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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민 : 안녕하십니까
시를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한 강의를 할 고영민입니다
강사 : 여러분들 소개를 받았으면 좋겠는데
괜찮을까요?
허공 : 괜찮다 마다요~
향기 : 원하는 바요~~~
노을 : 으메~~ 요놈의 가스나들이 공부를 하러 왔나
연애를 하러 왔나,
재성 : 올만에 젊은 남자를 보더니 ...
킴제이 : 환장을 한다 아주~~~
허공 : (손 번쩍들고 뛰쳐 나가며) 시인님!
저부터 소개해 올릴게요
-----여러분들의 인사와 자기 소개 생략합니다-----
강사 : 그럼 나중에 오시는 분들은 오시는 대로 자기를 소개해 주시고
오늘 준비된 강의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첫번째로 여러분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은
자기의 핵심역량을 찾아라! 입니다
- 누구나 가장 잘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걸 찾으면 됩니다.
남을 따라하면 절대 최선을 다해도 최고가 될 수 없습니다.
내가 가장 잘 하는, 잘 쓸 수 있는 것이 뭔지를 찾아야 합니다.
자기와 맞는 글쓰기를 찾으세요!
청계님도 몇차례 시의 소재로 삼은 이야깁니다
거북이와 토끼가 경주를 합니다.
산에서 경주를 하면 백이면 백, 토끼가 이깁니다.
거북이가 이기는 방법은 바다에서 경주를 하는 것입니다.
내가 토끼인지, 거북이인지 먼저 판단을 해야 합니다.
바다로 갈지 산으로 갈지 판단해야 합니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글쓰기를 하세요!
그걸 찾는 것이 우선입니다.
글의 종류가 많지요
시조도 있고, 서정시도 있고, 민조시도 있고, 짧은 시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다 잘할 수는 없지요
여러분이 잘하는 글을 종류를 말씀해 보세요
허공 : 저는 여러종류를 무조건 덤벼서 써보는중입니다.
그런데 청계님은 제가 시조를 잘한다고 하시는데ᆢ
시조의 맥도 잘모르는 제가 감히 운율만 맞췄다고 잘쓴다고는 생각지않습니다.
좀더 노력함서 깊이가 있는 글로써 다시한번 도전하려고 준비를 한답니다.
천고 : 화이팅.허공님.
허공 : 고맙습니다
저의 뒤로 재서엉이님과 천고님이 바짝 추격전을 벌이시는것 같아 허공이가 긴장됩니다.
강사 : 제가 보기에는
삼행시조 처럼 특정한 운을 띄어주면 거기에 맞춰서 글을 잘 짓는 것 같아요
운이 없이 자유롭게 쓰라고 하면 오히려 막막해 하는 것 같습니다
허공 : 맞아요. 그런 점이 없지 않아요
재성 : 예, 제가 잘하는 것,
아직 어휘에서 그 수가 제한적이다보니, 선뜻 선택이 쉽지가 않습니다..
시조는 고전적인 언어가 많이 사용해야 제 맛이 나는것 같고,
서정시는 글을 너무 짧게 하면, 미안하고 어휘도 딸리고,
짧은시는 아직 정확한 개념이 부족하고,
민조시는 정형을 고집할 것 같아 표현에 한계를 자꾸 느끼고...
지금처럼, 많은 분들의 글을 대할수 있는 시간을 조금더 가져보고싶습니다...
그러면서 마중물이 본물을 끌어 올릴때까지 나오는 배관내 물을 빼내듯이 속에든 것들을 버리고 싶습니다...
사실 다른 분들의 글을 보면 초라해지는 느낌이 많이 드니....
열심히하겠읍니다...
강사 : 재성님은 다양한 지식이 많으시니까
앞으로 더욱 좋은 글을 잘 쓸 수있으리라 짐작이 듭니다
재성 : 감사합니다
홍후 : 저는 시조 민조시 짧을시 다아 어렵구요
저의 감성으론 서정시 가장 가까운데
서정시 역시 쌤님께 자꾸 더 길게 쓰라고 조언을 받는것 보면 아무것도 잘하는게 없어 부끄럽네요
강사 : 처음에는 길게 쓰는 노력을 해야합니다
긴 글 중에서 필요없는 부분을 버리다 보면 그래도 글이 되는데
글이 짧으면 버릴 것 마져 못 버려서 글이 안 되는 경우가 많아요
홍후 : 네, 좀 더 길게 쓰려고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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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 : 두 번째로 여러분에게 드리는 말씀은 <차별화 해라>입니다
자신의 핵심역량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신이 토끼인지, 거북이인지 먼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하여, 내가 거북이라고 판단을 해서 바다로 갔습니다.
그런데 바다에 갔더니 나 말고도 날고 기는 거북이들이 수두룩 한 것입니다.
그럴때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저 역시 바다에 갔더니,
나와 비슷한 유비학 거북이, 박재성 거북이, 여요섭 거북이, 전인숙 거북이들이
먼저 장악을 하고 있더군요.
