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조던황제님이 던지신 의문점 중에 과연 현대자동차 노조가 경영권을 주장할 수 있을 만큼의
지분을 가지고 있느냐란 것이었는데... 저도 거기에 대한 의구심이 생겨서 네이버에 올려 놨습니다.
이건 거기에 대한 네이버 ID dovocate님의
답변입니다.
일단 기업을 어떻게 볼 것인가가 핵심입니다.
전통적으로 주주중심의 shareholder 관점과 다양한 이해관계자 중심의 stakeholder 관점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shareholder 관점은 한 마디로 요약됩니다. 최종 위험 감수자..
즉 주주는 상환에 대한 권리 없이 돈을 출자합니다. 만일 기업이 망한다면 그는 정부, 종업원, 채권자가 자기 몫을 다 챙긴 이후에 그래도 돈이 남으면 가져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경영활동에서 발생한 수익을 정부-세금, 종업원-인건비, 채권자-이자 로 다 배분된 이후 남은 것 중에서 (안 남으면 못가져 갑니다.) 들고 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가장 위험한 역할을 하고 있는 이해관계자이기 때문에 기업의 목표는 주주가치의 극대화로 볼 수 있습니다. 즉 기업의 주인은 주주이며 이들을 위하여 복무해야 한다는 주장이죠.
stakeholder 관점은 주주외에도 이해관계자를 모두 고려합니다. 즉 고객, 노동자, 채권자, 정부, 주주, 공급자, 그리고 사회일반 등등 모두 고려해야 합니다. 따라서 이 경우 기업의 목표는 주주 뿐만 아니라 모든 이해관계자의 가치를 극대화하고 이를 위한 기업가치의 극대화가 됩니다.
어느 것이 더 옳은 관점이라고는 말하기 어려우며 관점의 차이입니다.
전자는 간단명료한 반면 기업은 아주 냉정한 존재가 되는 거죠. 즉 이 관점을 극단적으로 끌고가면 세금도 요령껏 탈세하고 고객만족도 돈벌수 있는 만큼만 추구해도 무방하고 부채도 막 일으켜서 유사시에는 떼어먹고 종업원을 극단적으로 착취해서 모조리 그 돈을 주주에게 갔다 바쳐도 무방하다는 결론을 낼 수가 있습니다. 즉 주주가치극대화를 위해서 다른 이해관계자를 고려할 필요도 없다 이런 주장으로 이끌 수 있습니다. 반면 주주를 위하여 복무하다 보면 기업자체가 아주 효율적/효과적으로 운용될 수 있게 됩니다.
후자는 기업의 역할이 갈수록 증대됨에 따라 나온 주장입니다. 즉 기업은 주주 뿐만 아니라 고객,정부,노동자 등등도 고려해야 된다는 거죠. 말은 좋은데 문제는 각 이해관계자의 이해가 다 틀리다는 겁니다. 즉 기업이 번 돈을 나누면서 그 몫에 대한 합의를 이끄는 건 사실 무지 어렵습니다. 고객은 최고의 제품을 요구합니다. 주주는 많은 배당이나 가격상승을 요구합니다. 정부는 세금 많이 내라고 합니다. 노동자는 돈 많이 달라고 요구합니다. 채권자는 이자 충실히 내고 돈 잘 갚아라고 합니다. 이런 갈등을 해결한다는 건 무지 어렵죠. 극단적으로 주주에게 많은 배당을 주기 위해서는 저질의 물건을 비싼 값에 고객에게 속여서 팔 수도 있는데 그러면 고객의 이해가 참해가 됩니다. 이러한 이해관계자들의 합의를 통해서 적절한 배분을 꾀한다... 무지 어렵죠.
노조의 경영참여는 전자의 입장에서는 말도 안되는 소리입니다. 그러나 후자의 경우는 수용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개별기업차원이 아니라 사회전체에서 각 이해관계자의 대표가 다 참여해야 합의를 이끌어내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전까지는 되게 시끄러울 것 같군요.
노동자의 경영참가에 대하여
위의 원론적인 이야기 외에도 여러가지 이야기를 할 수 있습니다.
