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손혜원과 집권 더불어민주당에게: 우리는 박근혜와 최순실의 권력을 당신들에게 준 것이 아니다.

[시대공감]

페북에서 퍼온 글입니다.

‎이양구‎ 

*국회의원 손혜원과 집권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이 직접 볼 수 있도록 공유 좀 부탁드립니다.

<국회의원 손혜원과 집권 더불어민주당에게: 우리는 박근혜와 최순실의 권력을 당신들에게 준 것이 아니다.>

나는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에서 공연예술분야 조사를 담당하였던 전문위원이었다. 블랙리스트 ...피해가 가장 극심하였던 연극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극작가이자 연출가로서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원회에 직접 참여하여 11개월 동안의 조사를 마치고 조사 보고서를 직접 작성하여,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원회 전원위원회가 문체부 공무원 등 130명에 대한 책임규명 권고(수사의뢰, 징계권고 등)를 할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하였다. 한편 지난 6월 말 조사위를 마무리한 후에는 현재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의 권고사항을 이행하기 위한 ‘이행협치추진단’ 민간위원으로도 참여하여 블랙리스트 백서 발간 감수 업무도 맡고 있다.

그런데 나는 문체부가 지난 9월 13일 블랙리스트 실행 문체부 공무원들에 대한 징계 0명 셀프 면책 발표를 한 데 분노하여 지난 9월 21일부터 서울역에 나가 1인 시위를 시작한 후 거의 매일 거리에 나가고 있다. 어제는 청와대, 오늘은 국회 앞에서 문체부의 셀프 면책을 비판하는 1인 시위를 계속하였다. 현재 나와 피해 예술인들, 전직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원회 위원들의 요구는 분명하다.

문체부가 이행협치추진단을 구성하겠다고 언론에 발표한 후 실제로는 민간위원들과 아무런 협의도 거치지 않고 일방적이고 기습적으로 책임규명 권고안을 발표한 데다 그 이행계획도 합리적 설명이 불가능한 만큼 책임규명 이행계획을 전면 백지화하라는 것이다. 아울러 우리는 사태가 돌이킬 수 없이 심각해진 만큼, 도종환 장관이 직접 나서서 민간위원들을 배제하고 일방적으로 발표한 이행계획에 대한 공개 토론을 하자는 것이다.

피해 예술인들과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 위원들의 1인 시위가 계속되는 동안 문체부는 추가 보도자료와 문예실장의 언론 기고를 통해 9월 13일 발표한 이행계획을 반복 설명하였을 뿐이었다. 나는 이행협치추진단 공식 회의석상에서도 도종환 장관이 직접 나서서 사태를 해결해줄 것을 요청하였고, 1인 시위 현장을 찾아온 문체부 공무원들에게도 동일한 메시지를 반복하여 전달하였다. 그러나 오늘까지 도종환 장관은 아무런 입장 표명을 하고 있지 않았다. 이 문제에 대하여 현재까지 문재인 정부와 집권 더불어민주당이 아무런 입장 표명이 없었다는 것은 당신들이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오늘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국회의원이 YTN과 진행한 인터뷰를 보면서 집권 더불어민주당의 블랙리스트 사태에 대한 인식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확인하면서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게 되었다. 진행자가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서 도종환 장관을 향한 항의 피켓이 나올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는 말을 전하면서, ‘블랙리스트 관련 공무원들에 대한 징계가 없다,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하자, 손혜원 국회의원이 내놓은 어이없는 답변에 대하여 하나하나 반박하고자 한다. 사실 손혜원 의원의 답변은 대답할 가치도 없는 것이지만, 사실상 이번 사태에 대하여 집권당이 내놓은 첫 번째 반응이라는 점에서 반박을 하고자 한다.

첫째. 손혜원 의원은 징계가 없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기대했던 것보다 약하다고 하였다. 손혜원 의원은 당장 문체부에 자료를 요청하여 이번에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가 권고한 대상자 중에서 징계를 받은 자가 단 한 명이라도 있는지 확인하기 바란다. 참고로 국가공무원법상 중징계는 파면, 해임, 강등, 정직이고 경징계는 감봉, 견책이다. (국가공무원법 제79조) 문체부가 징계를 하였다고 하는 자들은 모두 지난 2017년 6월 발표된 문체부 기관운영감사 결과 징계를 받았던 자들일 뿐 이번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 권고에 따른 징계 이행은 0명이었다. 문체부가 마치 징계라도 한 것처럼 발표한 ‘주의’는 경미한 비위행위에 대하여 반성하도록 하는 조치이지 징계가 아니다. 문체부는 수사의뢰 7명을 하였다고 하였지만 수사의뢰와 동시에 징계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원칙(국가공무원법 제83조 2항)임에도 불구하고 문체부는 해당 7명 중 문체부 공무원 5명에 대한 징계 절차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

