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efense security Asia] 싱가폴에어쇼 2022에서 AESA 레이더를 탑재한 FA-50을 제안한 KAI: 암람을 장착한 블록20 개량을 위한 비밀계획 진행 중?
https://kkmd.tistory.com/m/282
KAI FA-50
2022년 2월 24일 시작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여러 가지 시사점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우크라이나 공군이 운용 중인 MiG-29 펄크럼의 활약이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습니다.
이번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러시아 공군이 얼마나 졸전을 벌이고 있는지는 이미 유명한 이야기입니다. 최신예 전폭기 Su-34 풀백과 심지어 러시아가 자랑하는 공중 우세기 Su-35 플랭커도 격추당했다는 소식이 있을 정도니까요.
1977년 초도 비행을 시작한 구식 MiG-29를 몰고서 혼자 러시아 전투기 6대를 격추시켰다는 에이스 파일럿 ‘키이우의 유령’은 실존하지 않는 인물로 밝혀졌지만 어떻게 우크라이나 공군이 낡디 낡은 MiG-29로 러시아 공군과 제공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지는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이에 대해 서방의 군사 전문지들, 예를 들면 The War Zone이나 19fortyfive 같은 곳에서 상세한 분석을 해주고 있는데요. 정리해 보면 이렇습니다.
첫째. 뛰어난 정보 감시 및 정찰(ISR) 능력을 지닌 미국과 서방의 도움을 받아 언제, 어디서 러시아 전투기가 다가올지 미리 알 수 있었다는 점.
둘째. 구소련 시대의 유산이기는 하지만 우크라이나에 남아 있던 S-300 PT/PS 같은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과 휴대용 대공미사일 MANPADS의 활약.
셋째. 엉망진창이 된 전자전 시도 등 러시아 공군 수뇌부의 무능력 등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여기서 수세적 제공작전과 공세적 제공작전의 차이점이 드러나는데요. 만약 우크라이나의 MiG-29가 적의 방공망을 뚫고 들어가야 하는 공세적 제공작전을 펼쳐야만 했다면 생존율은 극히 낮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아군의 정보 감시 및 정찰(ISR) 자산과 촘촘한 방공망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는 수세적 제공작전에서는 1977년에 탄생한 MiG-29 같은 기체들도 기대 이상의 선전을 할 수 있었다는 의미가 됩니다.
제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바로 이 부분입니다. 비록 일부 밀리터리 매니아들에 의해 훈련기에서 파생된 전투기라는 이유로 가상 적국 중국 공군의 침공이 있다면 낙엽처럼 떨어져 나갈 ‘종이 비행기’라는 비난을 받고 있는 FA-50이지만 2000년대에 탄생한 FA-50이 MiG-29보다 뛰어난 성능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에는 많은 전문가들도 동의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과 동맹국 미국의 ISR 자산과 방공 시스템 능력이 우크라이나의 그것보다 못할 리가 없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방어적 제공작전에서 FA-50이 어느 정도의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 짐작이 간다는 뜻입니다.
지난 2021년 ADEX에서 만난 업계 관계자 및 군 관계자와 FA-50 블록 20 업그레이드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공군 수뇌부가 왜 FA-50 블록 20 업그레이드에 부정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느냐는 제 질문에 “국회의원들 같은 정치가가 문제”라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AESA 레이더를 장착하고 암람(AMRAAM)같은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을 장착한 블록 20로 업그레이드된 FA-50의 능력은 공군 수뇌부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는 뜻이죠. 하지만 일부 (식견이 떨어지는) 국회의원들이 블록 20로 업그레이드 된 FA-50이 있다면 KF-21 같은 전투기 도입 숫자를 줄여도 되지 않느냐는 논리를 들고 나온다는 것을 학습했기에 공군 수뇌부들이 FA-50 블록 20 업그레이드를 꺼려한다는 것이었습니다.
FA-50 블록 20 컨셉 아트
이미 도입되어 실전 배치된 60대의 FA-50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도, FA-50의 해외수출을 장려하여 생산비용 및 유지비용을 절감할 뿐만 아니라 차기 전투기 연구개발을 위한 생산라인과 관련 인력들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FA-50 블록 20 업그레이드는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KAI 관계자의 전언에 따르면 100대 가까이 생산되어 있는 T-50에 대한 전반적인 업그레이드 작업도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고 있는 중이라고 하는데요. 국내 군사 전문지를 읽다가 아무 생각 없이 읽으면 놓치기 쉬운, 그러나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 문장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이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2022년 3월 2일 말레이시아의 군사 전문지 Defense Security Asia가 게재한 기사를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이야기를 마저 해보도록 하지요.
______________________
한국항공우주산업(KAI)가 제작하고 말레이시아 경전투기(LCA) 사업 수주전에 참여하고 있는 FA-50 파이팅 이글에 현재 KAI가 개발 중인 4.5세대 전투기 '보라매'에 탑재되는 능동전자주사위상배열(AESA) 레이더가 장착될 수 있다.
