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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날씨가 참~ 변덕스럽죠?
덕분에 저처럼 오토바이를 타는 사람들은 하루에도 대여섯 번
우비로 갈아 입어야 합니다.
웃긴 것은...
우비로 갈아입고 나면 비가 그쳐서 다시 벗게 되고
벗고 조금 이동하면 다시 온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이제는 그 비의 릴라를 이해하게 됩니다.
같이 놀아주는 거죠.
제가 바이크를 타는 이유는 몇 가지 됩니다.
하나는 활동...
다른 하나는 깨어 있음입니다.
10대는 비틀즈에 빠져 사경을 헤매는 시절이었고...
20대 초에 오쇼를 알고 30살까지 거의10년은 비활동 상태로 있었습니다.
건대 졸업하고 군대 면제(몸무게 미달-그 당시 42키로)되고 나니
할 일이 없었던 거죠...
육체가 없이 의식만 가지고 할 수 있는 일이란 누워서 음악듣는 일이 전부였습니다.
눈을 뜨면 창가에 개나리 피어있고
잠시 후 다시 뜨면 흰 눈이 내리고....낙엽 떨어지고...이런 상태였습니다.
그러다가 서른쯤 될때 만화를 배우고 싶어서 화림이라는 만화 학원을 찾아갔습니다.
거기서 일정한 교육을 받고 현장에 배치되었는데..
현실이 요구하는 내용이 저의 가치관하고는 너무나도 틀렸습니다.
그래서 여기저기 전전하다가
당산동 화실에서 아내를 만나게 됩니다.
그 후...
아내만 화실에 남고 저는 이모 건물에 있는 러시아어 학원에 총무로 일하기 시작합니다.
그 후...
수학강사.. 비디오 대여점...만화 책 대여점...레코드 가게...PC방 등의 직업을 가지면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아내는 성에너지의 비상을 도와준 조력자였습니다.
그러나 저랑 추구하는 것이 많이 달랐습니다.
저는 깨달음을 추구하자고 하는데
아내는 루이비통을 추구하자고 합니다.
이렇게 계속 되다가는 두 영혼 모두 망가질 것 같아서
사랑하는 후배에게 아내를 시집보냈습니다.
아이들 둘은 아무 불만없이 왔다갔다하고 아내는 명품을 수집하며 잘 살고 있습니다.
오토바이크는 완전히 노출된 상태로 움직이므로 보호 장비를 잘 갖추고 타야합니다.
지금 까지 7년 정도 타면서 수십 번의 크고 작은 사고를 경험했습니다.
손가락 골절과 찰과상은 기본이고 우측 어깨에는 아직도 철심이 박혀있습니다.
이런 모진 경험을 하고 나니 이제는 사고가 나지 않습니다.
여름에도 긴 팔을 입는 것은
햇빛으로부터 피부를 보호 하기 위함입니다.
완전한 오픈 카를 타고 있을 때는
항상 주의깊에 사방을 살펴야 합니다.
슬럿을 감으면서 숨을 들이쉬고
풀면서 내쉽니다.
클러치 꽉~잡고
왼 쪽 발로 기어를 올리고 내릴 때 깨어 있어야하고
속도를 올리고 줄일 때 깨어 있어야 합니다.
위험한 외부 상황에 호흡이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않으면 반드시 사고가 납니다.
퀵 써비스는 한 마디로 급히 움직이는 로드 라이딩입니다.
위험에 자신을 내 던짐으로서 깨어있음을 얻는 겁니다.
또한...
극심한 정체는 인내를 주면서
차량과 차량 사이의 빠져나갈 틈을 발견하게 합니다.
그리고...
붉은 신호등 불빛은 정지를 줍니다.
이렇게...
꽃비연은 지금 왕성한 활동의 시기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픽업할 때...
도착하여 전달 할 때...
상대와의 잦은 감정의 전이들...
모두 주시의 대상들입니다.
이런 갈등과 마찰들이 깨어있음을 가능하게 합니다.
