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이 인연지기가 되는 순간, 싱어게인 17호 한승윤의 커버곡 "일상으로의 초대"와 함께 추억여행 8

[햇살편지]

요즘 언제부턴가 새벽 시간을 활용하며 하루 일상을 시작하게 되었다.

물론 시작의 첫 점은 음악을 틀어놓는 것으로 부터 시작되어 긴시간을 음악과 동행한다.

와중에 최근, 열중하여 듣는 음악 일순위는 보컬 음색장인 한승윤이 불러주는 노래들이다.

그렇게 고른 오늘의 음악은 싱어게인 무명가수 참가자로 한팀을 이룬 너도나도 너드의 "일상으로의 초대",

특히 한승윤 보컬이 서영주의 하이톤 음을 감아 안고 밸런스를 이룬 이곡은 정말 원곡자와는 또다른 느낌이다.

무엇보다도 두 보컬이 합을 이루는 과정에 눈짓의 절묘한 교환은 애정각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은근짜 매력이다.

"산책을 하고 차를 마시고 책을 보고 생각에 잠길 때...."에 턱 걸려 잠깐 숨을 가다듬었다.

지금 쥔장의 일상이 그러하다.

아주 기본적인, 최소한의 혜택을 누리며 살아가는 것이 집콕의 생활을 견딜 수 있는 최대치인고로

더 이상 욕심은 부리는 않지만 늘 뭔가 부족한 기분이다.

"요즘엔 뭔가 텅빈 것 같아..."라고 읊조리던 보컬의 음색이 그야말로 공중분해 된 채 날아간다.

비틀려지며 메마름에 잠식당하고 하루 하루가 그냥 지나가는 것이 아쉽고 시간이 후루룩 날아가는 것 같은 공허함.

노랫말이 아니어도 지금의 우리가 누리는 일상이 그러한 듯하다.

예전 같았으면 벌써 어디론가 뛰쳐나갔을, 봄바람 나기 딱 좋은 그런 시절이었을 터이나 안타깝다.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노랫말이 들려지던 "매일 똑같은 일상이지만 너와 같이 함께 라면 모든 게 달라질거야..."에서

최춘희 시인과 단짝 소울메이트 서준원 교수가 휘리릭, 허공을 가르며 일상 속으로 들어온다.

첫 만남의 시작점은 달랐음에도 불구하고 우린 언제부턴가 셋이 움직이는 동선을 함께 하고 있었다.

최시인이야 아주 오래 전에 장석주시인과 만남의 자리에서 알게되어

첫눈에 소통의 즐거움을 누리면서 아주 친밀한 지기로 이어졌음이니 더할 나위 없음이지만

가끔은 그녀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가늠되기도 어려운 혹은 뭔 소리야 로 힐난 받기도 할 만큼 횡설수설이었어도

교류하는데 지장 없을 만큼의 대화와 소통은 가능하였던지라 그렇게 저렇게 지인이 되었다.

또한 최시인의 시어는 평상시의 그녀와는 완벽하게 달라서 그녀의 절절한 언어감각엔 혀를 내두를 만큼

탁월하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더러는 병마에 시달릴 때의 시어는 일상의 시어와는 차원이 다르다 는 것을 느낀다.

하여 늘상 시인 최춘희에게 하는 말은 "웬만하면 계속 시달리면서 시어詩語를 짓는 것이 좋을 듯하다"로

웃픈 이야기를 전달하기도 하였던....그만큼 그녀의 시적 언어는 또 남다르다.

단 그녀와 대화를 하다보면 자꾸 엉뚱한 곳으로 오르는 듯 한 기묘한 체험을 하는 것이 다반사였으나 

그 또한 이해 사항으로 건너가곤 하였다.

어쩐지 "나라도 널 이해해야 할 것 같은" 이라는 말을 읊조리면서 책임감과 의무감 또는 그냥 쿨한 마음으로.

암튼 그런 관계를 유지하면서 지내온 세월이 또 이십년 지기 이상으로 탈바꿈을 하게 되었으니 

시간이 주는 무한 애정도는 바로 이럴 때 사용되어져야 함이 마땅하다.

어쨋거나 어느 봄날, 자하문 성곽에서 음악회가 열린다는 소식과 사진 촬영을 부탁한다는 메세지를 받고

토요일이 주는 자유로움을 만끽하기 위해 카메라를 들고 자하문 성곽에 자리한 카페 "에스프레소" 로 달려갔다.

그 "에스프레소" 카페는 결국 우리 삼총사의 아지트가 될 운명이었는지

첫눈에 감성코드 후루룩 올릴 그런 근사하고도 멋진 공간이었으며 커피는 장난이 아니도록 미각을 자극했다.

