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 독 : 루이스 모뉴
제 작 : 데이빗 빅슬러, 브레드 크레보이
각 본 : 마이클 해밀턴라이트, 로버트 스트라우스
촬 영 : 조지 무어디엔
편 집 : 글렌 갈렌드
음 악 : 팀 트루먼
출 연 : 제임스 벨루시, 카일리 트레비스, 샤논 워리, 프랭크 웨일리
평 점 : ****
"돈이 없어야 아이디어가 나온다." 비단 B급영화인들만의 슬로건은 아닐겁니다.
몇억을 들여서 만들어낸 화면에 필적할만한 작은 아이디어는 그 자체로서 금전적인 가치를 지니니까요.
돈이 없기때문에 B급영화의 생명은 아무래도 번뜩이는 아이디어에 있습니다. 그들영화가 주류영화들이 관객을 잃을까봐 쉽게 시도하지못하는 전복적인 일탈을 행하는것도 이것과 맞닿아 있지요.
하지만 아이디어의 수급에 있어서도 주류영화들에게 밀리는 건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사실입니다. 아직 헐리우드 메이져 영화사들이 영화판의 모든 인력에 마수를 뻗치기 전에야 B급영화들이 몇백만달짜리 아이디어을 쑥쑥 내뱉는 인재들을 운좋게 가지고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지금처럼 재능있는 인력들은 엄청난 연봉과 빨간색 페라리로 현옥되어 모두 메이져 영화사의 스튜디오에 가있는 실정에서는 아이디어로 거대한 돈더미와 싸우는것 조차 불가능한 일이 되버렸죠. 아주 가끔씩 <메멘토>같은 아이디어만으로 똘똘 뭉친 영화들이 튀어나오긴 합니다만 그리 흔한 일은 아닙니다.
여기에 <레트로액티브>를 조심스럽게 내밀어 볼까합니다. 정말로 조심스럽게 말이죠.^^
사실 <레트로액티브>의 영화적 만듦새는 B급영화 특유의 조악한 냄새를 그대로 풍기고 있긴해요. 그 조악함 이라함은 우리 흔히 말하는 3류영화들의 전형적인 모델을 말하는거죠. 스펙타클을 대체하는 아기자기한 액션시퀸스들, 미쳐 매듭짓지 못하고 풀어져버리는 이야기 구조, 너무나 익숙해져서 슬슬 지겨워져가는 클리세들. 나무토막같은 배우들의 굳은 연기까지..
<레트로액티브>가 이런 B급영화들의 천성들을 완전히 극복했다고는 생각치 않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이 영화는 아이디어 하나를 포착해서 그것을 끝까지 밀어붙이는 우직함을 가지고 있거든요.
<레트로액티브>가 가지고있는 최고의 아이디어는 '시간을 되돌린다'는 설정이예요. 예 물론 알죠. 이건 결코 새로운 컨셉은 아니죠. <사랑의 블랙홀>에서 사용되었던 그것이니까요. 거기다 우연히 비슷하게 겹쳐진거라고는 보이지도 않아요. 아예 <레트로액티브> 시나리오를 집필할때 책상 옆에는 줄곧 <사랑의 블랙홀> 시나리오가 있었을 거라는 혐의를 받을만하죠. 일정한 간격으로 시간이 반복된다는 설정도 그렇고 (<사랑의 블랙홀>은 하루였고, <레트로액티브>는 20분이죠.) 시간을 되돌아가는 본인외의 사람들은 인식하지 못한다는 것도 '표절'을 의심받게 합니다.
하지만 굳이 <레트로액티브>와 <사랑의 블랙홀>을 양쪽에 두고 표절운운하기 위해 영화를 볼 필요는 없어요. 그것처럼 소모적인 일도 없거든요. 비록 핵심적인 아이디어는 같을지몰라도 로맨틱 코미디였던 <사랑의 블랙홀>과 달리 '스릴러'라는 옷을 입힌 <레트로액티브>의 모양새는 분명 차별점이 존재하거든요.
그러고보니 간단한 줄거리도 설명하지 않은채 너무 많은걸 이야기하고 말았네요. 낯선영화일게 뻔한 <레트로액티브>에 관한 직접적인 스포일러언급은 피하면서 간단한 줄거리를 적어보겠습니다.
카렌(카일 트레비스)이라는 범죄심리학자가 있습니다. 우연히 얻어탄 자동차엔 싸이코끼가 다분한 남편과 그런 남자들에겐 꼭 한명씩있는 유약한 아내가 타고 있었습니다. 무난한 여행이 될리 없겠지요. 아내의 부정사실을 알아 챈 싸이코 남편은 급기야 총질을 해대기 시작하고 아내는 무참히 살해 당합니다. 이제 남은건 카렌의 생사죠. 그녀는 싸이코에게서 도망치다, 우연히 타임머신을 이제 막 개발해서 시험단계에있는 연구소에 도달하게 됩니다. 지금까지 있었던 비극적인 사태를 해결하기위해 카렌은 20분전으로 되돌아가는 타임머신을 타게 된다는 이야기죠.
<레트로액티브>가 무엇보다 탁월했던것, 뒤로 갈수록 흥미를 잃어버리지 않는 탄력성에 있습니다. 사태를 수습하려 과거로 돌아갔는데, 이건 수습을 커녕 더 크게 저질러놓고, 다시 해결하려 한번 더 돌아갔는데 역시 엉망진창이 되버렸죠. '엎친데 덮친격'이란 속담을 흥미있게 재현한 영화라고 할수 있어요.
같은 장소를 여러번 돌아간다는 아이디어 덕분에 영화는 같은 세트를 여러번 반복해서 재사용하는 실효성을 거듭니다. 참으로 뻔뻔하면서도 노골적이죠. 하지만 이건 순전히 아이디어가 이루어낸 성과죠. 이야기가 충분히 흥미있다면 같은 세트를 수십번 사용해도 상관없는 문제니까요^^
헐리우드의 간판 제작자 조엘실버는 <레트로 액티브>에 반해서 루이스 모뉴 감독의 다음영화인 <메이드맨>의 제작비를 선뜻 대줬다고 합니다.
비록 <메이드맨>과 가장 최근작인 <박쥐>가 별반 대단한 성과를 이루진 못했지만 주목할 여지가 있는 감독임에는 틀림이 없는것 같네요..
코리아필름 몽중인 회원꺼 퍼왓음당^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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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무지 모르겟는게 하나 있어서뤼...
시간을 꺼꾸로 되돌릴수 있다면?
상상은 행복하지만 실상은 참혹 그자체다.
되돌릴수록 나빠지는 상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