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미실
지은이; 김별아
출판사; 문이당
아, 1억원!
이 책으로 김별아는 제1회 세계문학상을 탔고,
상금으로 1억원을 받았다.
글 써서도 이런 부를 누릴 수 있다니......
얼마나 대단한 작품이길래 1억원을 받았을까?
물론 이런 호기심도 있었지만
그보다 여권 신장이니, 새 여성상이니, 자유혼이니 하는 문구들이 나는 더 유혹했다.
지금도 여성으로 사는 삶이 자유롭지 못한데
과거, 그것도 신라 시대에 여성으로서 자신의 의지와 삶을 개척해낸 여인의 삶이라니......
어찌 내가 호기심이 안 가겠는가......
하지만 책을 읽는 내내
과연 이것을 계속 읽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에 대한 갈등이 수십 번도 더 일었다.
어떻게 이런 책이 이런 상을 받을 수 있었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요즘 나오는 소설들이 얼마나 형편없으면 그럴까 싶기도 했다.
상을 줄 때 워낙 작품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그래도 낫다 싶은 거에 상을 주던지,
아니면 작가와의 인간적 관계 때문에 작품을 떠나 사람을 봐서 주던지,
아니면 평단의 입방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주던지,
상을 주는데 꼭 작품만을 보는 경우는 드무니까......
신라시대 때 존재했다는 대원신통.
우수한 황제 혈통인 골품의 자손을 위해 색으로 충성을 바치는 여인들.
그렇게 교육 받으며 성장하여 색으로 도를 통한 여인이 미실이다.
지금의 가치관과 도덕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제도와 실존 인물이라는 미실을 토대로
소설을 쓰고 꾸민 사실에는 깊은 찬사를 보내지만
과연 글 속에 미실이라는 인물의 삶에 대한 진정한 고민이 들어있는지 묻고 싶다.
인간에게 성이라는 것은 참 오묘하고도 중요한 일임이 분명하지만
이 책에서는 마치 미실의 성 경험을 나열하는 방법 말고
진지하게 존재의 정체성을 고민하고 열정을 뛰어넘어 사랑을 이야기 할 수 있는
인간다운면에 대한 고찰이 있었는지 묻고 싶다.
과연 이러한 글을 가지고 여권신장이니 자유혼이니 하는 말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
진정한 자유혼을 이야기 하고 싶다면
황석영의 [심청]이나 윤석중의 [황진이]를 읽어 보는 것이 어떨지......
여성의 육체에 자유를 주었다고 그것이 자유라고 정의 하면 안 된다.
여성이 건, 남성이 건 진정한 자유혼은
자기의 정체성을 찾고 인간다운 삶을 살려고 고민하는 모습에서부터 형성되는 것은 아닐까?
자칫 상이라는 타이틀로 이 책이 과대 평가되는 일이 없길 바란다.
더불어 평론가들의 입방아가 독자들을 현혹시킬 수도 있음을 알아주었으면 한다.
*이미지출처, 교보문고
첫댓글 저도 지금 미실을 읽고 있는데요... 제 상식으로 조금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지만.. 그래도 끝까지 다 읽어보려구요.. 님의 글에 조금은 동감하고 있어요.. 이 작품이 상을 받을 만한 것인가... 가치가 있으니까 1억원이라는 고액을 받았겠죠.. 사람들마다 그 가치를 다르게 평가하니까요.. 즐독하세요.. ^^
촌아주머님^^ 의 글 잘 읽었습니다. 절대적인 시간부족을 탓하며 소설을 읽지 못하는 개인적 삶을 변명은 하고는 있지만, 신진작가들의 작품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이들이 결국 한국문학을 이끌어 갈 것이고, 또한 한국문학의 넓이 깊이를 더 할 작가들이라는 생각에서 입니다. 그런 작가중에 하나로 김별아를
제 머릿속 List에 올려두었고, 요즘 나온 '미실'이라는 책의 반응에 관심을 갖는 터였는데.. 촌 아주머님의 좋은 글 읽어서 기쁘군요... ^^ 나중에 심청과 황진희에 대한 글도 좀 올려주시죠 ^^
저도 나오자마자 읽은 책인데, 나름대로 많은 생각을 하면서 읽었었죠. 화랑세기 필사본에 나오는 미실이라는 미지의 여인에 대한 많은 의문이 있었는데, 이 책을 통해 조금은 그녀의 삶을 이해하게 되었다고 볼 수 있죠. 좋은 책이었어요^^
저도, 그 책 나오고 얼마 안 되서 구입하고 읽었는데, 사실 도중에 내려놨어요. 다 읽어야 하나 고민이 든 책이었어요..;; 님처럼, 저도 책표지 뒷면에 나온 몇 개의 구절들 때문에 혹했고, 엄청난 상금을 받았다기에 뭔가 좀 특별할까 싶어서.. 향후 읽게 될지는 잘 모르겠네요.^^ 소감 잘 읽었습니다.~
저는 재미있게 봤습니다. "측천무후"와 비슷한 느낌을 받으며,,, 신라시대의 사랑을 맛볼수 있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