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ㅡ 국운과 소울 메이트의 관계형성
조문부ㅡ 제주대 명예교수
제주대 前총장
다사다난했던 기축년(2009년)을 4일 남겨 놓은 12월 27일, 아랍에미리트(UAE)에
원전(原電)건설을 수주하게 되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바야흐로 원자력 발전
시대가 도래하면서 우리가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커졌다."라며,
"대한민국에 국운(國運)이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대한민국의 국운은 식민지 통치나 남북분단 상태까지 불운이었다는 편이
보다 적절한 표현일 것이다. 그러나 불운의 연속 속에서도 대한민국 국민에게는
한결 같은 불변의 생활신조가 있는데, 이명박 대통령도 말한 "국가든 개인이든
한번 신뢰를 맺으면 오래 간다."라는 인간관계의 신의이다.
'효(孝)' 사상을 통한 조상숭배 관계가 3~4대에 걸치면서, 가족중심적인
인간관계의 신의를,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도덕규범이 일생을 지배한다.
또한 "멀리 있는 친척보다 이웃사촌이 낫다."라든가,
"옷소매를 한 번 스쳐도 전생의 인연이다."라는 격언처럼, 이웃에 어울려
더불어 살면, 비혈연관계라 하더라도 사촌간의 혈연적 인척관계처럼 친밀한
관계가 된다는 것, 전혀 혈연관계나 지면이 없더라도 생활하는 동안에 어쩌다
옷소매를 스치면 전생부터 인연이 있는 것처럼 그 인간관계를 소중히 해야 한다는
생활신조가 있는 것이다.
국가발전과정에서 생산이나 수출이 1차 산업품에 크게 의존해 있는 경제체제인
단선구조적인 경제체제(Monoculture economies)의 단계가 있다.
이러한 경제체제의 역사적 기원은 식민지시대로 거슬러 올라가게 되며,
오늘의 많은 개발도상국 경제구조가 이에 해당한다.
한국도 에너지 분야에서는 1978년에 원자력발전소를 가동하기까지는 1차 산업품인
석탄이나 석유와 같은 광물질이나 수력발전에 의존하는 전력생산체제로서
단선구조적 경제체제였다고 할 것이다.
이러한 경제구조는 1차 산업품 중 농산물은 일기불순 등 영향을 받게 되고,
광물 또한 고갈성이라는 자연계의 제약한계를 극복할 수 없게 된다.
1970년대 석유위기 이후, 선진국의 서비스화, 소프트화를 기도하면서,
1차 산업품 문제가 발생하게 되었다. 모하메드 UAE 왕세자가
"우리는 50년 이후(석유가 떨어진 뒤) 무엇을 먹고 살지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라고 한 말도 단선구조적 경제체제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것이라 하겠다.
그래서 다문화주의(Multiculturalism)가 주목되게 되는 것이다.
이는 인종, 민족의 각각 다양한 문화, 역사를 존중해서 마이너리티(Minority)가
각기 그 아이덴티티(Identity)를 가지면서 공존하는 의미를 주장하는 입장인 것이며,
산업을 포함한 문화의 다양성 존중이야말로 국가의 성장과 번영에 이어진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국제관계에서는 문화의 차이를 강조하는 것보다도,
상호 존중하여 그 공통점을 찾아 협력해야 하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한국은 가족 중심적이라는 데에서 UAE와 공통점이 많다."라고
한 말과, UAE의 칼리파 대통령이 "우리도 노인을 공경하고 가족을 중시한다.
진정성을 갖고 한국과 관계를 이어가고 싶다."라도 한 말은, 문화의 공통점을
가지고 상호 협력하는 국제교류를 추진한다는 뜻이다.
국제교류 과정에서 다문화의 이질성을 통한 상호보완적 협력관계나 공통점을 통한
상호 협동적 협력관계의 친교를 맺게 하는 정신적 심리적 요소가 되는 것이
소울 메이트(Soul mate)라고 할 수 있다.
소울 메이트라는 말은, '마음이 통하는 '이성(異性)의 벗'이라고 직역하게 된다.
또한 소울(Soul)은 영혼이나 정신과 마음을 뜻하게 되며, 메이트(Mate)는
배우자 또는 한 쌍의 새나 근로자의 동료 또는 친우를 뜻하는 것이므로, 이성이나
동성간의 정신적 심적 친교관계를 뜻하는 것이라고 하겠다.
소울 메이트 관계는 보통의 인연과는 다른 숙명적인 성질이 있어서, 관계형성 이전부터
영적 상봉이 있으며, 상봉 후에는 부부관계처럼 인생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길고도 깊은 관계가 형성된다.
이러한 관계는 대화를 통해 평생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만큼 감명을 수수교류하고,
숙명적이면서 창조적 관계를 형성 결합해 사후까지 그 빛을 남길만큼 친밀한 관계를
지속시키는 것이다. 소울 메이트 관계는 양 당사자 상호간의 창조적인 노력으로
숙명적인 관계를 더욱 견고하게 굳히게 되는 것이다.
자원없이 수출로 먹고 살아야 하는 운명이기에, 대한민국 국민으로서는 세계 인류에게
유익하게 봉사할 수 있는 기술과, 소울 메이트의 친교형성이야말로
국운을 보다 굳건히 개척하는 길이 될 것이 아닌가.
본질 파악하는 자세 유지
지혜에 있어서도 정지(正智)가 있고 사지(邪智)가 있는데 지혜가
있더라도 그 사의(邪義)에는 따르지 말 것이며 귀승(貴僧), 고승(高僧)
에는 의하지 말아라. 천한 자일지라도 이 경의 내력을 알고 있는
사람을 생신(生身)의 여래와 같이 예배 공양할지어다. (어서 1441쪽)
통해
지혜에도 바른 지혜와 바르지 못한 지혜가 있다. 지혜가 있다고 해도
그 사의에는 따르면 안 된다. 귀승, 고승이라고 해도 그 신분의 귀함,
높음으로 판단하면 안 된다. 신분이 천한 사람도 이 경(법화경)의
진의를 알고 있다면 생신불을 대하는 것처럼 예배하고 공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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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라도 정사(正邪)가 있다.
그러나 자칫 우리는 그 정사를 판단할 때 지혜의 내용을 문제 삼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사회적 지위나 신분으로 판단하기 쉽다.
"저 사람이 하는 말이니까 틀리지 않을 거야"라는 사고방식이다.
니치렌 대성인은 이 성훈에서 그런 안이한 태도를 엄하게 훈계하시고
사물은 본질을 규명해 판단해야 한다고 가르치셨다.
사지(邪智)는 좀처럼 간파하기 어렵다. 게다가 사회적 지위나 신분 등은
그 사람이 하는 말이나, 하는 행위의 정사는 본디 별개의 것이다.
그 점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판단을 그르치고 만다.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 먼저 자신의 지혜를 연마 해야만 한다.
그리고 사물의 정사의 기준을 확실히 하고 그 기준에 따라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을 가능케 하는 것이 대성인의 불법이다.
신심근본으로 단련한 영지야말로 사물의 본질을 간파하고 정사를 판별하는
힘이 된다.
정신이 황폐하고 인심이 사나운 세상에서 인생의 왕도를 걸으며
무너지지 않는 행복을 구축하려면 생활과 사회에서 신심의 영지를
항상 빛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