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 살면서 제일 좋은것 중에 하나" 는 지리적 위치라고 말하고 싶다.
한국, 일본을 비롯하여 왠만한 동남아 국가들은 3시간이면 충분한 거리에 위치해 있다.
게다가, 항공권 가격도 저렴하다. (뭐, 가까우니깐 당연히 좀 더 싸겠지?)
이번에 세부를 가게 된 단순한 이유 또한 7월에 왕복 11만원 밖에 안 하는 항공권 때문이었다.
(아참, 세부 공항에서 출국할때 공항세가 따로 붙는다. 한화로 약 17,000원이다)
물론, 비수기에 7 ~ 8만원 하는 항공권도있지만 11만원이라는 가격도 저렴하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사라지기 전에
결재를 해 버렸다. 그리고, 필리핀은 어학 연수와 해외 봉사활동을 목적으로 바기오와 마닐라를 이외에는 가보지를 못 했다. 귀로만 100번은 넘게 가 본 세부의 대한 궁금증이 커져만 갈수록 내가 떠나는 날짜도 다가오기 시작 했다.
타이베이에서 새벽 1시 30분 비행기를 타고 잠 좀 잘까? 했더니 내려야 한다고 깨웠는데 그렇게 30분은 더 비행하더라. 그렇게, 입국 수속 및 유심 구매까지 마치고 나니깐 현지 시작으로 새벽 5시쯤 되었다.보홀을 가는 배를 타기 위한 항구는 공항에서 약 15분 정도 거리에 있었다.(새벽 시간이라서 그렇지, 보통때는 40분도 걸린다고 하니 참고하시길 바란다)
아침 7시 배 시간까지 여유가 있어서 주변을 좀 둘러보다가 만난 고양이 녀석. 밤새 내린 비 덕분에 목을
축이는 모습이 우리 집에서 심심해 할 망고와 감자(우리집 고양이들)가 생각낫다.
너무나 그리운 졸리비가 먹고 싶었지만 해외에 오면 첫끼는 늘 현지식으로 먹는걸 선호한다.
그렇게 항구 근처에 보이는 식당 중에 한곳을 들어 갔다.
많이 먹으면 배멀미에 도움이 될거 같아서 간단하게 주문을 했다.
오랫만에 먹어보는 필리핀 쌀이 낯설지 않은걸 보니 사실 필리핀에서 살아라고 해도 나는 꽤 잘 살거 같다.
아침 7시 배에 탑승을 하고 곧바로 눈을 감았다.
보홀 섬까지는 약 2시간 정도 걸릴것이고 하루밤을 건너 뛴 상황이기에 조금이라도 눈을 붙여두는것이 오늘 하루의 일정을 위해서 좋을 것 같았다.
보홀 섬에서 지내게 될 숙소. 그렇지만, 나는 이 수영장에 단 한번도 들어가지 않았다.
이것은 온전히 나를 위한 공간. 이 개방된 부엌에서 아침을 요리해 먹는 상상을 하며 이 곳에 도착을 했다.
그러나, 그 기쁨은 오래 가지 못 했다. 보홀 섬 전역이 정전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번개를 맞으면 이런 기분일까?
내 생애 처음으로 "모험"이 아닌 "휴식"을 위해 찾아온 이곳이 정전이란다.
일단, 정전이 되면 생기는 문제점은 아래와 같다.
"휴대폰 충전을 못 한다, 휴대폰 충전을 못 하면 구글 지도 사용이 어렵다"
"그리고, 진짜 큰 문제는 물이 안 나오고 방에서 에어콘도 틀 수가 없었다"
"부엌에서 요리도 할 수 없다. 이럴꺼면, 돈 더 주고 부엌이 있는 방을 예약한 이유도 없다"
공교롭게도, 체크인 시간을 맞추기 위해서 오일 마사지를 받고 오는 길이었다.
새벽 비행으로 옷도 아직 못 갈아입었고 오일 마사지도 받고 보홀 항구에서 약 40분간 오토바이를 타고 온 터라
샤워가 간절했는데, 물이 안 나온단다?
그래도, 보홀섬이 가지고 있는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은 정전과 상관 없었다.
해변은 아니고, 그냥 오토바이 타고 길 잘못 들렀다가 이뻐서 잠시 멈춘 곳
(휴대폰 충전을 못 해서 지도 사용 불가, 공항에서 구매한 유심이 아무짝에 소용이 없다)
배가 보이지만 사람은 안 보인다. (아니면, 주인 없는 배일까?)
