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국정 브리핑에서 경북 영일만 석유ㆍ가스 매장 가능성에 대해 시추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매우 예민한 사안인 만큼 확정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관련 외국 선진기업에 가능성 여부를 타진했고 "천연자원 개발 주요 기업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미뤄봐 매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석유와 가스 매장 추정량이 최소 35억 배럴, 최대 14억 배럴이다. 천연가스는 우리나라 전체 국민이 29년 사용할 수 있는 분량이고 석유는 4년 동안 쓸 수 있는 양이라고 한다.
영일만에서 이런 대규모 천연자원이 개발되면 다른 어느 곳보다 울산지역이 최 호혜 선상에 오를 개연성이 크다. 우선 석유공사가 진행한 동해 가스전 운용을 약 20년 동안 곁에서 지켜봤기 때문에 지역 기업들과의 연계성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을 것이다. 또 매장 추정지역과 울산에 위치한 에너지 기업들과의 접근성이 전국 어느 곳보다 뛰어나다. 예컨대 영일만에서 분출되는 원유와 가스를 곧장 배로 실어와 울산에서 정유할 수 있다. 국내 다른 지역으로 수송할 때 소요되는 비용을 생각하면 매우 싼 값에 처리할 수 있는 곳은 울산밖에 없다.
이번 낭보는 울산뿐만 아니라 나라 전체를 적시는 가뭄에 단비다. 고금리, 고물가에 정치권의 다툼까지 이어져 국민들이 생활경제를 거의 포기한 상태다. 이런 판국에 2천조원 이상의 가치가 있는 천연자원 개발 가능성이 제기됐으니 그동안 경제침체로 기가 꺾여 있던 국민들이 그나마 자그마한 위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해외에서 수입하던 천연가스를 우리 영해에서 생산해 전 국민이 29년 동안 쓸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시됐으니 이보다 더 큰 위안은 없을 것이다.
올해 말까지 경북 영일만 해저를 시추하면 매장 가능성과 규모가 드러날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경제성이 입증되면 약 10년 후부터 상업 생산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10년 후 동해 영일만에서 생산된 천연가스와 석유를 제대로 처리할 수 있는 곳은 울산뿐이다. 산업수도 울산에 내려진 하늘의 선물이다. 그러나 전국 다른 지자체들도 이 선물을 겨냥해 집중적으로 파고들 게 틀림없다. 가장 유리한 위치에 있는 울산이 이런 기회를 놓쳐선 안 된다. 도시 전체의 번영이 달려있는 문제일수도 있다. 차분하게, 철저하게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