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석비행장에서 가시리 가는 길가
에는 노란 유채꽃이 길게 수를 놓았
다.
이맘때 걸어보고 싶은 가장 아름다운
길로 전국적으로 알려진 길이다.
가로수로 심겨진 벚꽃이 거의 지고 있
어서 좀 아쉽다.
차창을 스치는 바람살이 아직 찬기운
이 가시지 않았지만 봄기운이 완연하
다.
가시리 오거리에는 삼수가 기다리고
있었다.
三洙란 이름 끝글자가 洙인 세 친구를
말한다.
10주년 바리메 산행시 강풍 등 악조건
에서 산행을 한터라 오늘 나온것은 상
당한 반전이다.
관수부부가 나와서 8명이 되었다.
날씨는 기가 막히게 좋지만 바람은 약
간 찬 편이다.
따라비 기슭 주차장에는 벌써 5~6대
의 차들이 주차해 있다.
따뜻한 커피를 한잔씩 나누어 마시고
산행할 준비를 했다.
매년 4월 2주쯤에 따라비오름에 오
면 고사리가 나오기 시작하는 때라
그냥 오름에 오르는 일은 없다.
오름 기슭을 동쪽으로 돌아가며 고사
리를 꺾다가 점심때가 다 되어 오름
에서 만난다.
지난 주말과 주초에 비가 흠뻑 내려
촉촉히 젖은 대지에서 뾰족뾰족 고
사리들이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햇살부부 등 초보들은 평평한 곳에 난
일명 볕고사리를 주로 꺾는데, 고수들
은 억새밭이나 덤불 속에 숨은 살찐 고
사리를 많이 꺾었다.
이것이 고수들이 꺾은 탐스러운 고
사리다.
작년까지는 고사리를 거들떠 보지도
않던 앞장이 올해는 완전히 변해서
고사리 마니아가 되었다.
전에는 고사리를 먹지 않다가 고사리
를 깔고 볶은 돼지고기를 먹고 나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단다.
따라비를 매년 찾고 올 때마다 고사리
를 꺾지만 오늘은 성적이 좋은 편이다.
11시 반부터 그만 꺽고 올라가자고
독려해보지만 공허한 메아리만 귓가
를 맴돈다.
오름 중턱에 올라가도 고사리를 찾아
꼽삭거리는 친구들을 모두 볼 수 있다.
친구들을 기다리다 우리가 늘 찾는
아늑한 제일 윗굼부리 명당터에 자리
를 잡고 기다렸다.
정확히 12시 42분에 이곳에 모두 모였
다.
사진으로는 상당히 정적으로 보이지만
내용은 아기자기하다.
지난주 10주년 뒤풀이로 강나루가 특
별히 마련한 술안주와 친구들이 가져
온 음식이 고사리 수확만큼 푸짐하다.
아름다운 따라비에 취하여 막걸리에
취하여 나른한 봄볕에 취하여 아늑한
아기새의 둥지같은 굼부리에는 잠이
절로 온다.
다시 능선을 기어 오른다.
정상까지 갈 것도 없이 돌탑이 있는
능선에는 산철쭉이 곱게 피었다.
여기에 서면 따라비의 진면목을 볼 수
있다.
오밀조밀 이어지는 능선과 오목조목
패인 굼부리가 기묘한 조화를 이루며
따라비를 이룬다.
이 아름다운 풍경을 사진에 담고 계단
이 놓인 남쪽으로 천천히 내려왔다.
오늘 열번째를 넘어 다시 시작하는 마
음으로 열 한 번째의 따라비를 올랐다.
2015. 4.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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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따라비오름에 오르며 올해 고사리도 시작되고
햇살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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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4.10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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