배달이 늦으면 상대방 감정 상태가 좋지 않습니다.
픽업이 늦어도 그렇습니다.
심지어 너무 빨리 와도 "왜 이렇게 빨리 왔냐?"고 합니다.
고층에 올라가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순간...
단전 호흡 실시...
엘리베이터 안에서 깊고 빠른 호흡...(사람 없을 때)
사람 있을 때는 자신의 코 끝을 주시합니다.
문이 열리면 나가서 잠시 서서 호흡 정지...
그리고 상대 호출...물건 전달...감사합니다.
그래도..주시...
달리는 오토바이크 위에서는 지버리쉬...노래 부르기...웃음 명상 등이 일어납니다.
핼멧을 쓴 상태로 달리면서 하므로 누구에게도 방해를 주지 않습니다.
제게 바이크는 힐링머신이며 카타르 시스입니다.
내려서 걸을 때...
가끔 씩 평상시 속도 보다 훨씬 느린 동작으로 걸어 보기도 하고..
배달 서류를 넣고 꺼낼 때 손의 구분 동작을 주시하면서 움직이고...
음식을 먹을 때...
씹고...삼키고...식도를 타고 위로 내려가는 전체의 과정을 음미하면서...
조금이라도 더 깨어 있으려는 필사적인 노력을 하다보면
반드시 각성이 옵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세차게 내리던 비...
그 비 바람....
다 사라지고 파란 창공이 드러나면
신선한 바람이 불어와 못 견디게 합니다.
이렇게 돌아다니다가 엄청난 하늘을 보게되면
저절로 멈춰집니다.
저는 세 대의 카메라를 가지고 다닙니다.
하나는 소니 캠코더 PJ710 (망원렌즈, 광각렌즈 모두 갖춤)
다른 하나는 가민의 액션 카메라(저 번 후기 도촬한 카메라)
끝으로는 G2핸드폰 카메라...
모두들 그때 그때 사용해야 할 역할이 다르게 주어집니다.
모두 전문가용은 아닙니다.
그냥 보급품들입니다.
오늘은 아주 보기 드문
비 갠 후의 남대문을 보게 되었습니다.
파란 하늘에 피어나는 뭉게 구름이 영원한 공짜의 실체를 드러냅니다.
영원한 공짜?
뭐가 있을 까요?
햇살과 호흡...바로 이런 것들 아니겠습니까?
정말로 가치 있는 것들은 모두 무상으로 주어진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래서...
"오늘 얼마를 벌었느냐"는 제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제게 중요한건
"오늘 얼마나 깨어 있었느냐!"입니다.
그러다보면 돈은 들어와 있습니다.
그걸로 콩국수 먹고 순두부 먹고 육계장,메밀 국수, 물 냉면, 돈까스, 맥주 등등...
사서 먹으면 됩니다.
졸리면?
아~~자면 됩니다.
뭐가 걱정입니까?
파란 하늘의 감동에 못이겨
퇴근 길에 덕수궁 돌담길로 살살 내려가 보았습니다.
광화문 연가가 탄생한 곳...
제 모교인 배제 중학교가 있던 곳...
학교는 박물관으로 남았는데
정동 교회는 그대로 있었습니다.
배제가 미션스쿨이라 거기서 예배를 보곤 했지요.
돌담을 따라 쭉~걷기 좋은 분위기가 펼쳐집니다.
기와를 좀 확대해 볼까요?
어때요?
평상시에 안보였던 뭔가가 보이지 않나요?
제 눈에는 기와와 기와 사이의 틈이 보입니다.
아주 작지만 미세하게 보이는 군요.
활동없는 휴식은 없습니다.
휴식으로 충만해진 에너지가 왕성한 활동을 벌입니다.
활동하다 지친 에너지가 다시 휴식을 취합니다.
이렇게해서 새로운 에너지 층이 거듭 열립니다.
다시 발견된 신선한 에너지는 같은 지점의 조금 더 높은 상태입니다.
나선형...
의식은 이처럼 아주 재미난 곡선을 그리며 성장합니다.