이미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 의해 개발된 전술입문훈련기(LIFT) 겸 경전투기(LCA)인 FA-50 파이팅 이글은 이스라엘 업체 엘타(Elta)시스템이 만든 ELM-2032 기계식 레이더를 사용하고 있다.
FA-50에 탑재된 ELM-2032 레이더가 이스라엘 기업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한국항공우주산업 KAI가 말레이시아에 18대의 FA-50을 공급하겠다는 제안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겠느냐는 의문이 있었다. 팔레스타인 국민들의 투쟁을 강력히 지지하고 있는 말레이시아의 국가 정책상 결코 이스라엘이 만든 장비나 부품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 업계 소식통은 Defense Security Asia에게 만약 말레이시아 정부가 FA-50을 선택한다면 한국항공우주산업 KAI가 ELM-2032 레이더를 비롯한 기체 내 다른 이스라엘제 부품들을 미국이나 대한민국 기업이 만든 부품으로 대체할 예정이라고 이미 설명한 적이 있었다. 이러한 조치는 이 동남아시아 국가가 구매하게 될 기체에 이스라엘 부품이 단 하나라도 포함되지 않도록 보장하기 위해서이다.
최근 싱가폴에서 개최되었던 Singapore Airshow 2022가 진행되는 동안 저명한 국제 밀리터리 전문 포털 Defense News와의 인터뷰에 응했던 한국항공우주산업 소속 이창재 현지 매니저는 말레이시아가 FA-50을 선택할 경우 현재 탑재된 이스라엘제 레이더를 다른 나라에서 만든 레이더로 교체할 것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해 주었다.
이창재 매니저는 현재 KAI가 제작 중인 4.5세대 최첨단 전투기 KF-21 '보라매'에 탑재하기 위해 한화가 개발하고 있는 AESA 레이더를 변형시킨 보급형 AESA 레이더 등을 말레이시아에 제안하고 있는 FA-50 파이팅 이글에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던 것이다.
놀랍게도, 정말 말레이시아가 고등전술훈련기(ATT) 겸 경전투기(LCA)인 대한민국 FA-50 Fighting Eagle을 선택한다면 대한민국이 만든 KF-21 보라매용 AESA 레이더의 파생형도 함께 제공될 것이라는 뜻이다. 2022년 7월 첫 비행이 예정된 한국항공우주산업의 KF-21 '보라매' 전투기는 대한민국 현지 방산업체인 한화 시스템이 개발한 AESA 레이더를 사용한다.
한화 시스템의 설명에 따르면, 최신예 4.5세대 전투기 KF-21 보라매에도 장착되는 AESA 레이더는 "전투기의 눈"으로 묘사된다.
한화 시스템 관계자는 "KF-21에 탑재되는 AESA 레이더는 첨단 전투기에 있어 가장 중요한 항공전자 센서 중 하나로 영상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것은 물론이고 정찰 및 감시, 공중 및 지상 목표물을 추적하는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KF-21용 AESA 레이더는 200km가 넘는 거리에서 다수의 목표물을 동시에 탐지하고 식별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이번 AESA 레이더 개발작업은 대한민국에게 있어서도 최초의 시도였으며 아무도 그 성공을 장담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가장 현대적인 최첨단 전투기를 제작하는데 있어 AESA 레이더는 빠져서는 안될 중요한 부품이다.
AESA 레이더는 비능동전자주사위상배열(Passive Electronic Scan Array: PESA) 레이더에 비해 다양한 장점을 지니고 있다. 훨씬 더 먼 거리에서 탐지가 가능하고 탐지 대상의 크기가 작더라도 보다 정확하게 목표물을 탐지 및 식별할 수 있다.
게다가 다수의 T/R 모듈을 통해 다양한 위상의 빔을 발사할 수 있기 때문에 적이 레이더파를 역추적하여 포착하기가 어렵고 적기가 시도하는 전자전(jamming)에 견디는 능력도 탁월하다. AESA 레이더는 또한 자유롭게 빔의 방향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덕분에 출력을 높여 빔을 집중할 수 있다면 역으로 상대방의 항전장치를 태워버리는 전자전을 펼칠 수도 있다.
바로 이런 장점 때문에 세계 각국이 자국 전투기에 AESA 레이더를 장착하고 싶어하는 것이다. 그러나 AESA 레이더를 개발 및 생산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며 오로지 소수의 국가만이 AESA 레이더를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지금까지 AESA 레이더를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국가로 언급되고 있던 서방 국가들은 미국, 영국, 스웨덴, 프랑스 그리고 이스라엘 5개 나라였다. 이제 여기에 대한민국이 추가되는 것이다.
_______________________
지금까지 2022년 3월 2일 말레이시아의 군사 전문지 Defense security Asia가 게재한 기사 “KAI offers Malaysia FA-50 LCA using AESA Radar (한국항공우주산업, 말레이시아에게 AESA 레이더를 장착한 FA-50을 제안하다)”를 번역해 보았습니다.
