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경기에는 이상한 징크스 꼭 따라 붙는다. 축구라고 예외는 아니다. 가장 대표적인 게 ‘골대 징크스’. 이른바 슛한 볼이 골대를 맞고 튕겨 나오면 선수들은 “오늘 졌다”라며 불길한 징조로 여긴다.
축구선수들도 개인 징크스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징크스 유형도 갖가지다.
‘반지의 제왕’ 안정환(요코하마)은 경기전에 절대로 머리를 감지않는다. 손톱도 깎지 않는다. 풍기는 외모와는 달리 ‘용모 불량형’의 징크스를 갖고 있는 셈이다. 이에 반해 ‘청결형’도 있다. J리그에서 활약하는 ‘유비’ 유상철(요코하마)과 ‘올림픽호의 황태자’ 조재진(시미즈)은 경기전에 샤워와 면도를 꼭하는 닮은꼴 징크스를 갖고 있다.
수문장 라이벌인 이운재(수원)와 김병지(울산)도 독특한 징크스가 있다. 이운재는 승부차기 할 때 자기팀 선수가 차는 것을 절대 쳐다보지 않는다. 자기팀 선수가 찰 때는 멀리 떨어져 등을 돌리고 땅을 쳐다보거나 관중석을 주시한다. 주변 분위기에 동요되지 않고 자신의 역할에만 충실하기 위한 ‘참선형’이다.
김병지는 본인보다는 아내가 징크스를 갖고있는 ‘대리형’. 김병지의 부인 김수연씨는 “경기에 앞서 내가 인터뷰를 하는 등 ‘오버’하면 남편이 지는 징크스가 있어 몸조심을 한다”고 말했다. 그런 까닭에 지난 8일 열린 K리그 울산과 수원의 챔피언결정전 1차전 당시에도 김수연씨는 경기전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을 정중히 거절했었다.
차세대 스트라이커로 주목받고 있는 김동현(수원)은 응원단의 규모를 살펴보는 별난 징크스가 있다. 김동현은 경기전 몸을 풀기위해 그라운드에 들어서는 순간 소속팀의 스포터스인 ‘그랑블루’ 응원단이 얼마나 왔는지부터 살핀다. 응원단이 많이 와 자리를 지키고 있으면 “오늘은 이기겠구나”하는 믿음이 생긴다는 것. 이른바 관중이 많아야 힘이 솟는 ‘프로형’이다.
박지성(에인트호벤)은 아침에 일어나서 기분이 좋으면 그날 경기가 잘 풀린다고 믿는 징크스가 있고, FA컵 4강전에서 4골을 뽑아 팀을 결승에 진출시킨 안효연(부산)은 징크스 때문에 대회도중 인터뷰를 절대하지 않는다. ‘영원한 리베로’ 홍명보는 경기에 들어가기 직전 전경기에서 이겼을 때의 좋았던 상황을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