위한 일에 돌려라.
신에 대해 논쟁하지 말라.
사람들에게는 참고 너그럽게 대하라
―― 월트 휘트먼, 시집 「풀잎」 1855판 서문
122.
123. 킨렌포
124. 시노부레도
당신이 모르는 것, 알 수 없는 것 또는
사람 수가 많든 적든 그들에게 머리를 숙여라.
아는 것은 적어도 당신을 감동시키는 사람들,
젊은이들, 가족의 어머니들과 함께 가라.
―― 월트 휘트먼, 시집 「풀잎」 1855판 서문
125. 골든 채피
126. 골든 채피
128. 골든 채피
자유롭게 살면서 당신 생애의 모든 해, 모든 계절,
산과 들에 있는 이 나뭇잎들을 음미하라.
학교, 교회, 책에서 배운 모든 것을 의심하라.
당신의 영혼을 모욕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멀리하라.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라.
―― 월트 휘트먼, 시집 「풀잎」 1855판 서문
129. 스파이스 트와이스
130. 스파이스 트와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