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형철의 버풀니즘 제 6화 : 컨디션 드링크 빤 리버풀, 에버튼 전 가뿐히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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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화질 경기 사진 출처 : 리버풀 공식 페이스북)
(제라드 왕점 사진 출처 : 알싸 '리버풀보다여자가좋아' 님)
나를 포함해 에버튼 전의 승리를 예상한 리버풀 팬들은 몇 되지 않았을 것이다. 경기를 앞둔 상황에서 주전 선수들의 줄 부상, 복귀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 사코, 선발 출전이 예상되는 시소코 등 여러 악재가 리버풀에게 겹쳤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당분간 어쩔 수 없이 기용 되어야 하는 제라드와 헨더슨의 중원 조합도 지난 주말 FA컵 경기에서 조차 완전치 않은 모습을 보여 대부분의 리버풀 팬들은 에버튼 전 완패를 예상했다. 미랄라스가 리버풀의 수비진을 탈탈 털고, 제라드와 헨더슨의 중원이 에버튼 중원과 싸워보지도 못한 채 밀리며, 시소코가 제자리로 돌아오지 않는 장면은 경기를 보기 전까지 리버풀 팬들이 예상할 수 있었던 머지사이드 더비의 한 장면이었다.
선발 라인업이 뜰 때까지도 절망감은 가득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에버튼 전은 최근 리그 경기 중 가장 가뿐하게 승리를 챙길 수 있었던 예상외로 굉장히 손쉬운 경기가 되었다. 대부분의 팬들이 완패를 예상한 상황에서 오히려 대승을 거뒀다는 소식이 정말 신선한 충격이었다.
#. 부상 공백 + 컨디션 난조 =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한 상대 팀 ‘에버튼’.
사실 경기를 앞두고 부상 여파를 시름시름 앓고 있었던 것은 에버튼도 마찬가지였다. 선발 기용 인원도 적은 와중에 대부분의 선수들이 부상 및 혹사, 컨디션 난조로 완전치 않은 몸 상태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이번 머지사이드 더비에서 선발로 출전했던 선수들조차도 일부는 아직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한 몸 상태가 아니었다.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주전 공격수 루카쿠 마저 시작과 동시에 부상으로 이탈했으니 에버튼에게는 제대로 된 경기운도 따라주지 않았다.
90분 동안 보여준 에버튼의 경기력은 ‘답답함’이었다. 제 플레이를 펼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보니 선수들도 자신들의 기량을 발휘해주지 못했다. 이 날 경기를 앞두고 리버풀의 취약점 중 하나는 바로 부실한 중원과 불안한 수비였다. 에버튼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리버풀의 약점을 공략하기 위해 바로 전방으로 찔러주는 미드진의 전진 패스와 전달된 공을 받고 빠른 속도로 다음 플레이를 이어가는 공격진의 스피드가 필요했다. 하지만 에버튼은 이러한 리버풀의 취약점마저 제대로 공략할 생각을 못하면서 스스로 리버풀의 전방 압박에 취약해질 수밖에 없는 형태를 띠게 되었다. 즉, 리버풀의 지난 홈경기 상대였던 아스톤 빌라와 같은 플레이를 펼쳐주지 못했다는 뜻이다.
에버튼은 공을 잡은 즉시 리버풀의 중원과 수비진을 공략할 생각을 하지 못하고 고작 주변에 있는 동료에게 패스를 주기에만 급급하며 특별한 공격 패턴을 만들어가지 못했다. 마르티네즈 감독에게 지시받은 전술이 무엇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무의미한 플레이를 반복했고, 이 때문에 빌드업의 속도도 살아나지 않아 전방 압박에 스스로 취약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 이 상황을 눈치 챈 리버풀은 즉시 라인을 높여 전방 압박을 통해 에버튼 선수들의 공을 탈취했고, 에버튼은 볼 점유에도 연달아 실패한 채 경기를 자신들의 흐름으로 가져올 수 없었다.
시간이 흐르고 나니 가장 당황스러운 기색이 역력했던 곳은 수비진이었다. 상대의 강한 전방 압박에 빌드업 조차 진행되지 않자 평소의 페이스를 잃어버린 것이다. 결국 위험한 상황에서 수차례 치명적인 실수를 일으키며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고, 이웃 경기장으로 원정 온 에버튼 팬들의 원성 높은 야유 소리를 감당해야만 했다. 공격 쪽으로 볼 배급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다보니 미랄라스를 비롯한 공격진의 플레이는 볼 기회가 전혀 주어지지 않았다. 결국 에버튼이 90분 동안 보여준 경기력은 ‘답답함’과 ‘無’였다.
