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팀 ‘인유’에 돌아오니 좋긴 좋다”
2012 시즌 맞는 김남일 선수 인터뷰
“선수생활의 마지막을 고향 팀에 돌아와서 하게되니 좋긴 좋지만 부담감과 책임감도 든다”
인천 유나이티드의 김남일 선수가 4년만에 K리그에 복귀해서 새 시즌을 맞는다.
인유에서의 자신의 역할에 대해 김남일은 “뒤에서 묵묵히 조연 역할을 하면서 선수들 하나하나가 본인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고 단점은 보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고 밝혔다.
다음은 김남일 선수와 일문일답.
- 인천은 젊은 선수들이 많은 팀인데 최고참으로 어떤 말들을 해주는가?
= 선수들이 아직 나를 어려워하는 것 같아 지금은 농담도 건네고 하고 있다. 선수들이 나를 불편해하는 것은 나도 원하지 않는다. 같은 포지션의 선수들에게는 인천 유나이티드라는 한팀에 있는 동안은 우리 모두 평등하다고 강조한다. 결국 능력있는 사람이 게임을 뛰는 것이다. 선의의 경쟁이 활발하면 당연히 팀 분위기도 좋아진다고 생각한다.
- 지금까지 경험을 볼 때 젊은 선수들이 많은 팀은 무엇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가? 이를 메우기 위한 자신의 역할은 무엇인가?
= 프로팀에 온 선수들은 모두 피나는 노력으로 이 자리에 선 선수들이다. 특히 K리그의 수준은 이미 여러 차례 증명되지 않았는가. 우리 팀 선수들도 개개인의 역량과 발전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흔히 젊은 선수들이 많은 팀은 위기에 잘 흔들린다고들 말한다. 어느 정도 동의하는 부분도 있다. 내가 뒤에서 묵묵히 조연 역할을 하면서 선수들 하나하나가 본인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고 단점은 보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
- 등번호 5번을 받았다. 자신이 요청한 것인가? 5번에 큰 애정이 있을 텐데?
= 한국에서 4강 신화를 이뤘던 2002년, 원정 월드컵 16강 신화를 이뤘던 2010년 월드컵 모두 등번호 5번을 달고 뛰었다. 공교롭게도 아테네 올림픽때 다른 번호를 달고 뛰었다가 부상을 당했던 안 좋은 기억이 있다. 징크스로 생각하고 싶지는 않지만 5번이 나에게 큰 의미가 있는 번호인 것은 확실하다. 특별히 5번을 달고 싶다고 요청하지는 않았다. 후배들이 알아서 양보해줬다.
- 2007년 이후 클럽에서는 오랜만에 한국선수들과 발을 맞추는데 어떤 마음이 드는가?
= K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다시 할 수 있을까라는 가끔 하곤 했는데 고향팀에 돌아오니 일단은 좋지만 부담감과 안정감이 동시에 생긴다. 선수생활의 계속과 마무리를 동시에 생각하는 시점에서 경기장에서는 물론 경기외적인 모습으로도 책임감이 든다.
- 인천 팬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 인천은 제가 축구선수라는 꿈을 갖게하고 실현시켜준 고향이다. 인천에서 선수생활의 마지막을 보낼 수 있게 돼서 저에게는 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저에게 보내주신 고향 팬들의 큰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인천 팬들도 전용구장에서 새로운 시대를 여는 ‘인유’에 많은 성원을 보내주시기를 기대한다.
(인천)
“김남일-설기현이 팀에 있다는 자체가 큰 힘”
2012 시즌 앞둔 허정무 감독 인터뷰
“김남일과 설기현 선수가 팀에 합류해서 무게감이 더해진게 눈에 뜨일 정도다. 광저우 전지훈련에서 가진 연습경기서 4승1무의 무패로 마감할 수 있었던 것도 남일이와 기현이가 경기를 뛰든 안 뛰든 팀에 있다는 자체만으로 다른 선수들이 안정감을 갖게됐다.”