이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
홍후 : 차별화죠
강사 : 그렇죠 바로 차별화입니다.
이들이 갖고 있지 않은 것을 가지고 글쓰기의 승부를 거는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그 차별화의 전략으로 위트, 해악, 쉽게 쓰기, 12남매의 가족사 등을 가지고 승부를 걸었습니다.
이것이 내가 그들과 차별화 될 수 있는 방법이었습니다.
여러분이 토끼라고 판단을 했다면 토끼가 있는 곳을 한번 가볼까요?
그곳엔 이미 이의순 토끼, 홍선옥 토끼, 이향기 토끼, 주연 토끼 등이
이미 토끼 마을을 장악했군요!
당신이 만약 조금 늦게 토끼 마을에 갔다면 어떻게 차별화 시킬 예정입니까?
산토끼 토끼야~ 어디를 가느냐? 깡총깡총 뛰면서 어디를 가느냐?
자~ 당신을 차별화 하시기 바랍니다!!
여기서 여러분에게 질문 드립니다
여러분은 무엇으로 다른 분들과 차별화 시켜나갈 것인지? 발표해 보시죠
강사 : 먼저 황숙 시인께서 발표해 보실까요?
황숙 :
시에 차별화를 두기위해
전 순우리말을 한두가지씩 넣기 시작했습니다.
요즘은 인터넷이 널리 퍼지다보니
글쓰시는 분들도 많고 글도 많이 접할 수 있어서
솔직히 읽다보면 글이 다 똑 같은 거 같았습니다
뭔가 나만의 색을 찾아야 겠다는 고심 끝에
순우리말을 넣기 시작하였습니다.
요즘은 잘 안쓰여지지만 이쁜 우리말이 참 많거든요
그렇다고 순우리말을 너무 많이 쓰면
독자들이 무슨뜻인지 몰라 외면 할 수 있을 것 같아
한 두가지만 글에 넣고 있습니다.
물론 글마다 다 넣을 수는 없어
글의 맥락에 맞춰 가끔 넣고 있습니다.
강사 : 그래요.
황숙 시인님의 작품에는
다른 분들에게서 볼 수 없는
아름다운 우리 말이 많이 들어 있지요
제가 볼 때에도 그게 가장 큰 강점인 것 같습니다
유비학 :
시에 차별화를 둔다는 것은 어려움이 따르겠지만 필히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다른 시를 읽다보면 제가 써야할 틈이 보이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제가 그동안 살아온 삶의 체험과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표현하고 싶지만
솔직히 시로 전환하는 능력의 부족으로 고민을 하는 입장입니다
시의 구체화를 위해 빛바랜 사진도 찾아보면 그때 이런일도 있었구나 하고
떠올리며 이렇게 했어야 하는데 하면서 써 보기도 한답니다
차별성이 부족하니 제게 좋은 방법을 알려 주시기 바랍니다
강사 : 유비학 시인님의 강점은
누가 뭐래도 오랜 세월 살아 오신 연륜이지 않겠습니까?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깊고 넓은 연륜에서 나오는 진한 글을 많이 써주시기 바랍니다
유비학 :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강사 : 세 번째로 여러분에게 드릴 말씀은
<경험을 써라! 가장 절실한 것을 써라! 줄거리(서사)를 만들어라!>입니다
좋은 시에는 분명 드라마틱이 있다.
드라마틱을 만들기 위해서는 3미를 창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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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 :
3미란 바로 흥미, 의미, 재미이다.
드라마틱은 경험이고, 진실함이고, 줄거리를 갖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속에 독자의 관심을 끌 수 있는 흥미,
그리고 그 안에 의미를 집어넣을 수 있는 능력,
그리고 재미를 주는 것이다.
하지만 너무 흥미를 추구하면 소재주의에 빠진다
너무 의미만을 추구하면 잠언에 빠진다.
너무 재미만을 추구하면 꽁트가 된다.
이 상태를 얼마나 적절하게 간을 맞출 수 있는가가 시인의 관건이다.
시를 잘 쓰는 사람은 대체로 간을 잘 맞춘다.
당신이 만약 음식 솜씨가 없고 간을 잘 못 맞춘다면 시쓰기를 일찍 포기하는 것이 좋다^^
우리 딸이 귓속말로 하는 말 “엄마가 끓인 라면보다 아빠가 끓인 라면이 훨씬 맛있어요!”
결국 시도 간을 맞추는 것이다.
얼마나 면발을 꼬들꼬들하게 할 것인지!,
냄비에 물을 얼마만큼 넣을 것인지!
불의 세기를 얼마만큼으로 조절할 것인지!!
퍼진 글을 내 놓은 것은 퍼진 라면을 독자에에 먹으라고 내놓은 라면가게 주인처럼 무책임한 것이다.
