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하필이면 눈길에 오신다는 기별이라
몸에 이는 불 끄느라 방문 한 번 못 열었다
이제는 꽃을 잊으라고 네가 올 줄 알았다
2.
상 위에 상보 깔고 빈 잔을 올렸더니
화폭 속 기녀인지 분내가 번져왔다
항기를 몸 안에 가득 채울 일만 남았다
3.
개나리와 근친이고 애기똥풀 이웃하여
서로들 살가워서 살 비비며 물들었다
꽃시절 생각이 나서 샛노랗게 웃어봤다
4.
말갛게 거른 눈물 흰 잔을 채울 동안
지난 날 그 눈길로 네가 온 줄 알겠다
꽃인지 술인지도 모르게 목젖이 뜨거웠다
-《성파시조문학》 2024년 제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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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실주가 익어갈 때/ 이토록시인
김수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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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4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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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여름 개나리 한송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