KKMD 331화를 통해 FA-50에 국내에서 개발한 AESA 레이더의 보급형을 장착하고 국산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을 장착하는 방안을 KAI가 구상하고 있다고 전해 드린 적이 있습니다. 지난 2월에 있었던 싱가폴 에어쇼 2022에서 이에 대한 공식적인 언급이 나왔다는 내용의 외신입니다.
FA-50에 국산 AESA 레이더가 장착되면 가격이 급상승하지 않느냐라고 질문하는 시청자가 있어 관계자에게 문의해 봤더니 국내에서 개발되는 AESA 레이더이기 때문에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미미한 수준이라고 답했습니다. 단지, 국산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은 좀 생각해봐야 하는데 현재 국내 기술로 충분히 개발은 가능하지만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느냐는 문제가 있다고 했습니다.
KKMD를 진행하면서 여러 자료를 공부한 덕분에 알게 된 사실입니다만, 대한민국의 미사일 테크놀로지 수준은 세계적으로 봤을 때도 일류(Top Tier)에 속합니다.
세계적인 군사 전문지 Naval News는 2021년 2월 15일 기사를 통해 “램젯 엔진, 데이터 링크 기술 등 '공대함 유도탄-Ⅱ' 미사일을 개발하면서 확보하게 된 여러 기술들이 공대공 미사일 개발에도 적용될 수 있어 대한민국 국내 기술로도 큰 어려움 없이 램젯 방식으로 추진되는 200㎜ 미티어(Meteor)급 공대공 미사일을 개발할 수 있게 되었다”고 전했습니다.
미국이 개발중인 차세대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 AIM-260 JATM에는 “이중펄스 로켓기술”과 “측추력 기술”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대한민국은 이미 이 두 가지 기술력이 투입된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바로 한국형 사드(THAAD)라고 불리는 L-SAM 미사일이 그것입니다.
이렇게 중장거리 공대공 미사일을 개발할 수 있는 기술적 여건은 이미 국내에 형성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다만, 경제성이 있느냐는 것이 문제인데요. 만약 FA-50 60대를 블록 20로 업그레이드하고 120대의 KF-21을 생산하여 여기에 국산 중장거리 공대공 미사일을 장착한다면 최소 1,000발 이상의 생산량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측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인도네시아가 가져가는 IF-21 50대와 노후화가 심각하게 진행된 공군의 F-5를 대체할지도 모를 블록 20 버전의 FA-50이 추가된다면 생산량은 더 늘어날 수도 있습니다. 여기 더해 공대공 미사일을 지대공 미사일이나 함대공 미사일로 개량한 사례도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미국도 AIM-120 암람을 파생시켜 지대공 방공체계 NASAM으로 만들었으며 독일도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 IRIS-T를 지상형으로 변화시킨 버전도 존재합니다. 국산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을 개발해도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제가 영상 제목에 KAI가 암람(AMRAAM)을 장착한 FA-50 블록 20를 위한 비밀계획을 진행 중이라고 말씀 드렸습니다. 국내 군사전문지 밀리터리 리뷰는 2022년 3월호에서 “KAI가 미국회사를 통해 별도로 미국산 레이더를 도입해 AIM-120 암람과 통합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산 레이더를 도입하는 방법은 국산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의 개발을 기다리지 않고 FA-50에 곧바로 AIM-120 암람을 장착할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이기도 합니다.
미국은 자국산 전투기에는 자국산 레이더와 자국산 공대공 미사일 통합만 허용하고 있습니다. 다른 나라 전투기에 미국 공대공 미사일을 장착하려면 레이더는 반드시 미국산이어야 한다는 불문율이 있습니다. 그래서 프랑스 라팔과 스웨덴의 그리펜 그리고 일본의 F-2 모두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로 암람을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KF-21 보라매의 경우도 임무 컴퓨터와 레이더가 한국제이기 때문에 암람의 통합을 허용해줄까 라는 의구심도 생기지만 미국은 차세대 공대공 미사일 AIM-260을 개발 중이고 중국을 견제해야 할 필요성 때문에 KF-21에 AIM-120 암람을 무난하게 통합시켜주지 않을까 라는 예상은 하고 있습니다. 물론 미국이 통합해주지 않을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요.
오늘 소개해 드린 해외기사를 통해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KAI가 FA-50의 블록 20 업그레이드에 무척이나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KAI는 말레이시아 경전투기 수주전 승리의 열쇠를 쥐고 있는 말레이시아 공군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산업통상자원부의 예산지원 50%와 자체 예산 50%를 활용하여 FA-50의 블록 20 업그레이드에 나서고 있습니다.
KAI의 계획대로 시계 외 공중전(BVR) 능력을 보유하고 작전반경이 확대된 블록 20 업그레이드가 이루어진다면 세계 경전투기 시장에서 대한민국 검독수리 FA-50의 경쟁력은 지금과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높아지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FA-50의 경쟁력은 곧 KF-21 보라매의 경쟁력으로 이어지게 될 것입니다.
외신 기사 원문 링크 https://defencesecurityasia.com/kai-fa50-radar-aesa/
이 포스팅을 유튜브 영상으로 보고 싶다면? https://youtu.be/6e7lMZ_Lbv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