여러분들도 글을 쓰다보면 혹시 내 글이 재미나, 흥미나,
드라마틱하지 않을까 걱정할 때가 있었을 것입니다
그럴 때 어떤 장치를 하셨는지 발표해 볼까요?
즉, 어떤 흥미있는 표현이나, 재미있는 내용을 추가했느냐는 것입니다
향기 : 하~이 안녕하세요 반갑습네다 향기 이순득입니다
오래 봐야 사랑스러운 곰탕같은 여자입니다
끓일수록 진국이 우러나는 곰탕 설렁탕 탕탕 보신탕~
고향은 충북 단양이고 현재는 성남 살구요 때가 되면 다시 서울로 입성하려구 노력중입니다
다른 시 카페 정모가서 청계님 낚시줄에 걸려 이제는 풍경카페만 삽니다
금 낚시줄이었어요
그 줄이 제 인생을 바꾸었답니다
감사하구 있구요
남은 여생은 시인으로 살고 싶습니다
재성 : 남은 여생입니까..
남은 본생입니까...
아직 구십구도 안되었으면서....
향기 : 저는 여행이나 산행 하고나서 독후감 쓰듯 후기글을 씁니다
그것이 서정시인지 뭔지도 모르고 썼지용~
강사 : 잘하셨습니다
어딘가를 다녀온 후에 글을 쓰면
실감나는 생생한 글을 쓸 수 있지요
재성 : 예, 저도 차별화를 생각은 하고 있읍니다만,,
아직 시장을 모르니. 시장 분석부터 해야 할듯합니다..
그래야 차별화를 도모할 수 있을듯하니...
허공 : 그건 아까 이미 지나간 얘기고~~
재성 : 흥미, 의미, 재미...3미
일단 감탄사를 넣어서 주위를 환기 시키는, 집중 시키는 방법을 사용하고는 있읍니다..
주제 선정에 많은 노력을 합니다..
주제선정이 3미를 제어하는 역할을 제일 많이 하는 듯합니다..의미
다음 소재를 어느것으로 할것인가....
여기서 맛깔이 결정되는 듯하고요..흥미
다음이 시어선정인듯합니다,,,
희비애락의 방향이 되는듯합니다....재미
어느 한쪽을 강조 할 생각으로 조절을 하기도합니다만
일반적으로는 깊은 생각없이 무의식적으로 하지 않았나봅니다..
향기 : 아따~ 반장님이라 확실히 틀리네
노을 : 아무래도 일부러 나 못 알아 듣게 하려고 어렵게 말하는 것 가토
나래 : 저는 이순에 곧 남의 나이 살 사람 이구요
고향은 충북 장호원 입니다
어릴때부터 책이 좋고 일기와 편지 쓰기를 좋아해서 아홉살부터 글 쓰기 흉내 내며 쭉 살다
청계님 사사를 받고 신인상과 더불어 등단을 했네요
주로 일상 생활에 이야기를 쓰고 누구라도 쉽게 공감하는 진솔한 이야기를 쓰고 있답니다
삼행시 방장 시키셔서 머리 짜가며 쓰고 댓글도 열심히 달아드리려 노력 중 입니다
순간 순간 떠오른 글을 메모 했다가 수정하고 묵혔다가 올리기도 하구요
부족하지만 글이 좋아 쓰고 있답니다
그래서 좋은 글이 나오나 봅니다
나래 : 격려적으로 말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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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 : 이제 네번째로 드리고 싶은 말씀은 <끊임없이 펌프질을 해라>입니다
펌프질 해본 분?
펌프질을 안하고 반나절만 그냥 놔두면 펌프속의 물은 다시 땅속으로 잦아든다.
그럴 땐 한바가지 마중물을 붓고 다시 열심히 펌프질을 해야 한다.
처음엔 탁한 물이 나오다가 나중에 차고 맑은 물이 나오기 시작 한다.
시도 마찬가지이다.
펌프질을 안하면 뻔한 내용의 글을 쓰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시상이 떠오르면 계속 파고 들어가야 한다.
일전에 시창작 강의를 한번 한 적이 있다.
5팀으로 나뉘어 학생들을 대상으로 게임을 해보았다.
“당신에게 소포가 배달되었습니다. 도장을 찍지 않으면 배달된 소포를 받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도장은 있고 인주가 없네요!
인주를 대신할 수 있는 것을 3분 동안 최대한 써보시기 바랍니다”
3분 동안 대략 각 팀마다 30개 정도 인주를 대신할 수 있는 것을 써냈다. 하여,
각 팀마다 처음 생각한 것 5가지를 불러보라고 했다.
대답은 거의 비슷했다.
물감, 피, 흙, 봉숭아꽃, 김치국물....뭐 이런 식이었다.
그럼 제일 끝에 나온 5가지를 불러보라고 했다.
대답이 가관이었다.
상상을 초월하는 대답들이 나왔다.
제가 드리고 싶은 것은 바로 처음 생각한 5가지는 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내가 생각한 것을 남도 똑같이 생각한다는 것이다.
