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7일 연중 제31주간 금요일
제1독서 <이 은총은 내가 다른 민족들을 위하여 그리스도 예수님의 종이 되어, 그들이 하느님께서 기꺼이 받으시는 제물이 되게 하는 것입니다.> ▥ 사도 바오로의 로마서 말씀입니다. 15,14-21 14 나의 형제 여러분, 나는 여러분 자신도 선의로 가득하고 온갖 지식으로 충만할 뿐만 아니라 서로 타이를 능력이 있다고 확신합니다. 15 그러나 나는 하느님께서 나에게 베푸신 은총에 힘입어 여러분의 기억을 새롭게 하려고, 어떤 부분에서는 상당히 대담하게 썼습니다. 16 이 은총은 내가 다른 민족들을 위하여 그리스도 예수님의 종이 되어, 하느님의 복음을 전하는 사제직을 수행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리하여 다른 민족들이 성령으로 거룩하게 되어 하느님께서 기꺼이 받으시는 제물이 되게 하는 것입니다. 17 그러므로 나는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하느님을 위하여 일하는 것을 자랑으로 여깁니다. 18 사실 다른 민족들이 순종하게 하시려고 그리스도께서 나를 통하여 이룩하신 일 외에는, 내가 감히 더 말할 것이 없습니다. 그 일은 말과 행동으로, 19 표징과 이적의 힘으로, 하느님 영의 힘으로 이루어졌습니다. 그리하여 나는 예루살렘에서 일리리쿰까지 이르는 넓은 지역에 그리스도의 복음을 선포하는 일을 완수하였습니다. 20 이와 같이 나는 그리스도께서 아직 알려지지 않으신 곳에 복음을 전하는 것을 명예로 여깁니다. 남이 닦아 놓은 기초 위에 집을 짓지 않으려는 것입니다. 21 이는 성경에 기록된 그대로입니다. “그에 관하여 전해 들은 적 없는 자들이 보고, 그의 소문을 들어 본 적 없는 자들이 깨달으리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이 세상의 자녀들이 저희끼리 거래하는 데에는 빛의 자녀들보다 영리하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6,1-8 그때에 1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부자가 집사를 두었는데, 이 집사가 자기의 재산을 낭비한다는 말을 듣고, 2 그를 불러 말하였다. ‘자네 소문이 들리는데 무슨 소린가? 집사 일을 청산하게. 자네는 더 이상 집사 노릇을 할 수 없네.’ 3 그러자 집사는 속으로 말하였다. ‘주인이 내게서 집사 자리를 빼앗으려고 하니 어떻게 하지? 땅을 파자니 힘에 부치고 빌어먹자니 창피한 노릇이다. 4 옳지, 이렇게 하자. 내가 집사 자리에서 밀려나면 사람들이 나를 저희 집으로 맞아들이게 해야지.’ 5 그래서 그는 주인에게 빚진 사람들을 하나씩 불러 첫 사람에게 물었다. ‘내 주인에게 얼마를 빚졌소?’ 6 그가 ‘기름 백 항아리요.’ 하자, 집사가 그에게 ‘당신의 빚 문서를 받으시오. 그리고 얼른 앉아 쉰이라고 적으시오.’ 하고 말하였다. 7 이어서 다른 사람에게 ‘당신은 얼마를 빚졌소?’ 하고 물었다. 그가 ‘밀 백 섬이오.’ 하자, 집사가 그에게 ‘당신의 빚 문서를 받아 여든이라고 적으시오.’ 하고 말하였다. 8 주인은 그 불의한 집사를 칭찬하였다. 그가 영리하게 대처하였기 때문이다. 사실 이 세상의 자녀들이 저희끼리 거래하는 데에는 빛의 자녀들보다 영리하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정인준 파트리치오 신부의 강론말씀
“영리하게 대처하였기 때문”
사도 바오로의 삶을 보면 부끄러운 자신을 봅니다.
