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호종개’ 17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와
충북 진천군 미호강서 확인
충북 진천군 초평면 화산리 미호강 본류에서 발견된 천연기념물 미호종개. 진천군 제공
멸종위기야생생물 1급이자 천연기념물인 ‘미호종개’가 17년 만에 미호강 본류에서 발견됐다.
7일 충북 진천군에 따르면 군(郡)과 현대모비스, 사회적협동조합 한강 등으로 구성된 ‘생다진천 프로젝트팀’이 지난달 25일 미호강 본류인 초평면 화산리에서 미호종개를 찾아냈다. 2007년 백곡면 백곡천 상류에서 순천향대 방인철 해양생명공학과 교수가 미호종개를 찾아낸 적이 있지만 미호강 본류에서 확인된 것은 17년 만이라는 게 군의 설명이다. 이태환 군 환경에너지과 주무관은 “문화재청이 확인한 미호강에서의 마지막 미호종개 발견은 2006년이었다”고 말했다.
기름종갯과인 미호종개는 1984년 미호강에서 처음 발견돼 국제학계에 한국 고유어종으로 보고됐다. 미호강에 많다고 해 미호종개라고 명명됐다. 미호강과 유구천, 갑천, 지천 등 금강수계에만 분포한다. 이 주무관은 “미호종개 서식의 필수인 모래톱이 점차 소실되고 생태계 교란종인 배스가 늘어나면서 미호종개의 서식지가 줄어 그동안 자취를 감췄다”고 말했다.
미호종개의 고향인 미호강은 국가 하천으로, 지난해 7월 ‘천(川)’에서 ‘강(江)’으로 명칭이 바뀌었다. 충북 음성군 삼성면에서 발원해 진천군과 증평군, 청주시를 지나 세종시까지 연결된다. 금강 지류 중 가장 큰 하천이다. 유역 면적은 충북 전체 면적의 25%를 차지한다.
군은 이번 미호종개 발견에 ‘미르숲’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2017년 완전 개장한 미르숲은 초평호 일대 108ha 규모이다. 현대모비스가 사회공헌 활동의 일환으로 조성해 군에 기부했다. 숲 조성 때는 발견되지 않았던 법정 보호종인 붉은배새매, 참매, 수달, 삵 등에 이어 미호종개까지 나타나자 미르숲이 인근 지역 생물다양성 회복에 도움이 된 것으로 군은 분석했다.
군은 이번 미호종개 서식 확인을 계기로 미호강과 농다리 습지 일원에 대한 생태경관보전지역 지정과 람사르 습지 등록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송기섭 진천군수는 “미호강 생물다양성 회복을 보여주는 대표 지표종인 미호종개가 안정적으로 서식지를 넓혀 나갈 수 있도록 주민들과 머리를 맞대고 서식 환경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장기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