뻔한 시가 된다는 말이다.
결국 시가 되는 것은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상상을 초월하는
가장 밑의 것을 끄집어 낼 때 가능한 것이다.
펌프질을 하면 처음엔 흙탕물이 나온다.
하지만 계속 펌프질을 하면 차고 맑은 물이 나온 것과 동일하다.
상투성을 벗는 것이 시에서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여러분에게도 질문드립니다
도장을 찍어야 하는데 인주가 없습니다 뭘로 대신할 수 있을까요?
물감, 피, 흙, 봉숭아꽃, 김치국물를 제외하고 여러분만이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을 발표해 보세요
재성 : 스템프, 연필심가루, 염색약, 루즈, 볼펜잉크, 싸인펜, ......
허공 : 혼자 다하냐?
황숙 : 그러게, 재는 다 나쁜데 저러는 게 젤 나빠
재성 : ㅎㅎ 먼저 발표해. 누가뭐래? ...
나머지는 다른분들의 가슴끝에서 나오기를....
황숙 : 정말 그런일 있었습니다.
관공서에 서류를 내야해서 도장을 받으러 갔는데
인주가 없었어요.
생각끝에 빨간 싸인펜으로 칠해서 찍으려했는데
찍기전에 말라버려서 찍을 수가 없었어요
그렇다고 립스틱으로 하려니 빨간색이 없어서리~~~
노을 : 립스틱이면 비슷하잖아
허공 : 그러게, 재성이는 스템프도 야기했는데
재성 : 니들은 빨갛색 스템프는 못 봤냐?
강사 : ㅋㅋㅋ
황숙 : 결국엔 네비게이션찍어서 제일 가까운 문구점에 가서 인주를 사와서 찍어야 했답니다.
아무래도 인주는 빨간색이니 붉은 색을 찾아야겠지요
노을 : 긍게 뭐냐고~?
황숙 : 빨간 벽돌 부스러기, 쇠의 녹 부스러기,피자, 단풍잎,빨간동백꽃잎.
강사 : 그러네요 꽃잎을 으깨서 쓰는 방법도 있네요
효숙 : 안녕하세요. 신입 인사드립니다
저는 62년 충남 온양에서 태어났어요.
사춘기 시절부터 꿈이 시인이 되는 막연한 꿈만 꾸다가
초등학교 카페에 시 같지 않은 글을 한편 올렸는데 친구들이 시인보다 낫다며 칭찬을 해서
여러 시인들의 시를 읽고 쓰고 하다가 우연히 추천을 받아 2006년에 등단이란걸 했어요.
재성 : 와~ 이쁜 선배님이시네
잘 부탁합니다
효숙 ; 고마워요
저는 쉬운시를 쓰려고 노력하는 편이고
한줄이라도 감동을 줄 수 있으면 족한데 쉽지 않네요.
쓰면 쓸수록 어렵고 어려워 슬럼프에 빠져있을 때
청계님 시를 읽고 다시 쓰고 싶어졌습니다.
강사 : 그러셨군요. 시가 참 좋아요. 손색없는 글을 쓰시더군요
효숙 : 부끄럽습니다
강사 : 이효숙 시인님은 인주가 없을 때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효숙 : 도장이 없으면 저는 빨간색 실로 동그랗게 수를 놓고 그 안에 이름을 새길것 같은데요?
지워지지도 않을테고...
아이고 팔 아파라~~~~
강사 : 역시 기상천외한 생각이시군요
노을 : 저는 62년 대구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대구를 지키며 살고있습니다
토끼 아내를 만나 원숭이와 돼지 두 녀석을 낳아 기르고있습니다
아직은 초등학생 실력이지만 노력해서 좋은 글 남겨보리라는 꿈을 품고 살고있습니다
좋은 노래가사를 써보고 싶기도 하구요
강사 : 아, 노래 가사.... 청계님도 한 때 박춘석 사단에 계시는
정두수님과 작사가로 잠깐 활동을 하셨죠
희트곡도 있는데 아마 물어도 말씀 안하실 것입니다
노을 : 그래요? 청계님에게 그런 비밀이?
강사 : 노을님은 인주가 없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노을 : 인주가 없다면 저는 바늘로 손톱끝을 살짝 따서 피를 내어 찍겠습니다
역시 무식하지요 ㅎㅎ
강사 : 아 !
그것은 혈서보다 더 강한 의미를 갖겠습니다
대단하십니다
이렇게 시는 다른 사람이 생각해 내지 못한 것을 쓰는 것입니다
우다연 : 인주는 장소에따라 다를수도있지않을까요?
전 아이들 그림을 가르치고있기때문에 싸인펜,매직
물감.크레파스,등등ㅎㅎ실제로 매직으로는해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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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 :
다섯번째로 여러분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은
<쓰고, 또 쓰고, 또 써라! 그 외에 어떤 방법이 없다.>입니다
나는 시인이 되는 게 꿈이 아니었고 소설가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그런데 생각지도 않게 시인이 되어 버렸다.
