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진 군과 저녁 외식을 하며 2024년 집 안과 밖에서 하고 싶은 것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영진아, 다음주에 졸업식 한다. 그럼 이제 고등학생이네.”
“네.”
“영진아, 고등학생 된 만큼 스스로 하는 것을 조금 늘려보면 어때? 다른 고등학생 친구들은 집에서 혼자 있거든.
자기 할 일 하면서.”
“네.”
“정말? 자기 할 일이라고 하는건 영진이 먹고 나면 식탁 닦는 거랑 바닥 닦는거 포함, 놀이터 다녀오고 집에서 공부도 하고,
TV도 보고, 핸드폰도 하고, 밥도 차려 먹고, 간식도 먹고 할거 진짜 많네. 또 뭐가 있을까?”
손으로 가리킨다.
“아! 영진이 분리수거도 하지?”
“네.”
“멋지다. 진짜. 영진아 아파트에 사니까 옆집 할머니도 자주보고, 놀이터 가면 강아지 젤리 할머니도 계시지?
자주 뵙는 이웃분들에게 인사 잘 드릴 수 있지?”
“네.”
“고등학교 되는 2024년 영진이 잘 할 수 있겠어?”
“네.”
“이렇게만 되면 우리 영진이가 아파트에서 할 수 있는 게 더 많아지겠다. 그렇게 되길 바랄게.”
“네.”
주거라는 뜻을 보니 ‘일정한 곳에서 머물러 삶. 또는 그 집’을 뜻한다.
정영진 군의 주거 지원을 함에 올 해 목표는 혼자 할 수 있는 일을 더 늘려가는 것이다.
그리고 방학이라는 기간을 기회로 삼아 집 안과 밖에서 혼자 할 수 있는 일을 늘려 가려 한다.
자기가 주인 된 삶을 산다. 누구보다 자기가 원하는 것을 잘 표현하는 정영진 군이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것을 해
달라 요구하는 것 뿐 아니라 이제 독립적으로 스스로 자기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과정을 시작하려 한다.
엄마가 없는 시간 핸드폰 하고 놀이터에서 놀고 자기 먹을 것을 챙겨 먹을 수 있는 것.
그리고 그것들을 스스로 정리하며 집 안과 밖에서 지낼 수 있는 그때를 기대해 본다.
집 주변에서 만나는 이웃 분들에게 인사드리고 자연스럽게 아파트 주민으로 살아가는 그 때를 말이다.
엄마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야겠다.
2024년 1월 2일, 화요일, 김주희
그 때를 바라보며 나아가니 고맙습니다.
영진이가 주인 노릇하는 일이 많아지고 그 수준이 높아지길 바랍니다. 더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