하늘과 맞닿아 있는 느낌이 너무 좋다. (풍경 사진은 사진보다는 실제 모습이 더 아름답다)
그리고, 다시 또 달렸다. 휴대폰으로 지도를 볼 수 없고 블로그 후기도 볼 수 없는 상황에서 딱히 할 것이 없었다.
그렇다고 에어콘도 안 나오는 숙소에 있자니 분노 조절 장애가 생길것만 같았다.
사실 내 입장에서는 숙소 주인(독일 할아버지)에게 따지고 싶었지만 사실 이 분도 피해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남의 나라에서 먹고 사는 사람이라 그 모습들이 측은하기도 했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바라보니 한편으로 또 화가 나고 그러했다.
사실 아저씨가 잘못한게 있나. 지진으로 인한 자연 재해이며 이에 제대로 대처 못 하는 필리핀 정부의 문제였다. 조금 아쉬운건 대형 리조트나 정전 경험이 있는 현지인들은 비상 발전기를 준비해서 전력 공급을 해 주었는데 이 곳 할아버지는 뒤늦게 발전기를 구매하여 내가 떠난 후에 운영이 된다고 한다. 급한대로 아저씨는 자기 차량을 이용해서 하루에 2차례 정도 전력 공급을 해주었다. 그때 열심히 씻고 물 받아놓고 휴대폰 충전해야 한다는 소리다.
정전 하나 때문에 경험한 악몽 같았던 첫날은 잠시 묻어둘려고 한다.
다음날 아침 숙소 근처에 보이는 INFORMATON CENTER라고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여행사 같은 곳이었다. 무료로 비치 된 줄 알았던 지도를 돈 주고 구입 했다. 새벽에 전력 공급이 2시간 정도 되어서 휴대폰 충전을 했지만 사진도 찍어야 하니깐 아껴써야 한다.
보홀 섬에 오면 필수 코스라는 "초콜렛 힐"을 가보기로 했다. 보통은 육상 투어로 밴 타고 편하게 많이 가는데
나는 쨍쨍한 해를 등지고 오토바이 타고 갔다. 오토바이 한참을 달리다가 발견한 곳.
나는 코코넛을 너무나 좋아한다. (대만에서도 코코넛을 팔지만 망고보다 코코넛이 더 비싸다. 말이 되나?)
여기는 보홀 섬에 있는 트리샤? 한국말로 안경 원숭이 라고 하는데 녀석들이 서식하는 공원이다.
보고 있으면 귀여워 미칠 노릇인데 예민한 녀석들이라 방해 안 되게 조심스럽게 봐야 한다.
다행인것은 이 녀석들은 갇혀서 사육되는거이 아니라, 녀석들이 서식하는 공간을 정부에서 좀 더 안전하게
관리해준다고 보는것이 맞다. 덤으로, 관광화 시켜서 이걸로 다시 이곳에 투자를 하는 것이고 바람직한 현상이다.
입장료는 약 50페소 였던걸로 기억한다. 초콜렛 힐 가는 길에 있기 때문에 쉬었다 갈 겸 들려 보기에 괜찮다.
초콜렛 힐에 도착했다. 사실, 뭐 특별한 것은 없다. 우리나라 경주에 있는 문화재 보는 기분이다.
나처럼 혼자 온 사람은 아무리 봐도 나 말고는 없는듯 하다. 그래서 재미가 없나?
초콜렛 힐을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사진에 보이는 수 많은 계단을 올라와야 한다. 힘들다고 말씀 하시는 분들도 봤는데 개인 차이는 있는거 같다. 나는 그냥 운동하듯이 천천히 올라왔는데 나이는 못 속이나 보다. 아주 조금은 힘들었다.
그리고 간혹 치마 입고 힐 신고 여행 다니시는 분들 보고 있노라면 왜? 왜? 왜? 라고 묻고 싶지만 남자로 태어난 내가 그 마음을 어찌 알겠소.
초콜렛 힐에서는 딱히 할일이 없었다. 오히려 오고 가는 길에 보이는 현지인들의 시장같은 곳이 더 흥미를 자극 했다.
딱히 살 것은 없었다. 아참, 1회용 샴푸 하나 삿다. (아무래도 다음에는 리조트를 예약하는게 좋을거 같다)
나머지는 다음에 적을께요. 블로그 하다가 눈 빠지겠어요. 하하하.
[출처] 대만사는 부산 남자의 필리핀 여행|작성자 대만에서 온 핵인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