생각지도 않게 시인이 되어버렸을 때 나는 시에 대해서 아무 것도 모르는 청맹과니였다.
어떤 것이 좋은 시인지도 어떤 것이 좋지 않은 시인지도 구분할 줄 모르는 상태였다.
한마디로 나는 공짜로, 눈먼 잉어가 걸린 격으로 시인이 되어 버렸다.
그래서 너무 무섭고 떨렸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미친 듯이 쓰는 방법 밖에 없었다.
나는 새벽에 일어나 시가 될만한 것이 있을까 일어나 돌아다니기도 했다.
그 사연을 소개한다.
지금 여기에 들어와 이 글을 읽는 모든 분은 당시의 나 보다
훨씬 시에 대해서 많이 알고 경험이 있으리라 본다.
그래서 용기를 갖고 자신에게 도전을 해보길 권한다.
누구나 가장 잘 쓸 수 있는 자기 만의 핵심역량을 갖고 있다.
그걸 찾아 쓰고, 또 쓰고 또 쓰길 바란다.
시가 당신에 넙죽 절을 하며 찾아 올 것이다.
자신을 믿어라! 불안해도 믿어라!
홍후 : 청계님 친구 분은
매일 같이 하루 백편씩 시를 쓴다고 들었습니다
강사 : 시를 배울 때는 그렇게 써야 합니다
글이 되는 말든 상관없이 무조건 쓰고 또 쓰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 사이 글을 제법 잘쓰는 자신을 보게될 것입니다
여러분은 하루에 글을 몇 편씩이나 쓰시는 지요?
아니면 한 편을 며칠만에 쓰시는 지? 평균적으로 대답해 주십시요
재성 : 저는 하루에 2~4편정도,,,
물론 안될때도 넘칠때도 있지만,
헌데 써놓고는 버리기도 한답니다...
최근에는 많이 읽으려고 하다보니 수가 줄고 있고
그래서 전에 써두었던것 수정하면서 올리기는 합니다..
홍후 : 맞아요
재성님은 매일 서너편은 쓰시는 것 같아요
아침 마다 재성님 글에 댓글 다는 것이 일이에요
허공 : 풍경에서 아마 가장 많이 쓰실 거에요
강사 : 매일 그렇게 쓰다보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글이 많이 늘어 있는 것을 보게 될 것입니다
우다연 : 안녕하세요~ 시작 종 친지가 한참인데 이제야 헐레벌떡왔습니다~죄송!
제 소개부터 드릴게요
부산이 고향이고 63토끼이며 지금은 청주에서 살고있습니다
미술전공이지만 학창시절부터 글쓰는게 좋았어요
대학노트에 가득 쓴 일기가 꽤많았네요~
그냥 습작형식으로 써오다가 청계님 카페로 납치테그에 걸려
이렇게 미숙하나마 세상으로 글들이 나오게되었어요~(부끄부끄)~~^^
만남,사랑,이별을 소재로쓰다가 아픈뒤론 저에게일어난일,
또 제 주변에서 생긴일들을 쓰게되더라구요‥
절절한 아픔과 절망의글이 이젠 희망의글로 변화되어가겠지요‥
전 3미도 제대로 모르고 그냥 제 기분대로 써왔어요
느낌대로‥‥
제 감정그대로를 나타내는 읽기쉬운글이랄까요?
강사 : 잘 하시고 계신 겁니다
그런 글이 진솔하고 감동을 주지요
홍후 : 저는 솔직히 한달에 5편정도 쓰는데
글 올리긴 많으면 두편 아님 한편입니다
열심히 써서 쌤한테 보여주면 다시 써봐 할땐 더이상 쓰고픈 마음이 없어지지요
노을 : 우씌~ 쌤이 그렇게 말했단 말이야~
나래 : 홍후님이 시인이 못되면 그건 다 쌤 책임이야
강사 : ㅎㅎㅎ 청계님이 아마 홍후님을 더 큰 그릇으로 쓰려고 그렇게 말씀하셨는가 봅니다
개이치 말고 열심히 하세요
홍후 : 네, 감사합니다
우다연 : 저는 느낌이올땐 시작하곤 10분~30분이면 다써요‥
그리곤 약간의 수정하구요‥
히히~ 수정이는 우리 딸인데
제 감정이 극에 달할때 그감정 그대로를 나타내죠
"흔적"이란 글은 아들아이 입대하고 옷이 왔는데
대성통곡하며 눈물콧물 흘리며 순식간에 제감정 그대로를 나타낸글입니다‥
그런데 안써질땐 아무리 쥐어짜도 통 글이 연결안될때가 많지요
그럴땐 그냥 손을놓고 다른분들 글을읽어요
지금이 그래요ㅠㅠ근데 사실은요‥
아무것도 모르고 쓴답니다ㅠㅠ
많이 안 써서 그런가봐요‥반성중 ioi
노을 : 진짜 넌 반성해야 한다
문학회 때 온다 온다해놓고 몇 달째 코뺑이도 안 보이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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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 : 여섯번째 드리고 싶은 말씀은 <대상을 새롭게 의미부여하라.>입니다
기존에 부여된 의미를 새로운 눈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
나쁜 것을 좋은 쪽으로, 좋은 쪽을 나쁜 쪽으로, 아름다운 것을 추한 것으로,
추한 것을 아름다운 것으로, 숭고한 것을 천박한 것으로,
금기시되는 것을 일상적인 것으로, 일상적인 것을 금기시 하는 것으로.....
