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에 소장된 3500년 된 옹기를 망가뜨린 네 살 철부지 얘기 들으셨죠?
이스라엘 하이파에 있는 헥트 박물관이 문제의 소년 아리엘 겔러와 부모 등을 사고 발생 일주일째인 30일(현지시간) 가이드 투어를 진행했다고 영국 BBC 방송과 AP 통신 등이 전했다. 박물관은 손해 배상을 청구하는 등의 대응을 하지 않고 소년을 용서하고 차라리 아이들에게 올바른 박물관 관람 에티켓을 교육하는 쪽을 택했다.
그런데 영상에서 보듯 아리엘은 영 관심도 없고, 심지어 자신이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도 전혀 알지 못하는 눈치다. 허걱, 혀를 진열장에 갖다대기까지 했다.
기원 전 2200년과 기원 전 1500년 사이에 만들어진 청동기 시대 이 옹기는 이렇게 온전한 상태로 있는 것이 거의 없어 아주 희귀하다. 보통은 수장고 깊이 소장돼 있는데 박물관 측은 유리나 장애물 없이 탐방객들이 과거를 탐사하는 기분을 만끽하도록 진열했는데 그만 아리엘이 건드려 와장창 깨뜨렸다. 원래 이 자기는 와인과 올리브 오일 등을 담기 위해 만들어졌다. 성서에 등장하는 다윗 왕과 솔로몬 왕 시대에 빚어졌으며 지중해 연안 가나안 지역에서 출토됐다.
겔러 가족이 사는 곳은 북부 레바논 국경 바로 남쪽의 나하리야 마을이다. 지난 10개월 동안 헤즈볼라 로켓에 시달려온 곳이라 지난 주 휴가를 얻어 이스라엘 곳곳을 돌다 이 박물관에 관광 투어를 온 것이었다. 세 자녀 중 막내인 아리엘은 평소에도 호기심이 많았는데 옹기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궁금해 했다는 것이었다.
다행스러운 것은 이 옹기를 전문가들이 3D 프린트 기술과 고해상도 카메라 등을 활용해 열심히 복원해 다음 주중 다시 일반에 공개할 것이라고 밝힌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