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후기>
"6개월전 재혼한 어머니에게서 연락이 왔었다고 하며"
(재혼한 어머니의 남편을 이 젊은 친구는 어저씨라 불렀다.)
아저씨의 자녀들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기로 했었는데 같이 자리를 하면 어떻겠나 라는
전화를 받았는데, 웬지 모르게 알수 없는 그 어떤 것들이 몸안에 따끔따끔 거리며 마음인지
가슴인지를 아프게 해 갈 수 없겠다고 하며, 고기를 넉넉하게 준비해서 보내 드렸는데
아저씨가 연락이 와 고기를 잘 먹겠다 하며, 같이 하지 못 해 아쉽다고 했지만 알수 없는 그
어떤 것들 보다, 더 깊은 무엇이 존재 하는 것 같다고 그는 말했다.
낙동강하구 습지보호지역 감시원으로 근무 할때 였다. 보호지역에서 텐트를 치고 생활하는
사람이 있다는 민원이 행정복지센터 에서 근무하는 그에게 접수되어 초소를 방문했다. 내
업무이기도 해, 같이 가서 노숙인을 설득해 철수 시킨게 친해져 가끔 초소를 찾아와 커피를
마시고 했었는데, 구청으로 발령이 났다는 연락이 오기도 했었는데 어느날 퇴근 무렵, 초소로
찾아와 같이 대화하면 편안한 마음이 될 것 같아서 였다며, 청으로 들어가야 한다며 서둘러
떠나는 그의 뒷모습이 울적해 보였다.
범어사역 5,7번 출구를 빠져나와 금정산 쪽으로 걸어 산복도로를 건너, 밭작물을 가꾸고 손질
하는 정겨운 밭이랑을 따라 접어든다. 밤골이라 하는데 밤은 없다. 옛적에는 밤이 많았을거라
생각하며 유방봉 우측으로 평탄한 흙길따라 걷는다. 늦가을의 정취가 한 눈에 나타난다. 빛바랜
낙엽들이 천천히 하늘거리며 떨어지는 풍광들이 늦가을 지나 초겨울의 문턱에 들어서 있다고 말
해 주는듯 하다. 막걸리 익어가는 냄새가 나기도 전 막걸리 먹기에 아주 좋은 자리가 나온다.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개똥쑥 막걸리 한통 국순당 두통 생탁 한 통에, 버섯전 마른오징어와 "엿 먹으라"
며 엿이 나온다.
좁다란 계곡의 나무다리를 건너 범어사 템플스테이관 이층의 카페건물을 지나 좁다란
오솔길로 접어든다. 금정산에서 좀체 보기 힘든 수량 풍부한 계곡물이 흘러내리는 소리에 기분좋게
달린다. 세 군데의 계단을 지나야만 닿는 대웅전이 정면으로 보이는 범어사 경내로 빠져나와, 세 군데의
계단길을 천천히 올라 대웅전 부처님께 참배하고 사배고개로 향한다. 수량 풍부한 계곡물 흘러내리는
경쾌한 계곡물 소리 들어가며, 널다란 임도길 따라 쉬엄쉬엄 걸어 사배고개 정자에 도착한다.
풍성한 식사자리를 펼친다. 막걸리 한 잔 가득부어 들이키고 맛깔나는 파김치 하나 베어 먹으니,이건 멋이
아니고 맛이다. 우리만의 맛이다. 사배고개에서 완만한 경사의 계곡길 따라 산중턱을 크게 휘돌고 빙돌아
내려서는 하산길은, 돌돌거리며 흘러내리는 계곡물 소리와 빛바랜 낙엽들을 밟으며 달리는 오솔길은
가을의 냄새보다 초겨울의 향기가 더 진하게 전해져 온다. 구월은 지나 갔지만, 구월의 노래를 한껏 불러본다.
"구월이 오는 소리 구월이 가는 소리 다시 들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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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부르는 듯 당신 생각 뿐"
경동아파트 위 범어사 올라가는 아스팔트 길을 가로질러 ,또 오솔길을 걸어 버스종점 산후조리집
조약돌은 실제 냉탕에 조약돌이 즐비하다. 뒷풀이 마장동 고깃집의 삼겹살은 언제 이런 맛을 즐겨
보았던가 할 정도 맛이 있어, 마구 퍼부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