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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탄불에 구워 먹는 동어. 별미가 따로 없다. |
ⓒ 김혜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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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명포구는 강화해협을 사이로 강화도와 마주보는 곳에 있으며, 김포시에서는 하나밖에 없는 포구입니다. 오래 전에는 제법 큰 어시장이 있었다고 하지만 지금은 예전의 화려함은 사라지고 대신 200여m 정도 이어진 어시장을 중심으로 젓갈가게, 횟집들이 들어서 있어 아담한 어촌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기름진 동어, 회로 먹어도 구워먹어도 좋구나
초지대교를 건너 대명포구 쪽으로 차머리를 돌리니 대명포구로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서 있는 차량과 사람들이 시선을 잡습니다.
"무슨 일이지? 전에 왔을 땐 조용하고 썰렁한 것이 포구답지 않게 한산하더니만 오늘은 북적 북적하는 것이 특별한 장이 선 모양이다. 얼른 가보자."
몇 년 전에도 아버지와 함께 대명포구를 찾은 적이 있다는 엄마가 사람과 차량들의 물결을 보고 전 같지 않은 풍경에 놀라하십니다. 시장은 뭐니뭐니 해도 사람들이 북적거려야 신도 나고 재미도 나는 법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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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말을 맞은 대명포구. 싱싱한 생선을 찾는 손님들로 가득하다 |
ⓒ 김혜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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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선 차량의 꼬리를 물고 어시장 초입에 들어서니 한 무리의 사람들이 사이에 생선 굽는 냄새가 구수합니다.
"이게 뭐예요? 멸친가? 바다에서 나는 거니 빙어는 아닐테고 생긴 건 꼭 멸치처럼 생겼네요."
"이게 동어라고 하는데 숭어 새끼랍니다. 우리도 겨울에 한창 난다고 해서 맛보러 왔어요."
굵은 소금을 뿌려 바짝 구워진 동어는 그냥 먹어도, 초고추장에 찍어 먹어도, 그 맛이 일품이랍니다. 시장 한 켠에 모여 연탄불에 동어를 구워먹는 사람들. 군침 삼키며 지나는 구경꾼들에게도 이리와 한 마리 먹어 보라며 권하는 것을 잊지 않습니다.
"봄엔 도다리, 여름 민어, 가을 전어라면 겨울엔 단연 숭어죠. 이맘때쯤 산란을 위해 서해안 쪽으로 올라오는 숭어는 얼마나 살이 쪘는지 몸 기름이 눈을 덮어 앞이 안 보일 정도거든요."
낚시와 식도락을 즐기는 남편. 동어를 처음 본다는 부모님에게 신나게 설명을 해 드립니다. "빙어처럼 산 채로 초고추장에 찍어 먹기도 하지만 세꼬시처럼 잘게 썰어 막장에 비벼먹으면 꼬돌꼬돌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구요, 저렇게 연탄불에 구워 먹으면 소주안주로 딱이지요. 아버님 우리도 여기 온 김에 동어나 한 바가지 사다 구워먹고 갈까요? 소주도 한잔 하시구요."
어시장에 들어서니 규모는 작지만 여느 어시장만큼이나 활기가 느껴집니다.
"여긴 양식은 거의 없어요. 자연산 먹으려면 대명포구로 가란 말도 있거든요."
"숭어 새끼 동어가 싸요. 살아서 펄떡거리는 동어가 한 바가지에 5000원. 1kg에 5000원. 1kg면 너댓명은 너끈히 드세요. 담아 드릴까요?"
"숭어도 싸요. 숭어회 드세요. 만원이면 커다란 숭어 한 마리 드려요. 보세요. 싱싱하게 살아있는 생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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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뼈째 먹는 생선 동어. 칼슘이 풍부해서 아이들 성장발육에도 좋은 음식이다. |
ⓒ 김혜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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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럼통 위에 동어를 올려 놓고 구워 먹는 사람들, 바다를 바라보며 숭어회에 소주를 한잔씩 나누는 사람들, 물고기 구경에 신이 난 아이들….
한가하기만 했던 대명포구는 제철 맞은 동어가 몰려오면서 사람소리, 차소리, 생선굽는 냄새로 한바탕 축제 중 이랍니다. 혹시 강화도 나들이 계획이 있다면 대명포구에도 들러 겨울 한철 제 맛 이라는 숭어와 동어를 드셔보세요.
값싸고 영양 많은 겨울철 보양식이 따로 없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