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지심경 234 /앙산혜적 선사 /한 물건도 마음에 없다
仰山이 一日에 見香嚴하고 乃問호대 近日에 師兄見處가 如何오 嚴云 據我見處인대 無一物可當情이니라 師云 你解가 猶在境이로다 嚴云 某甲은 只如是어니와 師兄은 又作麽生고 師云 你豈無能知無一法可當情者아
앙산 선사가 하루는 향엄 선사를 보고 물었다.
“요즘 사형의 견해가 어떻습니까?”
향엄 선사가 말하였다.
“나의 견해에 의거하건대 한 물건도 마음에 해당되는 것이 없느니라.”
앙산 선사가 말하였다.
“그대의 견해가 오히려 경계에 있도다.”
향엄 선사가 말하였다.
“저는 다만 이와 같거니와 사형은 또한 어떻습니까?”
앙산 선사가 말하였다.
“그대가 어찌 한 물건도 마음에 해당되는 것이 없는 것을 알지 못하랴.”하였다.
해설 ; 앙산혜적(仰山慧寂,807-883) 선사는 광동성(廣東省) 소주(韶州)에서 태어났다.
속성은 섭(葉)씨이며, 법명은 혜적이다. 17세 때 출가하여 위산(潙山) 선사의 법을 이었다.
앙산 선사는 소석가(小釋迦)라 불릴 만큼 지혜가 깊었고 스승 위산(潙山) 선사와 아울러 부르는 선가오종(禪家五宗) 중의 하나인 위앙종(潙仰宗)의 선풍(禪風)을 개창한 분이다.
불교공부를 하거나 기도를 하거나 참선을 하거나 기타 갖가지 수행을 하면서 도반이나 사형 사제들에게 자신의 견해를 드러내어 의논해 보고 다른 이의 견해를 물어서 참고하여 자신의 수행을 다듬고 바로잡아 나가는 것이 종교생활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일이다.
만약 한철을 참선하면서, 또는 1년, 10년을 참선하면서 단 한 번도 조실이나 선배나 도반에게 공부에 대해서 의논해 보지 않는다는 것은 진정한 공부인의 자세라고 할 수 없다.
기도나 경전 공부나 봉사활동이나 모두가 다 같다.
자신이 가고 있는 길이 옳은가 틀리는가를 점검한다는 것은 마치 자신이 먹는 음식이 어떤 음심식인가를 살펴보는 일과 같이 중요하다.
만약 변질된 음식이나 독이 든 음식을 먹으면 생명에 치명상을 입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반드시 생각하고 생각
해야할 중요한 문제다.
위와 같은 고인들의 공부
에 대한 태도를 살펴
보면서 자신의 수행에 거울로 삼아야 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