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시나리오 분석
경영대학
4904227 한득기
처음 시나리오를 분석하라는 과제가 있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시나리오가 무엇인지 아직 생소하던 나에게는 너무 어려운 과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를 제작하는 사람들만 알아볼 수 있는 전문용어들이 빼곡한 두꺼운 분량이 시나리오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나리오뱅크에서 하나하나 살펴본 후에 시나리오도 영화처럼 쉽고 매력있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많은 시나리오 중에 선택한 영화는 '태극기 휘날리며'이다. 내가 제일 처음 극장에서 본 영화이기도 하고, 또 가장 최근에 TV를 통해 다시 본 영화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시나리오를 선택하고 집중해서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1. 줄거리
1950년 6월 6월의 어느 날,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났다는 호외가 배포되면서 평화롭기만 하던 서울은 순식간에 싸이렌 소리와 폭발음, 그리고 사람들의 비명 소리로 가득해진다. 이에 , 남쪽으로 피난을 결정한 진태는 영신과 가족들을 데리고 수많은 피난행렬에 동참하지만, 피난열차를 타기 위해 도착한 대구역사에서 거대한 운명의 소용돌이에 말려들고 만다. 만 18세로 징집 대상이었던 진석은 군인들에 의해 강제로 군용열차에 오르게고 진석을 되 찾기 위해 열차에 뛰어오른 진태 또한 징집이 되어 군용열차에 몸을 싣게 된다. 애국 이념도 민주 사상도 없이 오직, 동생의 생존을 위한다는 이유 하나로 전쟁영웅이 되어가고 있는 진태와 전쟁을 통해 스스로 강해져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진석은 수많은 전투에서 승리를 거두며 승승장구 평양으로 향하는데, 생각지도 못했던 운명의 덫이 그들 형제를 기다리고 있었다.
2. 캐릭터
-이진태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동생을 학교에 보내기 위해 구두닦이를 한다. 전쟁에 끌려왔지만 동생을 제대시키기 위해 몸을 바친다. 아끼는 동생이 죽었다고 생각해서 북한에 투항해 공을 세우지만 살아있다는 것을 알고 동생을 위해 목숨을 버린다.
-이진석
진태의 동생으로 집안의 희망으로 온실속의 화초처럼 곱게 키워져 온 모범생. 자신을 제대시키기 위해 무모한 전투를 하는 형을 말리기 위해 노력한다.
-영신
진태의 약혼녀. 전쟁에 나가있는 형제 둘을 대신해 가족을 이끈다. 두 형제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공산당으로 오해받아 죽임을 당한다.
-영만
진태와 진석의 전우. 대장을 잡으러 간 진태를 엄호하다가 상대편의 총에 맞고 죽임을 당한다.
3. 느낀점
"일제 땐 나라 구하려고 싸우기라도 했지 이건 대체 뭐야!"
영만의 그 대사처럼 그 것은 '말도 안되는' 전쟁이다. 내 형제 , 내 민족의 목에 총칼을 들이밀던 농담같지만 진짜인 이야기다. 굶지않기위해 쌀을 타가면서 멋도 모르고 이름을 적은 명단 때문에 죽임을 당하고 살기위해 서로를 죽이는 전쟁이라는 비극적인 상황 속에서 변해버린 형을 보며 안타까워하는 아우. 나는 다른 장면보다도 먼지속을 뛰어다니며 둘이 함께 아이스께끼를 먹고 전차에 올라타던 그 장면을 회상하던 씬에서 눈물이 났다. 동료의 죽음앞에서 진태가 깨달은 피할수 없는 참혹한 진실. 저런게 실화라는 것이 그제서야 내가 봤던 그 어떤 역사책이나 교과서보다 진실되게 다가왔다.
포로들이 갇혀 있는 침침한 창고 안
힐끗힐끗 보는 까까머리 인민군들
한쪽 귀퉁이, 바닥에 웅크리고 앉은 진태, 진석
감정 참으려고 애쓰는 진석, 결국 솟구치는 눈물 참지 못한다.
뚝뚝 흐르는 눈물
표정없는 진태, 초점없이 한 곳만 보고 있다.
소리 죽여 흐느끼는 진석
반복해서 눈물 닦아내며 진석에게 다가간다.
다가가 진태 어깨 끌어 안는 진석
순간 옅은 눈물 비치는 진태
어깨 들썩이며 우는 진석
영화만 쭉 봐오던 나에게 시나리오가 이렇게 자세하게 장면설명이 되어있는지 이번 과제를 통해 알게 되었다. 시나리오를 읽다보니 하나하나 머릿속에 그려가며 볼 수 있는 좋은 소설책이 되었다. 화려한 CG나 웅장한 배경음악과 주인공의 목소리, 효과음 등이 없어도 마음깊이 느낄 수 있는 감동이 그대로 살아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