이러면서 시가 새롭게 환기될 수 있다.
아름다운 것을 아름답다고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추한 것을 추하다고 말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당연한 것을 당연하지 않은 것으로,
당연하지 않은 것을 당연한 것으로 의미부여 하라.
그곳에 바로 시가 있다.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시죠?
역발산을 하라는 얘깁니다
여러분도 분명 반대로 글을 쓴 적이 있을 것입니다
이번에는 그렇게 쓴 여러분의 표현을 발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재성 : 네, 제가 먼저 발표하겠습니다
긴 빨대 공포의 소리
한낮의 날것들이 어둠속으로 사라지자
허공으로 횡하니 날아오른다
멀리,
어디선가 좋은 냄새가 부르면
이내 가벼이 날아간다
상하로 종횡으로
가벼이 빠르게
순간이동을 하나 눈앞에서 사라진다
잡겠다고 깡총이는 사람을 약올린다
천장에 있다가는 바닥에 유리창에
모니터 모서리에 신출귀몰하다
간지러움 찿아 오고 손이가면 이미 떠났다
조그마한 종기처럼 붉은 반점 오르고
긁으면 가슴까지 시원하나 다시 가렵다
간지러워 긁는 시간의 가슴 쫄임이
빼앗긴 피보다 더한 공포이다
모기
내눈에만 보이지 마라
나도 살생유택을 아는 노옴이란다.....
강사 : 아... 좋네요
재성 : 14년 11월 12일 제목 살생유택을 안다...
당연히 잡아야만 하는 모기이기에 휙휙 날라다니다가 파리채나 둘둘 말은 신문지로 딱...
그리고는 핏빛 향연과 승리감....
헌데 너무 뻔한 이야기라 돌려 세워보앗읍니다..
마지막 연에서, 알지도 못하는 사자성어를 써가면서....
헌데, 맛이 조금 떨어집니다...ㅎㅎ
강사 : 겸손의 말씀입니다
잘 쓰셨습니다
풍죽 : 움화하하하
홍후 : 오잉? 갑장이네?
풍죽 : 민증에는 59년생 입니다.
홍후 : 에라잇~ 동생이구만.
풍죽 : ㅎㅎㅎㅎ 누님이래도 괜찮아요
술만 자주 사주세요 하하하
고향은 서울 이에요.
논리적 성향의 글에 고정관념이 있어서 그런지
마음을 뒤로 감추기가 그리 쉬운 일은 아닌듯 합니다.
깨달음의 바로 밑이 예술의 극치를 이른 다고 하더군요.
길들여 지지 않는 자유영토를 구축 하고 난후
일반 대중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을수도 있겠죠.
뭔가 분명히 있는 그것을
언어로서 글로서 그림으로서 음악으로서
끄집어 내리라 봅니다.
자꾸 설명조가 돼가는 군요.
아뭏든 차분 하게 가보겠습니다.
강사 : 먼 데서 작업 마치고 달려오신 풍죽님께 감사드립니다
풍죽 : 제가 고맙습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효숙 : 제 경우를 말쓴드리겠습니다
나래 : 아~~ 이효숙 시인님 글 좋네요
허공 : 대박~
효숙 : 새롭게 의미부여 하라는 말은 많이 듣고 알면서도
정작 시를 보면 일상적인 것에서 벗어나지 못했음을 알게됩니다.
그동안 써왔던 시를 다시 읽어보면서 더 절실히 느낍니다.
그 중에 한편 아주 약한 시 올려봅니다.
강사님의 말씀은 이해가 되는데 제 시중에 걸맞는 시는 없네요.
그래도 참여는 해 봅니다. ^^ 죄송^^
강사 : 감사합니다
글감이 좋습니다
영심 : 너무 늦어서 망설이다가 다시 마음을 다잡고 달려 왔습니다.
늘 글 쓰는 일이 숙제처럼 남아 있어
나를 괴롭게 하고 있군요.
삶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은데
갑자기 혼자이고 가진 것 없고
이룬 것도 없고
그냥 사막을 걷고 있는 느낌이 드는것은
무엇 때문인지!
더 힘들 때도 감사했는데
더 어려울 때도 당당 했는데
지금와서 왜 바보처럼 욕심을 부리는 건지
제 자신이 마음에 들지 않아 우울해 집니다.
