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남성이 별거 중인 아내에게 사형이 언도될 수 있도록 카나비스(대마)를 아내의 차 안에 숨겨둔 사실이 들통 나 4년에 가까운 시간을 교도소에서 보내게 됐다.
탄샹롱(37)은 500g정도의 카나비스를 아내 차의 뒷좌석에 놓아두면 아내에게 마약 밀거래 혐의로 사형 선고가 가능한 점을 이용하려 했다. 싱가포르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게 마약을 처벌하는 법률로 악명 높다.
법원 문서에 따르면 탄은 마약 파티를 유도할 생각이었으며 경찰에 체포되게 함으로써 중범죄로 기소될 것이란 점을 이해하고 있었다.
재판부는 지난 29일 그에게 카나비스 소지 혐의로 3년 10개월의 징역형을 선고하는 한편, 증거를 불법적으로 심으려 한 추가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탄과 아내는 2021년 결혼해 일 년 뒤 별거했다. 그들은 적어도 3년은 결혼생활을 유지해야만 이혼 청구가 가능한 싱가포르 법률에 따라 이혼 소송을 청구하지 못했다. 탄은 아내에게 범죄 전과가 있으면 예외를 인정받을 수 있다고 믿었다.
지난해 여자친구와 나눈 텔레그램 채팅을 보면 그는 아내를 옭아맬 "완전 범죄"를 꿈꾸고 있다고 말했다. 10월 16일 그는 텔레그램 채팅 그룹 창에서 카나비스 한 묶음을 구입했는데 500g를 넘기면 된다고 믿어 다음날 그녀의 자동차에 놓아뒀다.
탄이 계산에 넣지 않았던 것은 아내의 차에 카메라가 장착돼 있었는데 곧바로 전화 알림이 떠 "주차 영향"이 뜨게 돼 있었다는 점이었다. 그녀는 생중계 화면을 체크해 소원해진 남편이 자신의 차량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것을 보고 경찰에 신고했다. 조사 과정에 경찰은 차량 을 수색해 카나비스를 확인하고 탄의 아내를 체포했다.
그러나 아내에게 범죄 증거가 없다는 점을 확인해 경찰은 탄에게 수사 초점을 돌렸고 체포하기에 이르렀다.
탄의 변호사는 의뢰인이 심신 미약 상태였다고 주장하려 했으나 법원은 어떤 정신적 장애도 겪지 않았다는 의사의 소견을 인용해 받아들이지 않았다. 카나비스의 성분과 양에 따라 싱가포르에서는 마약 소지 자체는 징역형으로 처벌될 수 있지만 마약 거래 혐의는 사형까지 언도될 수 있다. 탄은 5년형이 선고될 수 있었지만 수사에 협조했으며 재판 초기부터 순순히 유죄를 인정했다는 이유로 감경됐다.
지난해 싱가포르는 마약 거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두 사람을 5개월 간격으로 잇따라 사형을 집행해 국제 인권단체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