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크 인 인디아” 파격 인센티브 제의에… 현대차 印생산 확대, 테슬라 “제2 亞공장”
[인구 1위 인도 시장 쟁탈전]
포스코-LG전자도 잇단 투자
인도가 ‘메이크 인 인디아’(인도에서 생산하자) 캠페인을 통해 각종 혜택을 제공하자 글로벌 기업들이 인도로 몰려들고 있다. 2020년대 들어서도 국내총생산(GDP)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15%일 정도로 제조업이 약하지만 인도는 앞으로 중국을 대체하는 ‘세계의 공장’이 되겠다는 꿈을 꾸고 있다.
8일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에 따르면 인도에 몰린 외국인직접투자액(FDI)은 지난해 기준 글로벌 8위(493억 달러)다. 2013년에는 280억 달러로 14위였는데, 2014년 모디 정부가 들어선 이후 시작된 ‘메이크 인 인디아’ 정책 덕에 외국인 투자가 가파르게 증가했다.
인도 정부는 전자장비나 의약품 등 부가가치가 높은 상품을 생산하는 해외 기업이 인도에 공장을 세우면 5년 동안 매출 증가분의 4∼6%에 해당하는 인센티브를 준다. 특히 반도체 공장이 설립되면 중앙정부가 건립 비용의 50%를, 주 정부가 20%를 지급하며 기업들을 유혹하고 있다. 여기에 월평균 약 20만 원에 달하는 낮은 임금에다 중위 연령이 27세로 ‘젊은 노동력’이 많다는 점 때문에 인도는 새로운 ‘세계의 공장’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자동차 기업들이 인도로 몰려가고 있다. 경제 성장 덕분에 일반 대중의 구매력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지난해에는 인도의 연간 자동차 내수 시장이 476만 대로 글로벌 톱3 시장으로 커졌다. 이 중 380만 대 규모인 승용차 판매는 2030년에는 500만 대를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현지에서 판매 2위 자리를 지키는 현대자동차그룹은 올해 공장 설비를 크게 늘렸다. 연간 77만 대를 생산했던 현대차 첸나이 공장을 올 6월에는 82만 대 생산 규모로 약 6.5% 늘렸다. 올 8월에는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탈레가온 공장(연산 13만 대)을 인수하는 계약도 체결했다. 정부 허가를 받는 등 후속 조치를 올해 안에 마친 뒤 2025년부터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기아 아난타푸르 공장(연산 37만 대)까지 합치면 현대차그룹은 인도에서 연 132만 대를 생산하게 된다.
해외 자동차 업체 중에서는 미국 테슬라가 인도 투자에 적극적이다. 테슬라는 중국에 이은 ‘제2 아시아 공장’을 인도에 건설하는 방안을 놓고 인도 정부와 막바지 협상 중이다. 만약 성사되면 2만4000달러 수준의 저가형 전기차를 생산하는 공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르노-닛산 연합은 올 초 인도 현지 공장에 790억 엔(약 6900억 원)을 투자해 전기차를 공동 개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지 1위 자동차 업체인 마루티스즈키는 2025년에 전기차 생산을 목표로 구자라트주에 1조7000억 원 규모의 배터리 생산 공장을 짓고 있다.
자동차 산업 이외 기업들 중에선 포스코가 현지에 일관제철소를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인도 아다니 그룹과 지난해 1월 친환경 제철소 건설과 관련한 업무협약(MOU)을 맺은 바 있다. 또 LG전자는 올 1월 말 뉴델리 인근 푸네 지역 공장에 300억 원을 투자해 연간 10만 대 규모의 프리미엄 냉장고 신규 생산 라인 증설을 마쳤다.
인도에 진출한 대기업 관계자는 “시장이 큰 데다 정부에서도 적극적으로 인센티브를 주기 때문에 기업들 입장에선 인도에 진출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그동안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한 중국은 미중 갈등으로 인한 위험요소도 있기에 기업들이 인도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