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슈퍼그룹 아바(ABBA)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겸 공화당 대선 후보 진영에 서한을 보내 대선 집회에서 자신들의 음악을 사용하는 일을 멈춰달라고 호소했는데 트럼프 캠페인 측은 허락을 받았다고 반박한다고 AP 통신이 30일(현지시간) 전했다. 유니버설 뮤직도 최후 통첩과 비슷한 서한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아바는 통신이 접수한 성명에다 “허가받지 않은 채로 우리 음악과 동영상이 트럼프 행사에 사용됐음을 온라인에 올라온 동영상들을 통해 발견했다"고 밝혔는데 '워털루'나 '더 위너 테이크스 잇 올' '마니 마니 마니' 등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이에 따라 아바와 그 대리인은 즉각 이런 콘텐트를 제거하고 삭제해줄 것을 요청했다. 사용하겠다는 어떤 요청도 받지 않았다. 따라서 어떤 허가나 라이선스도 승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트럼프 캠페인 대변인은 라이선스를 얻었다고 주장했다. 대변인은 AP에 "BMI와 ASCAP과 합의를 통해 라이선스를 얻었다고 해명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함부로 자신들의 노래를 사용했다는 음악인들은 아바 뿐만이 아니었다. 2020년 대선을 앞두고 브루스 스프링스틴, 리한나, 필 콜린스, 패럴, 존 포거티, 닐 영, 에디 그랜트, 패닉! 앳 더 디스코, R.E.M과 건스 앤 로지스 등이 같은 이유로 트럼프 캠프에 항의했다. 이번 대선을 앞두고 셀린 디옹이 '마이 하트 윌 고 온'을, 비욘셰가 '프리덤'을 트럼프의 캠페인 동영상에 쓰지 말도록 차단했다. 2016년 대선을 앞두고는 아델이 정치 집회에서 자신의 노래들을 틀지 말라고 트럼프 측에 요청했다.
이렇듯 대선을 앞두고 음악 저작권자들의 항의가 되풀이되는 것은 정치조직이나 대선 유세를 주관하는 경기장 등이 저작권 단체인 ASCAP, BMI와 합의하면 공연 허가를 내주는 이른바 '블랭킷 라이선스'(blanket license)를 얻으면 개별 아티스트의 음악 사용 허가를 얻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스웨덴 일간 스벤스카 다그블라뎃은 지난달 미네소타주에서 거행된 트럼프 유세 도중 '더 위너 테이크스 잇 올'과 '마니 마니 마니'가 연주되는 것을 들었다고 보도했다. 유니버설 뮤직 스웨덴 지부는 적어도 한 군데 트럼프 이벤트 도중 아바의 음악이 연주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아바는 빌보드 핫 100 차트에 20곡을 올려놓는 등 1970년대와 1980년대 절정의 인기를 구가했으며 2021년 복귀 앨범 '보이지'를 발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