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부산에서 틈나는대로 글을 올리려고 했는데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보니 돌아와서야 두번째 글을 올립니다.
서울역 새벽 6시 새마을호를 타고 부산으로 떠나는 짧은 영화 여행이 시작 되었습니다.
제가 예매한 두편의 영화 중 첫번째 영화인 엘레아 슐레이만 감독의 '신의 간섭'의 상영시간은 11시였습니다. 그런데 제가 부산역에 도착한 시간은 10시 45분, 역에서 뛰어나와 바로 택시를 잡아타고 남포동 PIFF 광장으로 출발했습니다. 친절한 부산 택시기사 아저씨의 도움으로 10시 55분에 남포동에 도착했고 축제 분위기에 흠뻑 빠져있는 PIFF거리를 뛰어서 가로지으며 상영 시작시간 1분전에 좌석에 앉게 되었습니다.
올 칸 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 이라는 묵직한 타이틀을 가지고있는 팔레스타인 출신의 감독 엘레아 슐레이만의 장편영화 '신의 간섭'.
지구상에서 가장 소란스러운 곳이면서도 우리에게는 해외토픽 이상도 이하도 아닌 무지의 땅 이라는 아이러니를 가진 팔레스타인.
감독은 팔레스타인의 어두운 정치적 상황을 너무도 코믹하고 스타일리쉬 하게(매트릭스식 액션) 그려내고 있었습니다.
첫번째 영화관람을 마치고 어두운 극장 안에서 축제의 분위기가 한창인 남포동 PIFF 광장으로 나섰습니다. 거리에 가득 차 있는 각 영화의 홍보 부스들 그리고 사은품을 받기위해 끝없이 늘어서있는 행렬을 보고 저 역시 그들과 함께하며 점심식사도 잊은채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두번째 영화...
자신의 첫번째 장편영화 '너는 찍고 나는 쏘고'를 직접 부산으로 들고온 펑 하오싱 감독.
홍콩 영화 산업의 부조리를 너무나도 코믹하게 풀어낸 '너는 찍고 나는 쏘고'. 주성치 영화에 대한 오마주와 배우들의 연기는 극장안 관객들의 혼을 빼놓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리고 영화상영 후 바로 이어진 감독과의 대화. 관객과 기자단의 질문에 성실하면서도 유머를 잃지않는 그를 보며 또 하나의 재미있는 감독의 등장에 박수를 보내 주었습니다.
두편의 영화관람을 마치고 다시한번 PIFF광장을 돌아보고 서울로 돌아 왔습니다.
비록 하루라는 짧은 시간 이었지만 많은 경험을 준 영화제 였습니다.
영화관람이란 철저히 감독과 관객 개인간의 1대1 대화라고 생각하는 바 이지만, 먼 나라에서 온 한편의 미지의 영화를 서로 알지 못하는 수백명이 함께보며 영화 중간 중간 함께 박수와 환호성을 보내며 영화를 즐기는 기분은 영화제의 진정한 의미를 깨닿게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자막이 끝날때 까지 모두 자리를 떠나지않고 있는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