그 주기는 대략 7년 정도....
아름다운 돌담과 나무들...
알알이 맺혀 있는 푸른 잎들의 유희..
깊은 각도로 바라보는 신비로움...
나무 껍질...
깊은 정적이 있읍니다.
모진 비바람...
감정의 갈등들...
먹구름...
영혼의 깊은 밤들....
다 사라지고
환희의 잎새들이 하늘로 날아오릅니다.
나비가 지나가다가 착각할 정도로...
그들만의 릴라가 진행중입니다.
"너도 끼워 줄까?"
제게 말을 걸어옵니다.
윙크 합니다.
손짓합니다.
무더운 여름을 자신의 무성한 잎으로 덮어주면서
아주 잘 왔다고...
천천히 놀다가 가라고 웃어줍니다.
긴~돌담과 싱싱한 나무
그리고 푸르른 하늘...
지갑에는 돈이 두둑하겠다.
정수리에선 각성이 철철 넘치겠다.
니케타나의 사랑하는 벗들이 응원해주고 있겠다.
씽씽 달리는 오토바이 있겠다.
사방에 깔린 식당과 편의점 있겠다.
집에가면 혼자 사는 34평짜리 아파트 있겠다.
(올해 초 홍대에서 경기도 고양시 삼송마을로 이사했답니다.)
음악 빵빵하겠다.
거실에서 3D영화 실컷보겠다.
20층이라 문 열어 놓으면 시원하겠다.
북한산의 정기를 받아 공기가 아주 맑고
서오능 가깝고
열두마당, 강강술래 등의 식당있고...
서소문까지 30분 거리고...
문제가 하나 있다면...
중환자라는 점입니다.
올해 제가 부르는 노래의 주제가 바로 이겁니다.
씨앗과 꽃처럼 서로 만날 수 없는 운명을 노래하고 있는 것입니다.
만날 수는 없지만 부정할 수 없는 운명을 말입니다.
다시 비가 옵니다.
액션 카메라에 찍힌 영상을 보니
마치 유화로 그린 그림처럼 특이한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군요...
달리면서 랜즈에 부딛힌 빗물이 퍼져서 그려지는 효과입니다.
최근에 새롭게 알게된 기술입니다.
별거아닌 붉은 빛이 이렇게 보니 황홀해 보입니다.
빛의 예술, 변형의 미. 거리의 아름다움, 야경....
퇴근길의 여유....
무한 창공에 가득한...
물품은 구름의 무게가 느껴집니다.
저 뒤에는 새파란 창공이 숨어 있지요?
아까 해답을 이미 봐서 압니다.
빗속을 달리면서 느낀 점이 있었습니다.
지금 시대처럼 변화가 무쌍하고
레이저가 날라다니고
언제 핵이 터질지 모르는 현 시대에서 명상하는 길은
오로지 현장에서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삶의 현장에서 말입니다.
숲 속으로 도피해서 산소통 메고 혼자 희열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봅니다.
대립되는 극이 없다면 삶의 강은 흐를 수 없기 때문입니다.
휴식과 활동은 함께 주어집니다.
먹구름과 푸른 창공은 늘 함께 있습니다.
비바람과 고요의 정원도 그러합니다.
도피도 아니고
혼자만의 안위도 아니라고 봅니다.
정체....이것이 우리의 가장 큰 적입니다.
나태....이거 이제 벗어나야 합니다.
거듭 강조하지만 명상만이 살 길입니다.
자신을 변화시키면
자연스럽게 이 사회도 변화합니다.
이런 자기로부터의 혁명은
위험한 삶의 현장에서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대립되는 양 극단이 있기에 깨어있음이 가능해 집니다.
의식은...
변화무쌍한 마음의 심층을 이해하고 그 사유의 과정을 통과해 나가면서 현장에 있는
많은 갈등과 마찰들에 깨어 있을 때 생성된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구제프가 그랬죠?
인간은 영혼을 가지고 태어나지 않는다.