둘째. 공무원들은 시험을 보고 들어온 사람들이라 자를 수 없다고? 국가공무원법 제79조가 정하고 있는 파면과 해임은 무엇이란 말인가. 국가공무원법 제78조는 ① 국가공무원법 및 국가공무원법에 따른 명령을 위반한 경우, ② 직무상의 의무를 위반하거나 직무를 태만히 한 때, ③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그 체면 또는 위신을 손상하는 행위 중 하나를 한 때에는 ‘징계 의결을 요구하여야 하고, 그 징계 의결의 결과에 따라 징계처분을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비위내용이 중한 정도에 따라서 ‘자를 수’ 있는 것이다. 손혜원 의원은 블랙리스트 사태가 어느 정도 중대한 비위행위라고 생각하는가? 참고로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은 블랙리스트=홀로코스트라고 하였다.

셋째. 우리가 문체부 공무원들을 전부 잘라내기를 원했다고?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원회는 블랙리스트 사태라는 역사적 국가범죄 행위에 대한 “적정한” 책임을 묻기 위해서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다. 박영수 특검이 김기춘 등에게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를 적용하면서 마치 문체부 공무원들이 블랙리스트 사태의 피해자인 것처럼 인식되기도 하였지만, 김기춘 등에 대한 판결문은 문체부 공무원들을 김기춘 등과 ‘순차 공모’[공범] 하였다고 분명히 적시한 바 있다. 블랙리스트 실행에 연루된 공무원들은 모두 형사처벌과 중징계를 받는 것이 법이 정한 원칙이겠으나, 위원들의 깊은 고심과 긴 논의 끝에 형사처벌 권고는 26명으로 줄이고, 징계권고 104명으로 의결되었던 것이다. 징계권고 자체가 이미 법이 정한 원칙 못지않게 (손혜원 의원이 말하는, ‘전부 자를 수 없는’) 현실을 고려한 조치였던 것이다.

넷째. 공무원은 결국 시키는 사람 말을 듣기 마련이라고? 우리 쪽으로 일을 시키면서 간다? 공무원은 국민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 국민에 대하여 책임지고, 헌법과 법률을 준수해야 한다. 블랙리스트 사태는 공무원이 부당한 차별과 배제 명령을 거부하지 않고 시키는 대로 따르면서 국민을 배반하고 문체부 정부 조직이 범죄조직으로 전락하였던 사태였다. 공무원은 아무리 사소한 권한이라도 법규가 정한 자기 권한을 재산권으로 알고 그 권한을 지키기 위해서 싸워야 하는 존재이지 시키는 사람 말을 듣는 존재가 아니다.

다섯째. 블랙리스트로 당한 게 많은 사람들이 분이 풀리지 않아서라고? 당신들이 피해자들이 블랙리스트로 당한 게 얼마나 많은지 알고서나 그런 말을 한다면 나는 앞서 내가 말한 모든 말을 취소하고 당신들 앞에 고개 숙일 수 있다. 그러나 문제의 핵심은 당신들이 “블랙리스트로 당한 게” 무엇인지, “블랙리스트로 당한 사람들의 분”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데 있다. 당신들은 세월호 참사를 지지한 이유로, 문재인 후보를 지지한 이유로 치명적인 고통을 받고 아직까지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당신들이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에 조금만 관심이 있었더라면 그 사람들이 누구인지 알 수 있었을 것이다. 그랬다면 당신들은 배제된 건수가 가장 많은 단체나 사람이 가장 큰 피해자라고 믿는 짓은 하지 않아도 좋았을 것이다. 아직도 블랙리스트 문제가 명단에 내 이름이 있는지 없는지 문제라고 생각하는가.

여섯째. 도종환 장관이 블랙리스트를 밝힌 사람이라고? 부인하지는 않겠다. 2015년 가을 국정감사에서 당시 문예위 직원들이 작가를 찾아가서 포기 각서까지 받아내면서 블랙리스트를 실행했던 사실을 밝혀내던 초선의원 도종환을 기억한다. 하지만 지금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사람들은 그때 도종환 의원을 믿고 해당 사실을 제보하였던 사람들이다.

2016년 10월 10일 국정감사에서 2015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회의록에서 찾아낸 ‘블랙리스트 존재 단서’를 밝히던 재선의원 도종환도 기억한다. 그런데 나는 도종환 장관이 자신이 의원 시절 찾아낸 블랙리스트 문서 몇 장이 블랙리스트 사태의 전부라고 속단했던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자주 한다.