1. Shareholder관점/일반적인 stakeholder관점의 비현실성
현재 대기업 주주 중 도대체 누가 장기간의 기업생존에 관심이 있는가라는 의문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기업이 크지면 크질 수록, 그리고 주식소유가 일반화 될수록 한 주주가 갖는 주식 수는 작아집니다. 재벌체제라는 이상한 구조하에서는 계열사가 지분을 들고 있기 때문에 그 계열사가 나름대로 관심을 가지겠지만 현대자본주의의 원칙대로 한다면 그런 일은 있을 수가 없는 겁니다. 결국 기관투자가나 개인투자가, 외국인 이런 데들이 대부분 소유하게 될 겁니다. 이들이 기업의 장기적인 존속에 관심을 가질까요? 중요한 건 자기가 보유한 기간동안에 주가가 오르면 되는 것 아닌가요? 언제던지 주식시장에서 그 소유권을 포기할 수 있는데 누가 그 기업의 주인으로서 의무와 권리를 행사할까요?? 고객? 언제던지 다른 회사로 옮겨가서 상품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정부? 그 회사 망하면 경쟁사가 돈을 많이 벌거고 그러면 경쟁사에 가서 세금 뜯어 내면 됩니다. 협력업체? 원칙적으로 한다면 그 경쟁사에 가서 협력하면 됩니다.(물론 한국의 현실과는 좀 괴리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진정으로 장기적으로 기업의 생존에 자신의 이해가 달려 있는 이해관계자는 누구인가? 결국 종업원외에는 없다는 겁니다. 결국 종업원이 기업의 주인이 되는 것이 맞으며 기업의 의사결정과정에도 참여해야만 한다는 거죠. 이러한 논리는 미국의 ESOP운동의 한 축을 형성하게 됩니다.
2. 한국의 특수한 여건
한국의 재벌구조는 정말 웃기게 되어 있습니다. 소위 로열이라고 불리우는 애들이 기업경영을 좌지우지하는데 이들의 지분율을 몇 %일까요? 사업보고서를 열어보시면 아시겠지만 현대자동차 끽해야 4%, 전체 평균적인 소유구조를 보면 1자리 숫자밖에 안됩니다. 계열사나 이런 것 활용해서 교묘하게 지배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무슨 주주가치의 극대화니 이런 소리가 나옵니까? 개인투자가들을 이들이 위하던가요??? 미국같이 경영권도 막 거래되고 외부 주주가 M&A막 할려고 덤비덜고 모 그렇게 움직이지 않거던요. 최근에 SK에 대한 M&A시도가 있지만 SK가 지주회사라는 점을 이용해서 가능했던 거지 일반적인 재벌 계열사를 먹는다는 건 무지 어려운 일입니다. 이런걸 고려하면 현차 경영진이 주주 어찌고 하면서 노동자의 경영참가를 막는 건 모 묻은 개가 모 묻은 개 나무라는 꼴입니다.
현대 노조의 지분에 대하여..
현대 자동차에도 우리사주조합이 있습니다. 원래는 약 4.4%정도의 지분율을 갖고 있었는데 이 정도의 지분율은 정씨일가의 지분율(약 4%정도)와 거의 동일하군요. 재벌체제의 특수한 성격 때문에 현대모비스등의 계열사가 가장 많이 지분율을 들고 있지만 이를 제외하면 최대주주입니다. 단지 지금은 우리사주조합을 개편하면서 개인구좌로 넘어간 것 같습니다. 그래서 현재는 0%입니다. 하지만 종업원들이 의결권을 한데 모아서 행사할 경우 계열사를 제외한다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분상으로는 어느정도 경영참가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그기에 대한 법적인 검토가 필요하지만 그건 제 능력 밖이라서 제외하겠습니다.) 만일 필요하다면 종업원들이 매입하면 그 비율은 더 높일 수 있겠죠..그러니 지분상으로는 가능할 수 있다고 봅니다. 물론 계열사들과 경영진이 교모히 기관투자가들을 꼬시면 힘들겠지만.....