그 영혼은 나중에 개인의 의지로 생겨나는 것이다 라고 말입니다.
저는 구제프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영혼은 후천적으로 생겨납니다.
결코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무게를 나눈 기쁨에 날아갈 듯 개운해진 저 모습..
많은 풍파를 경험한 후에 피어난 파란 창공의 실체입니다.
대립되는 많은 것들은 서로 적이 아닙니다.
자신의 오른 쪽 팔과 왼 쪽 팔이 싸운다면 누가 이길까요?
양 쪽 팔은 서로 조우하면서 하나의 행동을 이루는데 있는 거지 다투는 데 있지 안죠.
인류는 이 단순한 이치조차 아직도 모르는 것 같습니다.
돌담길에 묻어있는 자연의 보석은
바로 그 하나를 알려주는 신의 손짓으로 반짝입니다.
붓다가 마하가섭에게 들어 보였던 바로 그 연꽃이 이곳에 있었습니다.
조금 전까지 있어던 그 영상들...
정답게 이어지는 돌담길...
꿈이었던가?
희열에 몸부림 치는 나무들..
정수리에 열리는 조용한 비밀 통로
존재의 있음...
그 불변..
머리 전체로 바라보는 세상...
침묵으로 들려오는 그 정막의 내음...
여름만의 향기...
정동 교회에서 계속 흘러나오는...
귀 있는 자 들으라는 한마디...
"지금 그리고 여기"에 살라!
십자가가 상징하는 것의 의미를 다시 음미해 봅니다.
가로는 시간의 축...
과거에서 미래로 흐르는 시간...
세로는 현재의 축...
시간과 영원의 만남....
예수는 죽고 그리스도가 태어나는 바로 그 지점...
아름다운 상징의 의미가 시되어 내리니...
아무리 비가 와도 이제 웃음 뿐...
아무리 푸른 창공이 드러나도 이제 남는 건 웃음 뿐...
기쁨은 슬픔 이외에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
슬픔은 기쁨 이외에 아무것도 아니고
행복은 불행 이외에...
불행은 행복 이외에...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
아~
새벽처럼 가쁜 호흡이어라~
그것이 여기에 숨어 있을 줄 누가 알았겠는가?
그러니...
영원한 웃음이지....
"지금 여기" 있는 걸 찾으려고 발버둥 쳤던 자신의 모습을 상기하면 안 웃고 배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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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꽃비연님 진솔한 인생사 얘기가 인간극장 같은데요~
꽃비연님의 살아 온 이야기를 털어놓는 모습도 일과 명상이 하나되게 사는 모습도 보기 좋아요 ~ ^^
저도 루이밥통 좋아하는 여자 만나면 다른 사람 줄거 같네요.
돈이 없어서....
농담입니다...^^
루이밥통 가지고 다님 불안할듯.. 흠집경계 .. 실은 안가져봐서 모름 ㅎ
@nirbhi 채널 가방도 마찬가지겠죠?ㅋㅋ
주시에 관한 얘기 하실때 마다 제가 주시하지 않고 살았슴을 알게 되네요.
마지막 부분의 아름다운 구름을 보니..
마음이 아픕니다. 농약이 만든 무늬들..
그것에 의해서 서서히 쓰러질 사람들을 생각하니...
꽃비연님 지금의 마음을 보여주셔서 좋아요.
행복해 보이네요 ^.*
사진도 너무 예쁘고
꽃비연님 에대해서 좀 더 알게 되서 좋았습니다
근데 늠 길어서 다 안보게되서요 ...삼분의 일이나 반 정도가 읽는사람에겐 좋을 것 같아요...ㅋㅋ
저거 다 올리는데 얼마나 걸리는지 궁금함 ㅋㅋ 안그래도 며칠 전에 이 동네 공장들땜에 맘에 안 들어서 피터팬을 구경하던중 삼송역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있는 집이 2500만원에 나와서 깜놀 했었었는데 ㅋㅋ
엇.. 그럼 다시 이사가실 수도 있겠네요
일년후나 이년후에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