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4. 23. 불날.
[추억, 법률과 조례]
어린이장터를 위해 어린이들이 부모님들과 모아온 물품을 모둠마다 저울에 재고 정리해 교사들이 차에 실어놓았다. 보통은 어린이들과 같이 가는데 짐이 많아 차에 가득 실어놓아 오랜만에 혼자 고물상에 갔다. 한동안 주로 가던 교사 대신 가니 고물상이 새롭다. 고물상 사장님을 정말 오랜만에 만났는데 살이 많이 빠져 깜짝 놀랐다. 몰라볼 정도다. 투병한 이야기를 들으니 이해가 갔다. 어린이들을 무척 이뻐하신 분이라 예전 추억을 모두 기억하신다. 고물도 빼도 될 걸 일부러 더 쳐주셔서 8만원을 주신다. 늘 건강하시기를.
오후에는 과천시 사회적경제 마을공동체 지원센터에서 마을공동체 공모사업 회계교육이 있었다. 단오잔치 예산을 위해 사업에 참여한 지수아버지도 참석했고, 모둠 활동에 도움되려는 최명희 선생님도 참여했다. <전환마을과천을꿈꾸는사람들> 이름으로 마을공동체 주민제안 공모 사업에 선정되어 마을신문을 펴내는데 도움이 되어 좋다 했는데 보탬e시스톔에서 할 게 정말 많다. 교육 자료가 두툼하다.
저녁에는 4월 <맑은샘 교육과 교사 성장르 위한 연구모임>이 있었다. 이번 주제는 <대안교육기관의 현실과 앞날-법률 개정과 조례 제정의 필요성>이다. 함께 공부하는 자리를 위해 열심히 자료를 모으고 채비해서 발제를 했다. 앞날을 위해 저마다 할 일을 찾는 과정이다. 대안교육연대 사무국에서 웹자보로 만든 자료도 활용하니 일을 덜었다. 그래도 자치단체 관련 자료와 학교의 과제들을 정리하느라 애를 썼다.
법률 개정과 조례 제정 때문에 대안교육연대에서는 전문가로부터 법률 자문을 받는다. 연대처가 그래서 존재하고 회비도 낸다. 길게 보면 대안교육기관법 법률은 개정되고 조례는 제정될 거로 본다. 교육기본법 정신처럼 어느 교육기관을 다니든지 아니면 다니지 않더라도 동등하게 교육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교육 정책이 필요하다. 그게 교육 행정과 예산으로 드러나야 한다. 그걸 말할 수 있는 근거를 분명히 하자는 게 현재 우리의 개정 요구 배경이다. 법률에 정확하게 나와 있어야 된다는 것을 이해하면 되고 법률이 있음에도 안 되는 건 시정해야 하고 당연한 이야기다. 그래야 바뀌지 가만히 있어서는 절대 안 바뀐다.
초중등교육법상 일반학교는 교원의 지위에 관한 법률 조항에 따라 교사의 지위를 보장 받는다. 그런데 대안교육기관 교원은 그런 게 없다. 앞으로 교사 자격에 대한 이야기가 본격화 될 것이다. 교대, 사대를 나오지 않았는데 우리와 어떻게 동등한 교사 지위를 원하고 급여를 요구하니? 라는 말이 나올 수 있다. 대안교육기관 교원 자격은 시행령에 명시되어 있다. 대안교육기관 운영위원회에서 판단하게끔 넓혀준 것이다. 대안교육기관 교사 양성은 어떻게 하는지 합의가 필요할 것이다. 그것을 어떻게 풀어낼지 생각해야 한다.
학력 인정은 더 복잡하다. 자유학점제가 내년에 전면 실시된다. 학교 밖에서 학점을 따서 졸업하는 게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학교 밖 배움을 인정하는 흐름이 정책으로 실시되는 것이다. 그런데 학점을 인정받을 수 있는 기관이 되려면 별도의 절차가 필요하다. 현재 청소년수련관은 되어도 대안교육기관은 따로 또 지정을 받아야 가능하다. 조건을 찾아보니 참 어렵다.
학력 인정이 뭔지는 진짜 학력이 뭔지 본질적인 이야기를 할 필요도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학교 나오면 졸업장을 줘서 그만한 학력을 인정하는 제도다. 그런데 이게 바뀌고 있는 거다. 취학 유예를 했지만 대안교육기관 다니면 교육의 의무를 다한 것이 아니라는 답변을 보며 여전히 법률의 여러 불일치나 본질적으로 담아야 할 것들에 대해서는 우리가 노력을 해야 한다. 부족한 교육 재정 때문에 공모사업에 참여해 작은 금액이나마 받자고 서류 붙잡고 아쉬운 소리 하며 보탬e시스템을 붙잡는 환경에서 벗어나야 대안교육기관의 앞날이 있지 않을까. 물론 그거라도 해서 교육과정 풍성하게 하려는 노력으로 하는 것임을 임시 노력은 아주 중요하다. 어서 빨리 공적재정이 들어와 인력을 충원하고 다른 거 신경 안 쓰고 교사들이 교육 활동에 전념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러나 운영자로 교사로 당분간은 버티고 견뎌야 한다. 기왕이면 교육운동을 하는 정체성과 아이들을 사랑하는 첫 마음을 잊지 말고 낙관과 긍정으로 즐겁게 버텨야 한다. 이후에 22대 국회 차원에서 대안교육 지원 관련 포럼과 토론회를 연대체에서 채비할 필요가 있다.
법률과 조례에 나오는 낱말이 익숙하지 않은 분들에게는 어색할 수 있지만, 사실 법률과 조례는 대안교육기관을 지원하는데 필요한 규정이고 우리는 초중등교육법상 학교와 같은 수준의 동등한 교육지원에 필요한 근거를 갖춰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법률과 조례를 보면 대안교육기관 위치를 그대로 볼 수 있다. 현재 대안교육기관법은 재정지원과 학력인정이 빠져 있는 과도기 법률이라 법률 개정이 필요하고, 역시 다른 교육과 관련된 법률에 대안교육기관도 명시되도록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 법률의 틈을 조례로 메꾸고 있는 현실에서 교육청의 대안교육기관 조례, 지자체의 대안교육기관 조례 또한 모두 중요하다. 그래서 조례와 법률을 알고 지자체 관계자와 교육청 관계자를 만나야 충분히 대안교육기관학교의 현실을 알려주고 정책 입안에 반영되도록 요청할 수 있다.
바쁜 틈에 달려오신 학부모님들과 종일 교육활동 뒤 오는 피곤함을 공부하려는 의지로 이기고 함께한 교사들이 있어 올해 첫 연구모임을 잘 마쳤다. 언제나 배움과 열정은 함께 하는 자리의 태도와 자세로 완성될 수 있음을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