하여 마음 깊숙히 자리를 차지하고 넘칠 만큼 엄청난 매력치로 우리들을 불러들인 커피향과 맛은 지금도 잊지 못한다.

특히 그 진하디 진한 쓰디쓴 에스프레소의 매력적인 맛은 결코 잊지 못함은 말할 것도 없고

그 어디에서도 맛보지 못한 커피였으므로 결국은 원래도 혼자 애정하였던 에스프레소를

전국민에게 진가를 알리자는 마음을 먹도록 부추겼던 곳이 또 그 장소,

자하문 성곽에 있던  커피전문 카페 "에스프레소" 

특히나 그 공간의 쥔장 마은식씨는 커피전문가로서 그곳에서 커피내림과 커피교육을 담당하고 있었다.

사실 그는 일본으로 공부하러 떠났다가 커피매니아가 되어 그곳에서 커피에 관한 모든 것을 섭렵하고 돌아와

대학로에서 그야말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커피 전문점-전국민에게 카페라는 단어를 인지시킨 카페의 시발점이 된-을 하다가

어느날 훌쩍 고즈넉하고 운치있는 자하문 성곽 옆에 둥지를 틀었다.

물론 그는 거의 1세대 커피 전문가로서 대한민국에 기여한 공이 무척 크다고 할 수 있으나

그 이름 석자는 교묘하게 내침을 당하는 그런 수모를 수도 없이 당하는 바.

그러므로 무얼 하던지 간에 외곬수로 한 길로 가는 길에는 수없는 장벽이 가로막는 것은 당연지사요

그를 시기하는 사람들이 넘쳐남은 어쩔 수 없는 일.......하여 공간을 옮긴 이유도 되겠다.

어쨋거나 그  마 대표 덕분에 자하문 성곽 음악회 공연이 이뤄지고 그의 적극성이 그 많은 음악애호가와

커피 매니아들을 자하문으로 불러들였으니 그가 가진 인연자락이 참으로 길기만 하여 새삼 감탄하였다.

그런 고로 아주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초대되어 그밤, 벛꽃 흩날리던 그밤에 천상의 희노애락을 누릴 수 있었다.

그중에 압권이랄 수 있었던 휘날리는 벛꽃의 향연은 삶이 지속되는 한 오래도록 잊지 못할 터....

잠깐 불어준 바람결에 우수수수 벛꽃이 휘날리며 떨어지면 그곳을 찾아든 많은 관람자들의 환호성과

달빛에, 바람결에 가지 중심을 잃은 채 소리 없이 떨어지는 벚꽃에 휘둘린 마음은 절로 휘둘림을 당해

원치 않았던 그러나 누릴 수밖에 없었던 황홀지경을 온 몸으로 받아들임으로 즐거움을 배가 시켰음이니

그 밤을, 사는 동안에는 잊지 못할 일중에 단연코 엄지 척 일순위 이랄 수도 있겠다.

또하나 잊을 수 없는 장면은 연주와 공연 무대가 아니다.

사실 연주와 공연은 그런 공간에서 해낼 수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이미 우리 마음을 홀렸으므로

그런 것은 이미 보장 받은 흥분지수 오름이요 기대치 이상의 보너스였음이니 두 말 할 필요는 없겠다.

하지만 그 달밤에 무르익은 향연에 플러스 알파의 파문을 일으킨 서준원 교수의 복장은 그야말로 TPO의 정석이었다.

영국에서 유학하고 돌아온 젠틀맨의 복장은 웬만한 슈트발은 저리가라 할 정도 였으니 상상이 갈 터.

첫눈에 대한민국에 저런 신사가 있었어? 였다.

완벽한 슈트핏에 나비 넥타이를 장착한, 아주 가벼우나 절대 가볍지 않을 젠틀맨 상징 클러치와

양복 깃에 무심히 얹혀진 작은 액세서리와 포켓 헹커치프....이 그림 또한 너무나 완벽한데

쥔장이 늘 신경 쓰는 목소리 또한 중저음이 되시겠다.

게다가 첫눈에 보아도 영국 젠틀맨의 기본매너가 이미 몸에 배어있는지라 

그 장소에 어울리는 소프트한 매너에 이미 매료되어 쥔장보다 어린 친구지만

살아가는 동안에 계속 만날 수 있을 그리하여 잦은 만남을 예고하는 그런 첫눈 첫 원픽이 되었다.

그런 까닭에 이미 첫 느낌으로 지인이 됨은 물론 동반자로서의 역할은 충분히 해낼 친구로 보여서도

쥔장 삶에 나란히 가는 동일선상의 지인으로 꼽았다.