법적인 문제에 대하여
앞에서 말씀드린대로 노조가 지분율을 취득하다기 보다는 종업원의 지분을 모은다면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노조자체가 주주가 될 수는 없을 듯 하군요. 우리사주조합은 노조랑 별도의 조직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분율만 본다면 로열보다 더 많이 모으는 건 가능할 걸로 봅니다. 여차하면 매입하면 되죠.. 저는 현차 주주인데 그러면 주가는 오를 테니까 전 OK입니다.
첫댓글몇가지 궁금한점. 관점 1에서 종업원이 이해관계라고 했는데 종업원도 직장 옮기면 그만 아닌가요? 다른 건 다 부정적으로 보면서 종업원만 이해관계가 있다고 하는 건 이상하군요. 또한 가능한 것과 현재 소유하고 있는 건 다른 문제입니다. 현재 노조가 주식을 소유했다면 당연히 경영권 요구가 가능합니다만 현재
그럼 정부 입장에선 회사 망하면 세금 뜯어낼 곳이 줄어들어들고 거기서 일하는 인원에게 세금 뜯어내기도 곤란하게 될텐데요. 제가 말하고자 하는 건 저기서 말하는 것의 모순을 말하는 것입니다. 이해관계는 종업원뿐 아니라 정부 고객 모두에게 있는데 유독 종업원만 이해관계가 심하게 있다는 걸 강조한 모순을 지적하
첫댓글 몇가지 궁금한점. 관점 1에서 종업원이 이해관계라고 했는데 종업원도 직장 옮기면 그만 아닌가요? 다른 건 다 부정적으로 보면서 종업원만 이해관계가 있다고 하는 건 이상하군요. 또한 가능한 것과 현재 소유하고 있는 건 다른 문제입니다. 현재 노조가 주식을 소유했다면 당연히 경영권 요구가 가능합니다만 현재
삼성 이건희 회장도 지분을 4~5% 밖에 가지고 있질 않지만 대주주 이상의 경영권을 가지고 있는 현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일가족까지 합하면 그보다 좀 더 될거라고 봅니다. 그리고 4~5%라고 하더라도 상대 퍼센티지가 가장 높으면 가장 강할 수 밖에 없습니다. 어차피 상대적인 거니까요. 그렇다고 법적인 걸 무시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닙니까?
현대차 노조가 주식을 가지고 정당한 요구를 했는 가를 묻고 있는 겁니다.
회사의 흥망성쇠가 종업원에겐 아무런 영향도 안끼치는 건지 궁금합니다.게다가 요즘 같이 취직하기 힘든 시절에 말입니다.회사가 망하면 종사자들도 직장을 잃는 것입니다. 전혀 관계가 없는 건 아닐텐데요?
위에 글에도 나와 있듯이 법적인 근거는 없습니다 그런대도 이 글을 올린 이유는 경영권에 필요한 지분을 주장한는 자신들이 정작 그 만한 지분을 가지고 있질 못하다란 걸 알려드리기 위해서 올려 드린 겁니다.
그럼 정부 입장에선 회사 망하면 세금 뜯어낼 곳이 줄어들어들고 거기서 일하는 인원에게 세금 뜯어내기도 곤란하게 될텐데요. 제가 말하고자 하는 건 저기서 말하는 것의 모순을 말하는 것입니다. 이해관계는 종업원뿐 아니라 정부 고객 모두에게 있는데 유독 종업원만 이해관계가 심하게 있다는 걸 강조한 모순을 지적하
는 것이고 그나마 이건희 회장은 주식을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주장하는 것이지만 노조는 전혀 없는 상태에서 주장하는 건 옳다고 보시는 겁니까? 이해 관계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가능하다면 주식이 의미가 없지요.
그리고 오늘 언듯 신문을 보니 제가 시간이 없어 흘긋 봐서 얼마나 정확한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이번 현대차 노조의 경영권 요구는 협약이라고 하더라도 실제 법적으로는 '협의에 가깝다고 하더군요. 언론 플레이인지 모르겠지만..이 문제에 대해 잘 아시는 분 계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