물론 에버튼이 이렇게 부진한 모습을 보여줬던 건 주전 선수들의 컨디션 난조와 루카쿠의 공백 때문이었을 것이다. 내심 루카쿠가 풀타임을 뛰었다면 에버튼이 조금은 나은 경기력을 펼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지만, 어쨌건 에버튼은 스스로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며 리버풀이 손쉽게 승리를 챙길 수 있도록 알아서 준비된 태도를 보였다. 굴욕스러운 더비 매치의 현장이었다.
#. 컨디션 드링크 빤 리버풀, 예상외의 가뿐한 승리.
반면 탈탈 털릴 것으로 예상됐던 리버풀은 제갈공명도 울고 갈 로갈공명의 현명한 지략과 아이템 현질(?) 덕에 가뿐히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 여기에 인심 좋은 이웃 ‘에버튼’씨가 아낌없이 베풀어 준 것은 덤이다. 리버풀이 가뿐히 승리를 챙길 수 있었던 이유는 아래와 같이 간단하게 정리가 가능할 듯하다.
가장 칭찬해 주고 싶은 점은 평소 때보다도 더욱 동료와의 라인 간격을 좁게 유지한 팀원 전체의 플레이다. 즉, 라인 플레이가 대단히 훌륭했다. 공격진과 수비진 사이의 라인 간격, 동료 선수와의 라인 간격을 좁은 간격으로 유지하면서 함께 공격하고 함께 수비하고자 하는 느낌이 굉장히 강했다. ‘팀원들 모두가 힘을 합쳐 함께 약점을 보완하고, 함께 상대를 물리치는 것.’ 리버풀 덕후들은 환장할 수밖에 없는 최고의 경기력이었다. 여기에 라인 간격을 좁게 유지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수아레즈와 스터리지의 활동량도 많아질 수밖에 없게 됐다. 이 날 수아레즈와 스터리지는 넓은 활동 반경을 보이며 팀의 수비에도 훌륭히 가담했고, 특히 스터리지는 직접 왼쪽 풀백 자리까지 내려와 돌아오지 않는 시소코를 대신해 종종 측면 수비를 담당하기도 했다. 시소코의 빈자리로 인해 센터백과 왼쪽 풀백을 동시에 수행해야 했던 팀 동료 ‘콜로 투레’에 대한 스터리지의 연민의 마음이 느껴졌던 플레이였다. 근데 과연 스터리지가 패널티 라인까지 내려올 동안 본래 그 자리를 지켜야했던 시소코는 어디서 뭘 하고 있었는지 내심 궁금하긴 하다.
또한 쿠티뉴를 본래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 배치한 것 또한 크게 작용했다. 이를 통해 헨더슨은 조금 더 낮은 지점에서 제라드와 함께 안정적으로 중원 지역을 담당할 수 있었고, 쿠티뉴 또한 본래의 역할을 맡으면서 그동안 보여줬던 발암 슈팅, 부족한 결정력 등의 안타까운 장면을 조금이나마 덜 보여줄 수 있었다. 쿠티뉴가 공격형 미드필더로 돌아오고 공백이 생기게 된 왼쪽 측면 지역은 수아레즈와 스터리지가 활발히 스위칭 플레이를 가져가며 책임졌다. 쿠티뉴가 공격의 중심이 되며 공간을 창출해 주는 패스로 공격 전개를 풀어주면 수아레즈나 스터리지가 활발히 뛰어다니며 공격을 마무리하는... 리버풀에겐 정석과도 같은 플레이를 에버튼 전엔 마음 놓고 볼 수 있었다.
(△ 추억의 컨디션 드링크. 널 여기서 보게 될 줄은 몰랐구나...)
