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심상에 얼굴을 비친 소쿠리 한가득 싱싱 야채가 반갑습니다. 쑥갓이랑
조선 상치가 밭으로 나가려는 걸 '동작 그만' 시켜놓고 그냥 쌈을 싸먹었어요.
저는 고기를 즐기는데 가끔은 거칠거칠한 맨 상치에 된장을 올려 먹는 쌈
생각이 나는 것은 아마도 지천명의 노스텔지아일 것입니다. 어머니 표 쌈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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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맛 다시게 떠올랐어도 여기서 더 욕심을 내면 욕먹겠지요? 늦은 점심을
먹고 뒷동산에 나가봤더니 논두렁에 물들이 다 차있더라고요. 부지런한 농부는
어느새 모판을 내고 모내기를 준비하고 있었나봅니다. 혹시 모 밥을 아시나요?
요새는 이양기로 모를 심어서 모내기 노력 동원 같은 걸 안하지만 우리 소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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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엔 걸핏하면 모내기 노력동원을 나갔습니다. 모줄 몇 번 잡고 얻어먹는 모 밥
맛을 아실까 몰라? 물론 모 밥의 백미는 생김치에 상치 쌈이 아닙니까?
조무래기들이 논두렁을 쏘다니면서 대막대기로 개구리 사냥을 했을 것입니다.
가끔 호박꽃을 미끼로 개구리 낚시를 한 것도 생각이 납니다. 그때는 마실 나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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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방 컴컴해졌는데 퇴근시간이 이렇게 길게 느껴지는 건 왜 그러지요?
그나저나 대구 달서구에 살던 개구리 소년들은 어떻게 된 걸까요?
28년 전 도룡용 알을 주으러 간다며 집을 나선 다섯 명의 초딩들이 11년이 지나,
2002년 도에 와룡산 중턱에서 유골로 발견되면서 온 국민을 충격의 도가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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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트렸습니다. 저는 정황상 사격장에서 날아온 총탄에 맞았을 개연성이 높다고
봅니다. 5명이 모두 사고였는지, 무마하려고 인면수심을 저질렀는지는 알 수
없으나 발견된 유골에서 총탄의 흔적이 있었다는 것만은 팩-트입니다.
저는 소년을 10세에서 15세의 남아로 봅니다. 저도 그 나이 때 사춘기가 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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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출신이라서 그랬는지 산으로, 들로 무지 돌아다녔습니다. ‘15소년 표류기’가
로망이었어요. 시즌 별로 겨울에는 토끼사냥, 가을에는 고무 새총으로 온 동네를
들쑤시고 다녔지요. 물론 토끼를 잡거나 새를 한 번도 잡지는 못했습니다.
그리고 봄, 여름에는 물고기를 잡으러 시망, 부잡하게 냇가를 다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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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랬을까? 글쎄? 나름 질풍노도기를 겪느라고 그러지 않았을까?
제가 오늘 오줌 싸고 고추를 볼 시간도 없이 일을 했고 만 우리 대표가 알까 몰라.
‘AJ셀 카‘가 아주그룹 계열사라는 걸 오늘에서야 알았습니다. 대표가 누군지 몰라도
서비스업종에 남다른 재주가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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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 하는 날은 차를 안 내보내겠다더니 오더가 7대나 나와서 하는 소리입니다.
30대 뉴 페이스들이 모여 일하는 걸 보면 부럽기도 하고 괜히 기분이 좋아집니다.
만약 나이에 상관이 없이 받아주기만 한다면 저도 셀 카에 취직할까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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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예주가 카페에 글을 올려놓은 것 때문에 하루 종일 편지를 읽으면서 좋아
죽는 내가 칠푼이 같기도 한데 그래도 할 수 없습니다. 좋은 걸 어떡합니까?
저와 용띠 갑장인 우리 예주는 취미며 하는 짓이 얼마나 사랑스러운 아이인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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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 압박 때문에 칠만도 한데 타이밍 맞춰 편지도 써주고 아빠가 좋아하는 말만
골라서 합니다. 아빠한테 하는 대로만 한다면 틀림없이 신랑에게 존귀한 사람으로 대접을
받고 살 것입니다. 물론 누구라도 우리 예주를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 테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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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우리 예주 나이에 식구들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고 스스로 어른이라며
무지 센 척을 했고 만, 우리 예주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며 살까요?
회사에서 한 시간 빠른 퇴근을 하고, 대리도 요새는 12시까지 밖에 안하는데
연세가 돼서 그런지 복원력이 예전 같지 않습니다. 자고 일어나도 개운하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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않고 글쓰기도 2시간을 넘기기가 힘들 답니다. 제가 늙는 거 맞지요?
우리 딸내미들이랑 보낼 후일을 생각한다면 체력단련을 지금보다 더 신경 써야
할까 봐요. 저녁에 대리사무실에 나갔다가 갑자기 호수가 생긴 걸 보았습니다.
모내기하려고 채워 놓은 논물이 가로등 불빛 때문에 제법 수심 깊은 호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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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더라고요. 슬슬 사업을 시작해볼까 하고서 대리 사무실 동료에게 미션을
던져놓았는데 이 양반이 시큰둥합니다. 이번 주까지만 기다려보고 아무 반응이
없으면 내가 잘라야겠습니다. 문재인대통령 지지도가 80%까지 넘나들고 있고,
오늘 한중일 3자 회담이 성사된 걸 보니 4자 회담도 멀지 않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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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맞춰 정은이가 시 주석과 나란히 거니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습니다.
나이가 어려도 리더십은 준비된 자에게 적용된다고 생각합니다. 17시간 노동이
아무리 힘들어도 훗날을 보려면 공부나 운동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하겠습니다.
學而時習之不亦說乎라
2018.5.9.wed.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