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가·리. 자꾸만 생각이 난다. 꾸덕꾸덕한 반건조 노가리가 평범한 국산 맥주 맛을 살려 주고 있었다. 아! 아! 아르헨티나 새우는 큰 덩치 속에 탱탱한 근육질 속살을 자랑했다. 굳이 하나 지적질을 하자면 '피데기' 오징어가 2%쯤 아쉬웠다.
부산역 근처 생선구이 전문점 '물조은 생선구이 통'의 노가리, 새우, 오징어 삼총사 모둠 구이는 '나의 맥주 안주가 좋은 집 베스트 5' 리스트에 바로 들어갔다.
해물 어묵탕을 만난 소주는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올해 이런저런 이유로 부산 어묵을 참 많이 먹었지만 이렇게 감칠맛 나는 어묵탕 국물은 드물었다. 품질 좋은 영진어묵이 든 데다 새우와 게 가리비가 몸을 섞어 국물은 술을, 다시 국물을, 다시 술을 불렀다(이러면 안 돼!).
얼굴에 흐뭇한 홍조가 피어날 때쯤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실내가 술 마시기 불편할 만큼 너무 밝고 깨끗한 것 아냐? 게다가 피자집도 아닌 생선구이집에서 알록달록한 황토 세라믹 화덕은 왜 만들었을까.
차승우 대표의 집안은 1920년대 할아버지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부산에서 고기를 잡아온 '수산 3대'다. 병어, 삼치, 임연수어 등 지역에서 저평가된 생선이 늘 안타까웠단다. 무명 선수의 기를 살려주고 싶다는 것이다. 뼈째 썬 병어 회를 맛보라고 내왔는데 된장에 찍어 먹었더니 참 고소하다.
차 대표는 "문을 연 지 얼마 되지 않지만 이미 본전을 뽑은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뜻밖의 이야기를 한다.
그는 음식점을 하고서야 냉장고에 들어갈 자리가 없다는 이야기를 이해하게 되었다고 했다. "음식이 어떤 크기가 되어야 냉장고에 잘 수납되는지 몰랐던 거죠." 유통의 최일선에 서니 소비자의 마음이 읽히는 모양이다.
이 가게는 '수산 3대'가 앞으로도 계속 이어가기 위한 '플래그 숍'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적당히 말린 노가리가 화덕의 500~550도 고열을 쏘인 덕분에 그 맛이 났을 것이다. 생선구이도 식용유를 사용하지 않고 화덕에 넣는다. 그래서 겉은 바삭하고 속살은 촉촉하고 식감은 부드럽다. 이건 피자나 누리던 호사였는데….
생선구이집에서 생선 냄새가 나지 않는 이유가 궁금했다. 잘 몰라서 무조건 깨끗하게 하려고 화덕 내부까지 매일 청소한 덕분이다. 조명도 이렇게 밝게 하는 곳은 병원밖에 없다고 반대해 덜 밝게 한 것이 이 정도다.
아직 저녁에는 조용하지만 점심시간에는 고등어구이나 고등어조림을 찾는 직장인이 몰려온다. 밥도 좋고 찬도 깔끔하다. 급할 게 없이 여유 있게 장사하는 모습에서 점점 더 좋아질 곳임을 예감한다.
고등어 구이 정식 7천 원, 고등어 조림 8천 원, 모둠 구이 1만 5천 원, 해물 어묵탕 2만 원. 영업시간 11:30~22:00(브레이크 타임 15:00~17:00), 부산 동구 초량동 1213-3. 051-441-9291. 글·사진=박종호 기자
첫댓글 고등어구이정식은 충무동 공동어시장내에 있는 구내식당에서도 맛있는 고등어구이를 먹을수 있습니다. ^^
먹고싶어요
배고파요
부산에 맛집이 많은가봐요?
저도 부산에 맛집이 이렇게도 많은지 카페 가입하고 알았네요. 예전에는 맛집하면 나와는 상관없다고 생각했었는데 이제는 맛집이라는 곳도 한번씩 가봐도 될것 같네요. 카페 덕분에요^^
맛나보여요~~부산 함 가야겠어요~~
점심시간인대. 땡기네요 ㅎㅎ
냠냠 먹고싶어요~
침 고이네요
맛싯게 구웟네요 ~~한번 가봐야 겟습니다 ~~
반건조 노가리구이도 왓땁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