하지만 이 모든 플레이는 역시 선수들의 빨간 컨디션이 갖춰지지 않았다면 불가능했을 플레이였다. 선수들의 컨디션이 좋지 않고 몸 상태가 무거웠다면, 좁은 간격을 유지해야하는 라인 플레이에 신경 쓸 겨를이 없어지고, 수아레즈와 스터리지가 폭 넓은 활동 반경을 가져가지 못해 부실한 중원과 불안한 수비진의 문제점을 에버튼에게 노출할 수 있었다. 비슷한 문제점을 노출했던 빌라전에 비하면 확실히 선수들의 몸 상태는 가벼웠고 이리저리 쌩쌩 뛰어다녀도 전혀 지치지 않을 듯한 컨디션이었다. 이는 모두 아이템을 쓸 타이밍과 아이템 선별 능력을 모두 갖춘 로저스 감독의 지략이 크게 작용했다. 내가 볼 땐 경기 전에 선수들에게 컨디션 드링크를 복용시킨 것이 틀림없는 것 같다. 컨디션 드링크를 lp를 주고 구입했는지, 아니면 주중에 전용구장에서 열심히 시뮬을 돌렸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 이 날 스크르텔이 검은 머리띠를 착용한 이유가 머리 부위에 난 상처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 이 머리띠는 우리가 모두 알고 있는 피온2의 '그' 검은색 머리띠 일 수도 있다. 즉, 남 몰래 스크르텔은 템빨을 갖춘 셈이다.)
(△ 이 날 경기에서 제라드 눈 밑에 붙어있던 '왕점'도 비슷한 이유로 로저스 감독이 착용시킨 아이템일지...)
가능하면 빠른 시일 내에 구급상자부터 어떻게 좀...
<골장면>
1. 캡틴이 만들어낸 첫 번째 골! 분위기를 리버풀 편으로 가져오다.
머지사이드 더비의 첫 번째 골은 캡틴! 제라드가 만들어냈다. 수아레즈가 그림같이 올려준 크로스를 높이 뛰어올라 그대로 골문으로 연결했다. 하워드 골키퍼가 뛰어올랐지만 막아내기엔 역부족이었다. 이 장면에는 검은 머리띠를 통해 능력치가 올라간 스크르텔이 직접 에버튼 수비를 끌어내 제라드가 헤딩할 공간을 만들어주는 헌신적인 플레이도 일품이었다. 제라드의 멋진 헤딩골은 경기를 지켜보던 리버풀 팬들과 동료 선수들을 흥분시켰고, 이 골로 인해 조금씩 리버풀의 편으로 무게를 더해가던 경기 흐름을 확실하게 가져올 수 있었다.
2, 3. 물 오른 스터리지, 환상적인 결정력!
최근 스터리지는 물 오른 결정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 날 경기에서도 변함이 없었다. 전반전에만 몰아서 두 골을 터트리며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보여줬다. 후반전에 PK만 성공했더라면 해트트릭까지 가능했으나 아쉽게도 거기까지 운이 따라주지는 못했다.
첫 골은 쿠티뉴의 그림 같은 패스가 빛을 발했다. 좌우 측면으로 활발한 움직임을 가져가던 쿠티뉴는 중앙으로 돌진하며 스터리지가 침투할 뒷 공간을 향해 패스를 뿌려줬고, 스터리지는 패스를 받고 침착한 결정력으로 골을 완성시켰다. 자신도 쿠티뉴의 패스가 환상적이었다는 걸 안 나머지, 세레머니 중에 옆에 있던 쿠티뉴를 치켜 세워주기도 했다. 두 번째 골은 콜로 투레의 롱패스가 빛을 발했고, 스터리지가 이를 받아내 공을 톡! 띄워 올리며 그림 같은 골을 성공시켰다. 개인적으로 스터리지의 두 번째 골 장면만큼은 꼭 영상을 통해 직접 확인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글을 통한 묘사가 부족하다 느껴질 만큼 멋진 골이다.
4. 수아레즈는 오늘도 골을 넣었고...
리버풀의 네 번째 골은 후반전에 터졌다. 백패스를 받고 볼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에버튼의 수비진이 순간적으로 흔들렸고, 이를 감지한 수아레즈가 스피드를 살려 공을 빼앗은 뒤 피치의 절반 이상을 드리블로 질주하며 대각선 방향으로 골문 깊숙이 슈팅을 날려 골을 기록했다. 오늘도 수아레즈는, 그리고 SAS 특공대는 골을 기록했다. 리그 최강의 투톱에게 앞으로도 기대가 모아진다. (버풀니즘 / 임형철 / stron1934@naver.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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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쨔식 글 재밌게 쓰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