불행하게도 블랙리스트 사태는 아직 알 수 없는 무엇이다.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원회는 짧은 시간 동안 적은 인원으로 수많은 기관을 동시에 조사 진행하다가 서둘러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문체부 공무원들을 다 조사하지도 못하였다. 그래서 나는 현재 문체부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함께 블랙리스트 실행을 했으면서도 누구는 조사 한 번 안 받은 사람도 있다는 것도 안다. 그것은 문체부 산하기관 직원들도 마찬가지다.

당신들이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에 단 한 번이라도 제대로 관심을 가져본 적이 있었는가?

추운 겨울 거리에 나가 촛불을 들고 전 정부를 탄핵한 민주시민들은 당신들에게 박근혜와 최순실의 권력을 준 것이 아니다. 우리는 헌법과 법률에 따라서 통치되는 나라를 원했을 뿐이다. 문체부는 아직 블랙리스트 실행 공무원들에 대한 징계가 0명인 점에 대해서 헌법과 법률에 따라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국회의원”은 헌법과 법률에 따라서 이 점을 국정감사 자리에서 추궁해야 하는 사람이지 언론에 대고 불법과 부당을 옹호해서야 되겠는가.

더불어민주당. 당신들은 아직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진상규명에 동참하고자 했던 이유로,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던 이유로 치명적인 고통을 받았으면서도 아직까지 회복되지 못하는 사람들이 누구인지 알지 못하고, 그들을 찾아가 사과하지 않았다. 지난 대선 기간 동안 당신들이 우리와 약속했던 문서를 다시 한 번 읽어보기 바란다. 그저 표를 얻기 위해서 사인했던 것이 아니었다면 이 문서를 다시 한 번 읽어보기 바란다.

당신들의 국정과제 1호 블랙리스트 적폐청산은 지금 만신창이가 되었다.

(참고로 손혜원 의원과 도종환 의원, 유은혜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교문위 의원들은 연극계에서 2016년 여름 예술검열 사태에 저항하고 있던 <2016년 권리장전_검열각하> 공연 축제 중 <검열 언어의 정치학: 두 개의 국민>(극단 드림플레이 테제21) 공연을 보러온 적이 있다. 당신들은 그때 그날 ‘나온씨어터 극장’에서 무대 위에 올라와 연극인들에게 했던 말을 기억하는가.)

손혜원 의원 인터뷰:

◇ 이동형> 하나만 더 묻고 마치죠. 부산국제영화제가 개막하는데, 개막식 레드카펫에 도종환 장관 항의 피켓이 나올 것이라는 얘기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블랙리스트 파문이 크게 불었는데, 이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관여했던 공무원과 전직 공공기관장, 징계가 없다. 문제 있는 것이 아니냐, 이런 얘기 같아요.

◆ 손혜원> 없지는 않고요. 그분들이 기대했던 것보다 약하다는 것이죠. 그런데 저는 이 양쪽에 거의 반반이에요. 장관님 입장도 이해를 하고, 그리고 피켓을 드시는 분들도 이해를 합니다. 장관님 입장에서는 공무원들과 일을 해야 하는데, 크게 문제를 일으켰던 분들은 다 좌천이 되고 그랬거든요. 공무원들은 시험을 봐서 들어온 사람들이라 자를 수는 없어요. 좌천이 되고 하는데, 여기서 이 사람들을 사람들이 원하듯이 전부 잘라내자니 문제가 되지 않습니까? 일할 사람이 없잖아요. 도종환 장관 입장에서는 공무원들은 결국 시키는 사람 말을 듣기 마련이다. 우리가 이 사람들을 우리 식으로 일을 같이하면, 이 사람들은 또 굉장히 중요한 자원이 된다는 생각으로 규제를 줄이고, 우리 쪽으로 일을 시키면서 간다는 생각일 텐데요. 블랙리스트로 당한 게 많은 분들은 그 분이 풀리지 않는 거죠. 저 같아도 다 잘라낸다는 생각을 하지만, 가만히 보면, 일을 해야 하는 공무원들이거든요. 문체부에 특히나 최순실과 차은택이나, 이런 사람들이 가장 깊이 뿌리를 내렸던 곳이기 때문에 상처들이 더 커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도종환 장관님께서는 블랙리스트를 밝힌 분 아닙니까? 그래서 장관이 되신 분이고, 그분에 대해서 기본적인 믿음을 보내주신다면, 아마 그분은 여러분들이 달걀을 던지셔도 그냥 맞으실 겁니다.

인터뷰 전문: http://www.ytn.co.kr/_ln/0101_201810042225290580

[천차만별]

숙의민주주의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시민참여를 떠들더니 그것도 개판이구만. 다 들러리였을 뿐이네요.

[영혼까지 털려주마]

시간이 흐를수록 민주당 세력이 자한당 세력과 도긴개긴, 고장난명, 적대적 공생관계일 뿐이라는 게 명확해질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