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 한국인 첫 MLB 골드글러브 품었다
작년 신설된 ‘만능 야수’ 부문 수상
명품 수비로 2-3루-유격수 맹활약
日 이치로 이어 아시아선수 두번째
공격상 ‘실버슬러거’ 후보에도 올라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2023 골드글러브 내셔널리그 유틸리티 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김하성. 사진 출처 샌디에이고 구단 소셜미디어
‘어썸 킴’ 김하성(28·샌디에이고)이 한국 선수 최초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골드글러브 수상자가 됐다. 아시아 출신 내야수로 범위를 넓혀도 1호 기록이다. 이전까지 아시아 출신으로 MLB 골드글러브를 받은 건 외야수인 스즈키 이치로(50·은퇴)가 유일했다.
MLB 사무국과 야구 글러브 제조회사 롤링스는 올 시즌 포지션별 골드글러브 수상자를 확정해 6일 공개했다. 김하성은 내셔널리그(NL) 유틸리티 부문 수상자로 뽑혔다. 여러 포지션을 오가면서도 자리를 가리지 않고 빼어난 수비를 선보인 다재다능함을 인정받은 것이다. 김하성은 올 시즌 2루수로 106경기, 3루수로 32경기, 유격수로 20경기를 소화했다.
김하성은 “골드글러브를 수상하게 돼 진심으로 기쁘다. MLB에 한국 야구를 알리게 됐고, MLB 진출을 꿈꾸는 한국의 후배들에게 좋은 동기부여도 된 것 같아 기쁘다. (앞으로) 한국 야구를 더욱 빛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하성과 NL 유틸리티 부문 골드글러브 경쟁을 펼친 최종 후보 2명은 모두 골드글러브 유경험자였다. 외야수 무키 베츠(31·LA 다저스)는 2014년 데뷔 후 골드글러브를 여섯 번 받은 선수다. 또 다른 후보였던 토미 에드먼(28·세인트루이스) 역시 2021년 골드글러브를 받은 적이 있다. 김하성은 올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때 어머니가 한국계인 에드먼과 키스톤 콤비로 합을 맞추기도 했다.
김하성은 한국프로야구 KBO리그에서도 2018∼2020년 3년 연속으로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적이 있다. 다만 KBO리그 골든글러브와 MLB 골드글러브는 개념이 다르다. KBO리그는 야구 기자단과 방송 관계자들 투표로 공수주를 합친 포지션별 최고 선수를 뽑아 골든글러브를 시상한다.
1957년부터 시상하기 시작한 MLB 골드글러브는 수비만 평가 대상이고 코칭스태프 투표 75%와 미국야구연구협회(SABR)에서 만든 수비 지표 SDI(SABR Defensive Index) 25%를 합쳐 수상자를 결정한다.
빅리그 최고 ‘멀티 수비수’로 이름을 올린 김하성은 포지션별 최고 ‘공격수’(타자)가 받는 실버슬러거 수상에도 도전한다. 김하성은 실버슬러거에서도 NL 유틸리티 부문 최종 후보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전까지 아시아 선수가 골드글러브와 실버슬러거를 동시에 수상한 것도 이치로뿐이다. 2001년부터 2010년까지 10년 연속 골드글러브를 받은 이치로는 2001, 2007, 2009년에는 실버슬러거까지 받았다. 오타니 쇼헤이(29)도 LA 에인절스 소속으로 2021년 AL 지명타자 부문 실버슬러거를 수상한 적이 있다. 올해 실버슬러거 수상자는 10일 발표된다.
강동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