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루발풀꽃
뭐든지 정작 찾으면 없는 법이다.
노루발풀꽃을 보려고 불암산을 찾아다녔지만 쉽게 찾을 수가 없었다.
다행히 그 서식지를 만나 몇개의 개체에서 꽃망울이 맺혀 있는 걸 보게
되었고, 근 일주일이 지난 후에야 그 꽃을 볼 수 있었다.
녀석은 위로 키를 키우며 자라는 게 아니고 옆으로 퍼지는 녀석이다.
그래서 풀이 우거진 곳에서는 살 수가 없다.
어렵게 만났으니 녀석과 쉽게 헤어질 수가 없어 자주 찾아가 곁에 앉아
사간을 함께하곤 했다.
오늘도 꽃을 보고 왔는데......글쎄....곧 시들 것만 같았다. / 2020.6.10.

노루발풀
왜 이런 데서 사는가? 음지가 좋은가?
낸들 좋아 사는감.
살아간다는 게 참 끔찍한 일이지.
주변에 장신(長身)들이 꽉 둘러싸면 하늘은 커녕.......
숨도 못쉴 지경이었지.
도저히 못살겠다싶어 찾아온 게 여기지.
이런 델 누가 좋아하겠나?
살다보니 살게 된 거고, 내성이 생긴 거지.
사실 내가 빛을 싫어하는 게 아니지.
나무가지 사이로 가끔씩 파고드는 빛
난 그게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네.
그마저 없으면 어찌 살겠는가?
한겨울 추위에 떨면서도 넓고 푸른 잎을 달고 있음은
누구는 날 어리석다 하지만
실은 주변이 훤할 때 빛 보려함일세.
고생이 많았겠구먼. 대단하의.
살아남으려면 뭘 못하겠나?
가만히 있는 자는 계획하는 자를 당해내지 못하지.
기도만 한다고 하느님이 상대를 물리쳐 주지 않어.
기도하는 자의 마음을 일깨워 주실 뿐이야.
그 소릴 들으며 어이 가만히 있겠나?
삶을 찾아 예 왔지만....외롭지 않은가?
보다시피 내 주위엔 아무도 없지.
하도 혼자 있다보니 그런 말이 있는가 싶네.
가끔 손이 들렀다 가지만 그런가보다 하지.
혼자 꽃을 피우고 좋아하며
위를 쳐다봐도 답답하기만 하니
아예 땅을 보고 자위(自慰)하네.
개 새끼는 개이네, 날 노루발풀이라 부르는데
그렇다면 내 새끼는 노루발풀이네.
그래도 나로서 이렇게 꽃을 피울 수 있음은 축복이지.
사실 나 정도 사는 것도 힘드네.
스스로 뜻을 세워 살지만........
실제 자넬 눈여겨 보지 않을 터인데........
나를 막풀로 보나?
부처의 눈엔 모든 게 부처네.
나는 지극히 소중하며 나의 삶도 소중하지.
그 소중한 가치를 절대 놓을 수 없네.
나는 나로서 족하길 원하네.
그 누구에게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고.
알겠네, 내가 부끄럽구먼.
욕심을 품고 본색을 서서히 드러내는 자
검은 구름을 끌어 모으는데
빛을 가로막으려 드는데
가만히 있는 바보일 수는 없지.
자넬 만나게 되어 정말 기쁘네.
글, 사진 /최운향
*****노루발풀 :
진달레목>노루발과>노루발속
우리 토종으로 잎이 사슴의 발굽을 닮았다. 다른 식물들이 살기
힘든 소나무 밑 등 그늘진 곳에서 잘 적응해 살며, 겨울에도 잎이
살아 있다. 6~7월 꽃대를 올려 총상화서로 방울 모양의 꽃이 핀다.
꽃은 땅을 보고 피며 암술이 길게 나와 끝부분이 위로 젖혀져 있다.
곤충들이 잘 찾지 않는 그늘이라 수분이 떨어지면 쉽게 수정하기
위해서 그렇게 진화된 것이리라.
뱀이나 벌레 등에 물렸을 때 소독효과가 탁월하며, 한방에서 피임,
각기병 치료에 쓰인다 함.
■ 개화하기 전의 모습
긴 꽃대 위에 둥근 꽃망울을 달고 있다,



■ 개화한 후의 모습
방울방울 달린 꽃이 고개를 숙이고 땅 아래를
보고 있어 그 얼굴을 보기가 어렵다.
암술이 아래로 길게 나온 모습이 특이하다.














글, 사진 / 최운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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