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박람회장 확대공사 곳곳 통제 “티켓 없으면 공원 이용 제한?
안전도 문제” 시민 불만 토로 재단 “불편해소위한 방안 마련”
호수공원이 꽃박람회 준비로 공사가 한창이다. 특히 유료화를 위해 펜스를 치는 것에 대해 시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고양신문] “아니, 어디까지 막는 거야?” “꽃박람회 한다고 매년 이게 뭐하는 거야?”
벚꽃이 만개하고 날씨도 좋았던 지난 7일 일산호수공원을 찾은 시민들은 곳곳에 둘러쳐진 펜스와 철제봉, 안내 플래카드를 보고 당황해했다. 일산호수공원 중심에 자리한 한울광장부터 서쪽 끝 노래하는분수대까지 보행로를 따라 철제봉이 연이어 박힌 것. 플래카드에는 ‘고양국제꽃박람회 녹지공간 확충을 위한’ 공사 안내와 함께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산책로 이용을 제한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이달 26일 개막하는 고양국제꽃박람회를 앞두고 박람회장 확충을 위한 대대적인 공사가 호수공원 곳곳에서 이뤄지면서 벌어진 일이다.
호수공원을 이용하는 시민들에겐 불편이 따를 수밖에 없다. 더욱이 공사가 호수공원 곳곳에서 진행됨에 따라 안전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고양시 맘카페에는 이와관련한 문제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꽃박람회로 인해 호수공원의 절반 넘게 펜스를 치고 출입통제를 한답니다. 한창 꽃이 이쁠 때인데, 이건 너무 하지 않나요. 같은 생각이시라면 민원 넣고 의견을 내는 게 좋겠어요.” “연석과 산책로에 쇠기둥 박고 산책로는 자전거도로로 하래요. 누구를 위한 꽃박람회인지, 일산시민들 중 티켓 안 산 사람은 호수공원을 제대로 이용도 못합니다. 어처구니가 없네요. 미관상도 너무 흉칙해요.”
호수공원 한울광장을 가로막는 펜스 봉이 설치되어있다.
노래하는분수대 인근에 사는 김모씨는 “매일 호수공원을 산책하는데 어느 날 갑자기 철제봉이 박히고, 주변을 통제한다는 안내가 붙어 깜짝 놀랐다”며 “나사도 외부로 돌출돼 박혀있고 안전에도 문제가 많아 보인다. 호수공원 주인은 어디까지나 주민들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번처럼 호수공원 전체를 막아 통제하겠다는 발생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고양국제꽃박람회 측에 따르면, 이전까지 고양꽃전시관과 주제광장이 있는 한울광장을 주무대로 했던 고양국제꽃박람회가 올핸 노래하는분수대 인근까지 확장된다. 그만큼 유료 관람 구간이 넓어진다. 꽃박람회 측은 “콘크리트로 되어있는 한울광장 주무대는 박람회장 조성과 철거를 위해 막대한 양의 흙을 깔고 기반을 마련해야 했다”며 “꽃박람회재단은 박람회장의 주된 장소를 전통정원, 생태정원, 장미정원이 있는 정원 공간으로 이동해 식물이 자랄 수 있는 토양과 자연환경을 활용해 보다 풍성한 박람회장으로 연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박람회가 종료된 후에는 박람회로 인해 투입된 시설과 식물들을 그대로 남겨 일산호수공원의 문화유산을 보전하면서 새로운 정원문화를 창출해 내기 위한 지속가능한 박람회를 추진하고자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마두1동 등 해당 지역 시의원인 조현숙 부의장(더불어민주당)이 민원을 받아 문제제기한 데 대해 꽃박람회 측이 밝혀온 입장이다.
주민들이 호수공원 산책로 제한 안내문을 보고 있다.
호수공원 전체를 막는 방식의 펜스 공사에 대해 꽃박람회 측은 “꽃박람회는 1회부터 유료로 운영돼 왔으며, 입장료 등의 수익을 다음해 꽃박람회 개최비용으로 활용하는 선순환 수익구조를 가지고 있다”며 “박람회 장소 변경을 미리 안내해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3월초부터 호수공원 전역에 확장된 박람회 부지 고지와 우회동선을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꽃박람회 측은 전체 호수공원 103만4000㎡ 중 이번 꽃박람회 개최를 위해 펜스를 치는 부분은 15만㎡로 총 면적의 15% 미만이라고 밝혔다. 덧붙여 꽃박람회 기간 중 시민 불편에 양해를 구했다. 또한 시민 불편 해소를 위해 박람회 전기간 동안 무제한 관람이 가능한 고양시민 현장 할인권을 판매할 예정이다.
고양국제꽃박람회 홍영태 과장은 “최근 만개한 벚꽃을 보러오는 관람객이 많아지면서 안전문제를 고려해 잠시 공사를 중단한 상태”라며 “오는 주말(13일)에 공사를 재개해 꽃박람회 개막 전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공사기간 중에는 “호수공원내 우회 보행로를 만들 예정”이다.
2024고양국제꽃박람회는 4월 26일부터 5월 12일까지 개최된다. 노래하는분수대와 생태정원 사잇길 등 박람회장의 일부 공간은 박람회 개장 시간 이외에는 개방해 시민들이 자유롭게 통행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등이 고려 중이다. 꽃박람회 측은 이후 입장 시스템 및 수익사업 등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주민들이 호수공원 산책로 제한 안내문을 보고 있다.
조현숙 시의회 부의장은 “꽃박람회로 인한 시민 불편 민원과 유료화를 위한 호수공원 입장 제한 문제는 지속적으로 논란이 돼온 사항”이라며 “시민들과 함께 보다 합리적인 대안을 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수익이나 행사보다 시민 안전이 가장 우선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97년 1회 국제꽃박람회부터 유료화와 호수공원 통제 문제는 지속적인 논란이 되어온 숙제다. 꽃박람회로 인한 수익 추구와 호수공원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권리 문제는 대립하는 과제라기 보다는 고양시와 시민들의 소중한 자원이다. 이를 효과적으로 운용해나갈 수 있도록 고양시가 현명한 대안을 모색해나갈 때다.
노래하는 분수대가 메인 무대가 되면서 호수공원 전역의 통제 제한이 불가피해졌다.
설치된 봉의 나사가 밖으로 돌출되어있어 안전문제 등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