이런 나를 어떻게 다스려야 하는지
고민하는 중년 아줌마입니다
많이 도와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강사 : 아, 청계님이 오랫 동안 기다리던 분이 오셨네요
환영합니다
홍후 : 나목님 반가워요, 우리 모두 박수로 환영해요
허공 : 그럽시다. 청계님 사랑을 독차지하신 분이 오셔서 부담이 되네요 호호호
나래 : 뒤지지 않으려면 더욱 열심히 해야 겠어요
노을 : 제가 풍경문학반을 대표해서 나목님을 제 옆자리로 모시겠습니다
어서 오시지요
나목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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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 : 일곱번째로 드리고 싶은 말씀은 <시를 쓰는 것은 집을 짓는 것과 같다.>는 것입니다
시를 쓰는 것은 집 짓는 것과 같다.
누구나 집을 지을 수 있다.
하물며 개미도 집을 짓고, 까치도 집을 짓고,
벌레도 집을 짓는다.
사람이야 말하여 무엇하겠는가?
당연히 집을 잘 짓는다.
이 말은 누구나 시를 쓸 수 있다는 말이다.
문제는 집을 짓는 순서를 모를 뿐이다.
집을 짓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먼저 기둥을 세우는 것이다.
그리고 시에서 기둥은 바로 줄거리이다.
처음부터 고대광실을 지으려고 하지 말고 먼저 기둥부터 세워라.
기둥만 세우면 반은 집을 지은 것이다.
기둥만 세우면 비닐만 올려도 집이 되고, 양철만 올려도 집이 되고, 짚을 얹혀 놓아도 집이 된다.
먼저 기둥을 세워라.
기둥은 줄거리이다.
자기가 접한 대상에 줄거리를 만드는 것이다.
홍후 : 시도 줄거리가있어야 지요?
강사 : 당연합니다
요즘 인터넷에 떠도는 시들은 거의 한결같이 줄거리가 없습니다
그립다, 보고싶다. 슬프다. 비가온다. 바람이 분다....
줄거리가 없으니 그냥 넋놓고 중얼거리는 소리처럼 밖에 들린다
글을 쓰려면 꼭 줄거리를 정해 놓고 쓰기 바란다
여러분이 쓴 작품 중에서 줄거리가 확실한 작품 중에 한가지씩 소개해 주시지요
풍죽 : 줄거리라함은 글쓴이가 전하고자 하는 의도 이겠죠.
거기에 문학적 기법과 아름다운 시어,를 탄생 시키는 과정이 아닐까 합니다.
저의 경우는 여기 풍경 카페 문학수업에 참여 하게됀
" 로또 인게야"로 해봅니다.
재성 : 풍죽님이 먼 곳에서 올라 오느라 피곤할텐데
제가 그 작품을 낭송하면 안 될까요?
강사 : 그렇게 해 주겠습니까?
재성 :
로또 인게야
살아 숨 쉬는 덕분에
온갖 호의 호식 다 누리거늘
뭐가 아쉬워서
로또 한장 사볼까 하는게야?
그거
허깨비 놀음 인게야...
로또 인게야
자식놈들 이리 무탈하게 잘 자라
지 밥벌이 지가 하고 다니는데
이게
로또가 아니고
무엇이 로또 인게야?
엉망징창 뒤죽박죽
뭔 놈의 인생이 이리도 배배 꼬이냐...
그렇게 푸념해도
다 그것들이 제 자리 찿아 들어가서
자기가 맡은바 소임을
묵묵히 해 나가거늘
이 어찌 로또가 아닌게야?
한 인생
\당첨\ 된거야
이게 대박 인게야
이게 인생 역전 인게야
풍죽 : 재성님 감사합니다
12년 3월의 로또 인게야 입니다..
강사 : 정말 대박 나셨군요
한턱 쏴야겠읍니다.
풍죽 : 움화하하하~~
그거야 뭐, 어렵겠습니까
수업 마치고 한 턱 쏘지요
강사 : 줄거리가 확실하고
끝맺음까지 로또 이야기로 밀어 붙힌 저력이 엿보이는 작품입니다
이 작품 또한 로또입니다
풍죽 : 감사합니다
재성 : 이번에는 제 작품을 낭송해 드리겠습니다
가냘픈 다리로 깡충깡충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온신의 힘으로 필사적으로 사력을 다하지만
커다란 맹수의
일격에 주저앉는다
떨어져 지켜보던
어미의 목천정이
찢어지듯 날카롭다
발버둥치며
어미를 바라보는
어린 카젤의
목에서 힘이 빠진다
세끼의 주검 앞에서
흐리멍텅한 눈빛으로
다가가지도 못하고
말없이 울부짖는
가슴속 고통이
넓은 들판위로
전율된다
11울 22일 어미 입니다.
모든글이 줄거리 없이는 어려울듯한데요..
