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신당설에… 여권 “중도표 잠식 우려” vs “창당 못할 것”
[총선 5개월 앞으로]
李, 제3지대 인사들과 접촉 늘려
신당 추진 금태섭 “조만간 만날것”
인요한은 “국힘 돌아와 중책 맡아야”
與 총선기획단 첫 회의 8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총선기획단 첫 회의에서 단장인 이만희 사무총장(가운데)이 발언하고 있다. 이 사무총장은 이날 “호불호, 친소관계, 사심은 설 자리가 없고, 줄 세우기나 챙겨주기 공천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훈구 기자
여야는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의 신당 창당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전 대표가 신당을 띄우면 제3지대 구심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전 대표가 제3지대 인사들과 접촉면을 넓혀가는 가운데 정치권에선 신당 창당을 둘러싼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제3지대 모임인 금요연석회의(가칭)의 주요 인사들과 비공개 만남을 조율하고 있다. 금요연석회의는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 한국의희망 양향자 의원, 금태섭 새로운선택 창당준비위 대표 등이 참여하고 있다. 금 대표는 이날 통화에서 “조만간 이 전 대표를 만날 것”이라며 “다만 개별적으로 만나는 것이고 금요연석회의 차원에서 만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금 대표는 이날 SBS 라디오에서 ‘금요연석회의가 신당이 될 가능성이 있느냐’란 질문에 “그런 식으로 가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 의원도 통화에서 “이 전 대표를 만나서 무슨 얘기를 하는지 들어는 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여권에선 이 전 대표가 중도 성향 정치인들을 규합하는 움직임을 보이자 중도 표 잠식을 우려하고 있다. 한 여당 의원은 “만약 이 전 대표가 창당하면 수도권에서 여당 표를 나눠 가질 가능성이 있다”며 “이길 수 있는 지역구에서도 의석을 민주당에 빼앗길 수 있어 창당은 여당에 분명한 악재”라고 말했다. 하지만 창당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많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보수에서는 배신자로 낙인찍히면 그걸로 정치 생명은 끝이라는 걸 이 전 대표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 실제 창당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 관계자는 “이준석계를 품으라는데 당내에선 이준석계 현역은 다섯 손가락도 안 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이 전 대표에게 “돌아와서 화합하면 (총선에서) 중책을 맡아서 우리를 도와야 한다”며 다시 한번 손짓했다. 반면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인 위원장과 만난 자리에서 “비례대표 정당만 창당해도 10석 가까이 차지할 수 있는데 뭐 하려고 이 전 대표가 지역구 나가겠다고 목매겠느냐”며 “안 돌아올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비명(비이재명)계는 이 전 대표의 신당 참여를 두고 이상민 의원을 제외한 다수가 선을 긋는 모습이다. 비명계 이원욱 의원은 “이 전 대표는 혐오 정치를 기반으로 해온 분”이라고 일축했다. 김종민 의원도 KBS 라디오에서 “‘이준석 정치’와 서로 경쟁, 협력하는 건 가능하겠으나 하나의 당으로 가는 건 맞지 않다”고 했다.
김준일 기자, 안규영 기자, 조권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