‘선교’, ‘선교’하면서도 성당 안에서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 은총은 내가 다른 민족들을 위하여 그리스도 예수님의 종이 되어, 하느님의 복음을 전하는 사제직을 수행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리하여 다른 민족들이 성령으로 거룩하게 되어 하느님께서 기꺼이 받으시는 제물이 되게 하는 것입니다.”(로마 15,16)
사도 바오로는 이방인들을 위한 사도로서의 소명감을 갖고 온 열정을 쏟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사도의 진실과 성실함에 감탄을 하게 됩니다.
한 부자의 재산을 관리하는 집사에 대한 주님의 비유 말씀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는 주인의 재산을 낭비하다가 결국 해고당할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그는 약삭빠르게 주인에게 빚을 진 사람들의 문서를 갖고 부당한 짓을 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기름 백 항아리 빚을 진 사람에게 반으로 줄여 오십 항아리로 변경하고 밀 백 섬을 빚진 사람에게는 여든 섬으로 변경하는 식으로 해서 그들에게는 인심을 얻고 주인에게는 못할 짓을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사실을 알게 된 주인은 그 집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그가 영리하게 대처했다고 칭찬을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여기서 이해하는 데에 혼란스러울 수 있습니다.
주님께서 이 비유를 통해서 제자들이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알아듣기가 힘들 수 있습니다. 잘못 알아들으면 제자들도 이 집사처럼 부정을 해서라도 약삭빠르게 처신하라는 뜻으로 들리기 때문입니다.
이제까지 주님의 가르침과는 정 반대의 방향으로 오해할 수 있습니다. 비유의 결론에서 주님의 결론 말씀이 사실 모든 것을 이해하는 열쇠인 것입니다.
“사실 이 세상의 자녀들이 저희끼리 거래하는 데에는 빛의 자녀들보다 영리하다.”(루카 16,8)
세상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영리하다 못해 약아 빠진 것입니다. 반면 빛의 자녀들은 세상의 자녀들을 따라가지를 못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비유에 이어서 주님께서는 재물에 대해서 이렇게 설명하시는 대목이 있습니다.
“불의한 재물로 친구들을 만들어라. 그래서 재물이 없어 질 때에 그들이 너희를 영원한 거처로 맞아들이게 하여라. 그러니 너희가 불의한 재물을 다루는 데에 성실하지 못하면, 누가 너희에게 참된 것을 말하겠느냐?”(루카 16,9.11)
재물을 모으는 것을 조심하라고 이르시던 주님께서 이런 말씀은 파격적으로 들릴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매사 소심하지는 말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세상의 재물은 탐욕에 빠지지만 않는다면 분명 좋은 것입니다.
세상의 자녀인 집사처럼 현실을 도피하고 비관하는 것이 아니라 그 어려움을 극복하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파견하시며 당부하신 말씀 중에 “나는 이제 양들을 이리 떼 가운데로 보내는 것처럼 너희를 보낸다. 그러므로 뱀처럼 슬기롭고 비둘기처럼 순박하게 되어라.”(마태 10,16)라고 하셨습니다.
하느님 자녀답게 순박하고 순수한 것을 간직하며 또한 현실 이치에 밝은 집사처럼 슬기롭게 처신하며 복음을 선포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집사는 자기가 살아 갈 궁리로 한 것이지만 제자들은 복음 선포를 위해서 이리 떼 가운데에서 슬기롭게 처신하며, 소극적인 자세가 아닌 적극적인 자세로 살아야 하겠습니다.
사도 바오로의 이방인을 위한 선교 소명의 말씀 다시 새겨 보아야 하겠습니다.
“이와 같이 나는 그리스도께서 아직 알려지지 않으신 곳에 복음을 전하는 것을 명예로 여깁니다. 남이 닦아 놓은 기초 위에 집을 짓지 않으려는 것입니다.”(로마 15,20)
오늘 하루 되는대로 사는 나의 모습이 아니라 주님을 이웃에 전하려는 비둘기처럼 순박하게 살면서도 뱀처럼 슬기롭게, 또 적극적이고 열정을 갖는 복음 선포의 소명을 가집시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출처: 구름 흘러가는 원문보기 글쓴이: 말씀사랑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