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25일 수요일
[백]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 - 남북통일 기원 미사
마태 18,19-22
좋은 영성 서적 한 권이 주는 축복과 은총!
여름 휴가철이 다가옵니다.
3박 4일, 혹은 일주일 휴가를 가서 마냥 유흥만 즐긴다면, 그리스도인으로서 진정한 휴가가 아닐 것입니다.
느티나무 그늘 아래 평상에 앉거나, 전망 좋은 카페 창가에 앉아 좋은 영성 서적 한 권 읽는다면, 이보다 더 좋은 휴가 겸 피정이 따로 없을 것입니다.
때로 좋은 책 한 권이 우리 삶의 근본을 흔들기도 하고, 삶을 비약적으로 성장시키기 때문입니다.
이번 여름 휴가 때 읽어보시면 좋을 영성 서적 한 권을 소개합니다.
안타깝게도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파블로 도밍게스 프리에토 신부님(1966-2009)의 ‘주님의 기도로 피정하기’(성바오로, 구입 문의: http://www.paolo.kr)입니다.
광주대교구 강기남 요셉 신부님께서 아주 정성껏, 정교하게 번역을 잘 해주셔서, 읽기가 편합니다.
불과 마흔셋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신 파블로 신부님은 자신의 단명을 예견이라도 하신 듯이 하루를 일 년처럼 그렇게 바쁘게 사셨습니다.
신학교 교수 겸 학장으로 후학들을 양성했고, 꾸준히 논문을 쓰셨으며, 틈틈이 사제나 수도자들의 연례 피정을 동반하셨습니다.
과로를 거듭하던 파블로 신부님의 모습이 걱정스러웠던 동료 사제가 삶의 속도를 좀 늦추고 건강을 좀 돌보면 어떻겠냐고 조언을 했습니다. 그러자 파블로 신부님은 이렇게 대답하셨습니다.
“시간은 하느님의 선물이잖아요? 우리는 그 선물로 열매 맺는 삶을 살아야 하고요.
주님께서 정해주신 저의 마지막 시간이 오면, 그때부터는 저도 평안한 안식을 영원히 누리게 될 것입니다.”
이 대목에서 개인적으로 깜짝 놀랐습니다.
파블로 신부님께서 어찌 그리 정확하게 제 심정을 잘 대변해 주셨는지...
저도 신부님처럼 꽤 바쁘게 지내는 편인데, 이유는 파블로 신부님과 똑같습니다.
목숨 다하면 한 줌 흙으로 변할 것이고, 썩어질 육신인데, 뭐 그리 아까워할 것이 있겠습니까?
주님께서 허락하신 하루하루, 어떻게 하면 그분께 영광과 찬미와 감사를 드릴 수 있겠는가? 고민하며, 뭐라도 주님과 이웃에게 도움이 되고자 백방으로 노력합니다.
‘주님의 기도로 피정하기’는 등산애호가셨던 파블로 신부님께서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나기 불과 25일 전, 콜롬비아 교구 사제들의 연례 피정 때 하셨던 강의록을 그대로 엮은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강의실에 앉아서 파블로 신부님의 강의를 듣는 그런 생생한 느낌입니다.
파블로 신부님께서는 우리가 매일 하루에도 몇 번씩 습관적으로, 무의식적으로 바치는 주님의 기도가 얼마나 소중한 보물이며, 우리 신앙생활의 좋은 길잡이인지를 잘 소개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후다닥, 순식간에 바치고 마는 주님의 기도를 한 문장 한 문장, 한 단어 한 단어 끊어서 기도하고 묵상하고 성찰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주님의 기도는 기도 중의 기도요, 예수님께서 친히 제자들에게 가르쳐 주신 유일한 기도입니다.
주님의 기도는 우리의 내적 생명을 위한 참된 학교와 같은 기도입니다”
“사람이 드릴 수 있는 어떤 기도도 주님의 기도 안에 포함되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더불어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친히 가르쳐 주신 기도, 즉 주님의 기도보다 더 효과적으로 드릴 수 있는 기도는 없습니다.”(아우구스티누스 교부)
오늘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 복음의 주제는 용서입니다.
“주님 제 형제가 저에게 죄를 지으면 몇 번이나 용서해 주어야 합니까? 일곱 번까지 해야 합니까?”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한다.”(마태 18, 21-22)
이 부분에 대해서 파블로 신부님은 이렇게 권고하십니다.
“원수를 용서하는 것은 우리가 하느님을 가장 닮게 만드는 일입니다.
우리가 하느님과 깊이 일치되어 있음을 가장 강렬하게 체험할 수 있는 순간은 바로 원수를 용서할 때입니다.
왜냐하면 원수를 용서하는 행위는 가장 순수한 무상성이 드러나는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첫댓글 "시간은 하느님의 선물이잖아요? 우리는 그 선물로 열매를 맺는 삶을 살아야 하고요. 아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