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치악산 전래동화 한지(韓紙)에 그려놓고 /
홍판서 옛이야기 옻칠로 묻어두니 /
쌍쌍이 원앙새 되어 행복하게 사세요.”
이는 채현병 시인의 <원앙삼층장(鴛鴦三層欌)>이란 시로
‘감(感), 원주한지를 느끼다’ 전에 출품한
최미숙 작가의 한지 옻칠가구를 보고 쓴 것입니다.
얼마 전 KBS-1TV ‘진품명품’ 프로그램에는 ‘경기원앙삼층장’이 나왔습니다.
원래 ‘삼층장(三層欌)’은 3개의 층으로 이루어진, 옷 등을 보관하는 가구입니다.
▲ <원앙삼층장>, 높이 147 - 가로 104.5 - 세로 : 53.5, 국립민속박물관 소장
전통 가구에는 ‘장(欌)’과 ‘농(籠)’이 있는데
이 가운데 장은 일체형 가구 안에다가 목판을 덧대어 내부에서 층을 구분한 것이고,
농은 아예 하나의 궤짝 위에 다른 궤짝을 가져다 쌓은 것이지요.
따라서 농은 층별로 따로 떼어 놓을 수 있고,
각 칸 양쪽에 달린 손잡이를 통해 들어서 옮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장의 경우는 따로 들 수 있는 손잡이 같은 것이 달리지 않고,
옮길 때에는 통째로 들어서 옮겼지요.
방송에 출품된 3층장은 평평한 천판 아래에 4개의 서랍이 있고,
그 아래에 양옆으로 여닫을 수 있는 문이 달린 수납공간이 3개 있습니다.
그 가운데에는 원형 앞바탕에 원형 고리가 달린
보상화(寶相華, 모란과 연꽃을 써서 만든 가상의 꽃) 무늬의 장석이 달렸고,
좌우에는 제비초리(제비의 꼬리같이 생겼다는 뜻) 장석이 달렸으며,
서랍 손잡이는 박쥐무늬가 새겨졌습니다.
특히 ‘원앙장’은 맨 아래 나란히 여닫이문 한 쌍이 있어
원앙 같다고 하여 붙인 이름으로 부부 금실을 비손했는데
우리 겨레는 장에 이렇게 아름다운 원앙장을 썼는가 하면
국립고궁박물관에 가면 '나전붉은칠이층농'처럼 참 화려한 농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