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문화회관에 갔었다
왜?
꽁짜표가 생겨서...ㅎ
술값으로 엥겔계수만 잔뜩 높은 사람들의 공통점은 문화활동에
단 한푼도 안쓴다 거
그 전형이 바로 나다.ㅎ
초대권의 특징인 3층 어둠의 구석에 자리를 잡으니
무대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지휘자나 연주자의 표정을 볼수 없었으나 우리것을 즐기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한 서린 소리가 가슴에 팍팍 울려든다
오프닝 무대로 뉴욕필이 북한에서 공연할 적에 초연한 아리랑이
국악 오케스트라로
연주 될 적에 나도 모르게 고개를 무대로 깊숙히 쳐박고
머리가 자동으로 흔들 거린다
페이드 아웃
이 세상에 나온 사람 뉘 덕으로 나왔었나 불보살님 은덕으로
아버님전 뼈를 타고
어머님전 살을 타고 칠성님께 명을 빌어 제석님께 복을 타고
석가여래 제도하사...
이춘희 명창의 회심곡이 뼛속으로 스며든다
명사십리 해당화에 꽃 진다고 슬퍼마라 명년삼월 봄이 되면 너는
다시 피려니와
인생 한번 돌아가면 다시오기 어려워라 이 세상을 하직하고
북망산을 가리로다
어려서 부터 들어왔던 말씀이어서 일까
가사 구절구절이 내 정서에 합일된다
얘, 춘향아. 우리 한번 업고 놀자
아이고, 부끄러워서 어찌업고 논단 말이요? 건넌방 어머니가 알면
어떻게 허실라고 그러시요
너의 어머니는 소시때 이보다 훨씬 더 했다고 허드라, 잔말말고
업고 놀자
안숙선 명창이 판소리 춘향가 중 사랑가를 하는디
이리 오너라 업고 노자 이리 오너라 업고 놀자
사랑,사랑,사랑,내 사랑이야. 사라이로구나, 내 사랑이야
이렇게 남녀간의 사라노래를 오지고 제미지게 표현할수 있단 말인가
다시 페이드 인
김덕수 서물놀이패가 천지를 개벽하고 있다
신명을 받아 천지를창조하는 장면을 음악으로 표현 한다면
바로 저소리 일것이다
어둠속의 캄캄한 객석을 마치 새벽 어둠을 쫓듯이 조용하고
찬찬히 둥둥둥 열리고 있는 북소리
도당 도당 덩더더덩 덩더더덩 열린 새벽 아침에 졸졸 흐르는
시냇물 장구소리
챙채 재징 챙챙 챙채재쟁 사악한 기운을 모두 날려 버리는 괭과리
징 징 마침내 하늘이 열렸음을 알리는 징소리
흥에 겹고 넋이 나가 하늘 관람석에서 무대로 떨어질 번 했다
내가 어릴적 우리 마을에서는 농한기가 오면 온 동네 사람들이
모여서 농악을 했다
나도 국민학교 입학전에 황색 청색 어깨띠 두르고
소고 치면서
농악대를 따라 우리집 마당을 돌았던 기억이 선연하다
또
봄이 되면
우리집 안방 전축에서는 판소리와 쑥대머리 육자배기가
흘러 나왔고
장화홍련전과 콩쥐팥쥐전을 들으면서 거기 나오는 계모를 미워하기도 했다
기억 속에서는 얼마 지나지 않는 그 시절이 이제는 아득 하지만
내 가슴과 핏속에는 그 정서가 온전하게 오롯이 남아 있는것만 같다
첫댓글 우리나라의 풍물등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땡큐 입니다
구름이좋아 오후에 월미공원 나홀로 출사~
잔디밭에 앉아 잠깐쉬어가며 잘읽었어요
혼자 다니지 마시옵소서 ㅎ
@이박사 국악을 좋아하시나 봅니다.
판소리 한대몫 넘 좋습니다.ㅎ
잼난글 잘 읽고 갑니다 행복하세요
고맙습니다
우리나라의 민속음악은 어디서나
정겨웁지요,
옛추억이 그리운것은 나이탓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