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4일(일) ... 해남 달마산(489m)
등산코스 : 송천마을 -> 관음봉 -> 바람재 -> 억새능선 -> 달마봉(불썬봉) -> 미황사 주차장 (6km, 4h)
< 달마산 소개 >
달마산은 해남군에서도 남도에 치우져 긴 암릉으로 솟은 산이다. 두륜산과 대둔산을 거쳐 완도로 연결되는 13번 국도가 지나는 닭골재에 이른 산맥은 둔덕 같은 산릉을 넘어서면서 암릉으로 급격히 모습을 바꾼다.
해남군 송지면과 북평면에 걸쳐 있는 489m의 달마산은 기묘한 모습의 암릉이 길게 다도해를 향해 펼쳐저 있어 한폭의 그림 같은 산이다.
남도의 금강산 답게 공룡의 등줄기 처럼 울퉁불퉁한 암봉으로 형성되어 있으며, 능선은 단조로운 산행과는 달리 계속해서 정상을 향해 가는 등반으로 멀리 멋진 해안선을 조망하는 산행은 즐거움으로 가득하며, 특히 정상에서 바라보는 남도의 풍경은 가히 장관이다.
북쪽으로는 남도의 명산 두륜산이 위풍당당하게 서있고, 동쪽으로는 그 옛날 바다의 제왕 장보고의 해상왕국 이었던 완도가 보인다.
남쪽으로는 달마산 바위 암릉이 도솔봉을 지나 멀리 땅끝 까지 내달리고, 서쪽 해남반도 해안 너머로 우리나라에서 세번째로 큰 섬인 진도가 육지 처럼 버티고 서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달마산에 관한 기록은 고려 때 부터 나온다.
동국여지승람에는 남송 사람이 달마산을 다녀갔다는 기록이 나온다.
그러나 여기에는 미황사를 품은 산이 왜 달마산인지 그 이유는 분명하지 않으나, 달마대사의 이름에서 연유한 것만은 사실인 것 같다.
< 천년의 숨결 품은 해남 달마산을 가다 >
송촌마을에서 산행을 시작하였다. 도로의 표지판을 보고 산행을 하기 위해 논두렁 길을 걸어 산 기슭을 향해 걸었다. 오후에 비가 내리는 것으로 예보되어 있어서 이미 날씨가 잔뚝 흐리고 이슬비도 조금씩 내리고 있었다.
땅끝마을인 송촌리에는 이미 봄이 오고 있었다. 길가에 있는 나무들의 기지 끝에는 봄꽃을 피우기 위해 몽울져 때를 기다리고 있다.
걷기 시작해서 약 1.5km정도 지나니 길 양 옆에 무성한 조릿대를 만난다. 여기서 부터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는데 서로 뒤엉켜 있는 넝쿨들과 우거진 잡목은 잠시나마 밀림을 생각나게 한다.
어른 키보다 훨씬 자란 조릿대 숲길은 터널 길을 만들어 놓았고 촘촘하게 키재기 하고 있다.
겨우 길을 트며 걸어가자 이젠 대나무 숲길이 나온다.
곧게 뻗은 대나무들이 위용과 청정한 기상을 자랑한다.
조릿대 길과 풀섶을 몇번 지나니 이젠 산비탈 가득 커다란 바위들이 우뚝 앞을 가로 막는다.
쏟아질듯한 너덜지대와 양손을 이용해서 올라야 하는 급경사의 오르막 바윗길, 이슬비 내려 약간 미끄러운 바윗길을 어떻게 통과해야 하나 하는 생각에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오르락내리락 계속 이어지는 길과 길게 뻗어있는 암릉의 능선 길이 재미있게 펼쳐진 것이 달마산의 매력이긴 하지만, 오늘은 멋진 조망도 없고 산행 길이 미끄러워서 악산임에 틀림없다는 생각이다. 바람을 피해 바위 뒤에서 잠시 쉬면서 간식 타임을 갖는다.
시원한 바람과 희미한 암릉만 보일 뿐 바다 조망이 전혀 없어, 버스로 5시간이나 걸려 내려온 정성이 허무하게 느껴지나 비가 내리지 않는걸 위안삼아 산행을 계속 한다.
다시 오르막의 바윗길이 나왔다. 겨우 올라가니 또 다른 오르막길이 나오고 다시 급한 경사의 내리막길이 나왔다.
다시 길게 펼쳐진 능선과 키가 작은 억새밭이 나왔다. 이렇게 험한 바윗산 길에 억새밭이 있다는게 신기할 따름이다.
우여곡절 계속해서 걸으니 드디어 정상에 도착했다. 한무더기의 돌탑이 세워져 있고, 그 옆에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안내판에는 다도해가 조망이 된다고 설명하고 있는데, 오늘은 날씨가 흐려서 바다를 전혀 볼 수가 없다.
날씨가 좋을 때에는 영암의 월출산과 가까이 있는 완도, 진도의 바다 뿐이 아니라 멀리 제주도까지도 보인다고 한다.
정말 육지 끝 ... 땅끝에 와 있다는 것이 실감나지 않는다. 날씨는 흐리고, 잔잔히 부는 바람, 애잔한 감상을 마치고 급경사의 길을 내려가 완만한 녹색의 사철나무가 숲을 이루는 미황사로 내려가는 길을 걷는다.
미황사는 신라 경덕왕 8년에 창건 되었다. 전설에 의하면 신라 때 바닷가에서 소가 '등과 불상과 불경'을 싣고 오다가 현재의 대웅전 앞에서 크게 울고 쓰러져 죽어서 그 자리에 묻고, 마을 이름을 우문리라 하고, 누런 황소가 왔다하여 미황사라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미황사 뒤편에 병풍처럼 둘러선 달마산은 그 빼어난 아름다움 때문에 남도의 금강산이라고도 불린다.
달마대사가 중국에 선을 전하고, 해동의 달마산에 늘 머물러 있다고 하여 달마산이라 이름지어졌다고 한다.
< 땅끝 마을에서 부르는 노래 > ... 송수권
달마산 찾아 땅끝 마을.
뿔끈 솟은 사자머리 턱봉을 오르니
오늘은 바람 불고 물파랑만 높다
저 미황사 스님들 궁고 치는 날인가 보다
백두대간을 따라오다 마지막 끝난 지점
돌아서서 보면 다시 처음의 시작이기도 한
이길은 언제나 희망이었고 믿음이었다
그러므로 축복이 열리는 땅
갈두리에 와서 하룻밤 지새고나니
가슴속에 벌써 불곰같은 아침 해가 뜬다
누군가 첫발을 내딛었을 때
그 길은 늘 혼자였고 두려움이었다
그러므로 내 외로운 낮선 방황도
오늘 이곳에 와서 첫발자국을 찍는다
첫댓글 봄 냄새가 납니다...즐산하세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