물론 서준원 교수의 의사와 상관없는 쥔장의 첫눈 원픽이지만 말이다.

그러나 결국엔 쥔장에게 꼽히면 당연하게 끌어당김에 따라오게 되어있는 자석같은 끌림에 안 따라오고는 못 배길 터.

그렇게 서로 연락처를 주고받고 이후로는 물 흐르듯한 수순은 말할 것도 없어

우리 삼총사는 그야말로 거의 매일 "에스프레소" 귀신들이 되어갔다.

또한 자하문 탐사놀이에 푹 빠져 주말이면 사진 촬영을 핑계 삼아 자하문 근처 미발굴지역을 엄청나게 돌아다니며

우리들만의 아지트를 만들어가기도 했지만 암암리에 소문이 퍼진 고로 지금 그런 곳들은

이미 유명지역이 되어버리는 웃지 못할 에피소드 양산.

그러면 또 우리는 다른 지역을 찾아 헤매는 것은 뻔한 일인지라

그런 무명의 장소를 유명으로 만드는 놀이에도 한참 심취해 있긴 했고

그리하여 그후로 유명지역이 된 곳도 허다하다.

그렇게 카페 "에스프레소"를 거점으로 숱하게 찾아낸 멋진 곳은 이젠 우리에게 상관 없는 지역이 되어버렸지만

그 시절의 사진을 보면 변해버린 지금의 모습들이 안타깝기는 하다.

암튼 잦은 만남이 주는 매력치는 결국 뭔가를 작당하는 지름길이기도 해서 결국엔 우린

우리가 소요했던 시간들을 몽땅 책이라는 매체에 쏟아 붓기 시작하고 결국엔

글과 사진으로 이뤄진 "에스프레소의 마력" 이라는 책을 출판하는 쾌거를 이루게 되었다.

그에 힘 입어 이후로 몇 권의 책이 더 나오게 되었지만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 삼총사들의 우정은 여전하여 무소식이다가도 또 어느 날 휘리릭 만나지는 절친으로

인생의 동료로서 쭈욱 진행중이니 살다가 이렇게 우연히 만나 인연이 되어가는 과정이 참으로 신기하다가도

이 또한 코드가 맞는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동일시 된 인연 분리 불가라는 사실도 깨닫게 된다.

귓가에 들려오는 한승윤의 목소리 " 말처럼 그리 쉽진 않겠지...." 

사실 그렇다. 

살면서 전혀 알지 못하던 사람을 만나 절친이 되고 지인이 되면서 삶의 동반자의 길을 간다는 것,

결코 쉬운 일은 아니겠다.

그러나 이어서 들리는 "그렇지만 난 준비가 된 것 같아..."라는 노랫말을 들으면서는

누구에게나 준비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언제 어디서라도 누구를 만나고 그 만남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는 것,

살면서 연습과 준비 없이, 노력 없이 이뤄지는 일이란 거의 없는 법이니까.

그러자면 스스로가 늘 어느 상황에서라도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삶의 지름길이 아닐까 싶기도 한 오늘.

너도나도너드의 한승윤과 서영주가 불러주는 "일상으로의 초대"를 들으면서

누구나 아무나 자신의 일상에 초대 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본다.

그러고 보면 시인 최춘희와 서준원 교수와의 만남은 우연인 듯 하여도 

어쩌면 전생에서 부터 미리 준비된 사람들과의 인연의 끈이 이어져

현생에서 만나게 된 것이나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그렇게 신새벽에 듣는 노래와 노랫말은 또다시 잊고 살았던 시절로 추억 여행을 하게 하니

요즘엔 추억여행 덕분에 다시 되돌아봐지는 지난 날이 그립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나름 분주하게 열정적으로 삶의 여정을 지나왔다는 사실을 고마워 하기도 한다.

그런 자존감과 자주 독립적인 삶을 하도록 길을 안내해준 많은 분들에게도 새삼 고맙고

특히 남부럽지 않은 모든 여건을 주신 부모님께도 감사하는 마음을 더욱 더 갖게 되었다.

해서 살아가는 동안에 누릴 환경이란 자라면서 주어지는 환경에 준한다는 생각도 해보았다.

그리하여 그런 혜택은

우리 아이들에게도 내리사랑으로 내리물림을 하는 걸로....

새벽의 기운이 스러지고 아침 햇살이 퍼져온다.

아름답다.

[pinks]

그렇지요 받은 사랑을 내리사랑으로~!
에스프레소의 마력이란 책이 그런 인연으로~! 오호~♡

[햇살편지]

ㅎㅎ 그렇죠?
책의 탄생...이후로 쭈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