인천 유나이티드의 허정무 감독은 2012 시즌을 앞두고 김남일과 설기현 선수에게 거는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특히 올 시즌부터 K리그에서 승강제가 처음으로 실시되는 중요한 시즌이기 때문이다.
허 감독은 “팀전력이 아직 원하는 만큼 100% 올라온건 아니지만 분명한건 지난해와 달라졌다는 점이다. 지난해처럼 경기 막판에 동점골을 주거나 역전골을 허용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며 “인천 팬들도 2002년 월드컵 스타 김남 일, 설기현 선수를 보려하지 말고 이들 두명의 선수가 있는 ‘인유’를 성숙한 자세와 시선으로 지켜봐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다음은 허정무 감독과의 일문일답.
- 김남일과 설기현이 인천의 젊은 선수들에게 어떤 자극제가 됐나?
= 축구는 단순한 테크닉 보다는 흐름이 중요한 종목이라 생각한다. ‘경험이 있다 없다’ 라고 말하는 것은 결국 흐름을 읽을 수 있는지 없는지, 또는 경기의 흐름을 우리 팀에게 유리하게 끌어 갈 수 있는지를 말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선수들이 코칭스태프와의 훈련에서 배우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직접 필드에서 함께 뛰면 경험으로 배우는 것은 더 중요하다. 그런면에서 청소년 대표팀부터 월드컵 대표팀까지, 또 해외 프로팀부터 국내 프로팀까지 다양한 경험을 한 두 선수가 우리팀 선수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 시즌 돌입 후 이들이 어떤 역할을 해주리라 생각하나?
= 전지훈련 기간에도 두 선수가 합류하면서 팀의 분위기가 상당히 바뀌었다. 부담을 주고 싶지는 않지만 두 선수의 역할에는 큰 기대를 하고 있다. 앞으로 설기현 선수는 최전방 공격수로 활약을 기대하고 있고, 좋은 패싱력을 가지고 있는 김남일 선수는 원래 포지션인 수비형 미드필더 보다 좀 더 공격적인 역할을 맡기려 하고 있다. 두 선수가 합류했다고 해서 당장 우리의 전력이 우승을 바라보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아직도 여전히 부족한 면들이 분명히 있지만 시즌 전까지 최대한 보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2012년은 스플릿 시스템의 도입과 함께 우리 선수들은 작년보다 더 많은 경기를 치러야 한다. 경기수가 늘어나면 당연히 체력적인 문제도 생길 수 있고 다양한 변수들이 경기마다 나타나겠지만 우리팀의 조직력에 두 선수가 중추적인 역할을 해준다면 K리그 15개팀 모두가 우리를 호락호락하게 보지는 못할 것이다.
- 김남일에게 5번, 설기현에게 9번을 배정했다. 이 번호는 두 선수가 2002년 월드컵 때 달았던 번호인데 배정을 의도한 것인가?
= 선수 등번호 배정은 100% 선수단의 자율에 맡겼다. 아마 후배 선수들이 많이 양보를 한 것 같다. 김남일 선수는 5번, 설기현 선수는 9번을 달고 뛰었을 때 팬들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지 않았나. 인천에서도 두 선수가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 새 시즌을 맞는 인천 팬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 김남일과 설기현이라는 스타 선수가 팀에 있다는 것은 팬들도 매우 즐거워할 것이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이제 30대 중반이다. 예전의 기량을 기대하면 자칫 실망할 수도 있다. 하지만 두 선수처럼 훌륭한 경력을 갖춘 선수가 팀원이라는 자부심은 젊은 선수들에게 본보기가 될 것이고 팀에 보이지 않는 공헌을 한다는 점이 가장 큰 가치라는 점을 봐주시기를 바란다. 월드컵스타 김남일, 설기현이 아닌 김남일, 설기현이 있는 인천의 변화를 지켜보고 더욱 힘찬 응원을 부탁드린다.
(인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