말씀하신데로 줄거리(주제)를 중심으로 흘러야 글이 되는 듯합니다..
강사 : 좋네요
야생의 세계에서 벌어지는 참혹한 세계를 잘 표현하셨습니다
한 편의 다큐를 본 것 같습니다
재성 : 간혹 화려한 시어들이 모여 있는 글을 보게 되는데
이러한 글도 시의 장르인지 궁금하였읍니다.
제가 모르는..
강사 :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래서 오늘 제가 그 점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는 것입니다
제가 가르치는 학생 중에서도
아주 예쁘고 멋진 표현들을 줄거리 없이 나열하는 식으로 글을 써서
수업 때마다 바로잡아 주는데 아직도 잘 안 되고 있습니다
먼저는 줄거리가 있어야 하고
그 다음이 실내 장식입니다
풍죽 : 제가 목수라서 그점에 대해서는 많이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둥이 튼튼히 선 집이 좋은 집이 듯이
줄거리가 확실한 작품이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강사 : 12월달 문학회 때 내는 작품은 특별히 줄거리에 신경을 써서 제출해 주시기 바랍니다
일동 : 네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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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 : 다음은 <시를 쓸 때는 門을 어떻게 낼 것인지 고민해라>입니다
시도 집을 지을 때와 같이 문을 어떻게 낼 것인지 고민을 해야 한다.
독자들이 들어갈 수 있는 문을 어떻게 낼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대문을 얼마나 크게 낼 것인지,
쪽문을 몇 개를 달 것인지.
요즘 시는 문이 너무 작다. 하여 독자들이 쉽게 그 집에 들어갈 수 없게 만든다.
집이 아니라 일종의 감옥 같은 시들이 많다.
들어가도 나올 수도 없다.
시가 아니라 미로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너무 문을 많이 내는 것도 문제다.
이런 시는 속이 훤히 들여다보여 너무 적나라하고 필요이상의 바람이 들이쳐
집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만든다.
시는 집이라고 했다.
집은 안에서 밖을 내다보는 풍경이다.
그러면서 밖이 안과 적절하게 내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바로 드나들 수 있도록 해야한다.
시에는 안방의 역할을 하는 부분,
대청마루의 역할을 하는 부분,
부엌, 헛간의 역할, 마당의 역할을 하는 부분이 필요하다.
이는 적절하게 시의 문을 닫아놓느냐 열어놓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시를 쓸 때는 문을 어떻게 낼 것인지?
얼마의 크기로 낼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풍죽 : 아, 건축하는 걸로 시를 설명해 주시니
이해하기가 참 좋습니다
재성 : 문이라 함은
독자들이 이해할 수 없게 너무 작게 내도 안 되고
너무 커서 집안이 너무 들여다 보여도 안 된다는 말씀이죠?
강사 : 맞습니다
여러분도 써놓고도
이건 너무 어렵겠다
독자들이 내가 이 시를 쓰게된 이유를 알 수 없을 것 같다고 생각하는 작품이 있습니까?
아들은 무겁다 면서도 쉽게도 싣고
쏜살같이 사라지는 풍경이 섧다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시선을 떼지 못하는 모정
주머니 속에 살짝 찔러준 용돈을
부스럭부스럭 매만지는 가슴은
겨울 하늘만큼 뻥 뚫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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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 이야기가 없다면 싱그운 시가 되겠지요.
생각하면서 쓰긴 쓰는데 늘 부족함 투성입니다
강사 : 시에는 사유가 있어야 한다는 점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효숙 : 네 앞으로 더 노력하겠습니다
재성 : 시인님, 시를 쉽게 쓸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갈수록 어려워서요
강사 : 좋은 질문입니다
쉬운 시쓰기는 자기 얘기(추억, 기억)를 쓰면 됩니다.
그 안에 진솔함이 있지요.
그리고 자기만의 얘기는 남과 가장 차별화되는 얘기이기도 하지요.
멀리서 시를 찾지 말고 자기안에서, 일상에서 찾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풍죽 : 그래서 저는 거친 나무에 대패질을 하면서 시심을 다듬고 있습니다
재성 : 저도 잠못 이루는 무수한 고요속에서 시어를 찾고 있습니다
향기 : 저는 급식실에서 요리를 하면서 그렇게 하고 있어요
강사 : 다들 잘하고 계시네요
큰 것은 다 보편적인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작고 소소한 것에서 소재를 찾으십시요
홍후 : 저는 요즘 강아지 털을 닦아 내면서 시를 구상하고 있어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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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 : 다음은 <대상의 고유한 특성을 잡아라.>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한 대상의 고유한 특징을 잡아 의미를 확장시켜 전혀 다른 대상으로 만들어라.
갈대를 개꼬랑지로, 머루를 유두로 만들 듯.
갈대가 흔들리는 것이 개꼬랑지가 사람을 반겨 흔들리는 것 같고,
머루는 애를 낳은 여자의 유두와 같지 않은가?
분홍빛 처녀의 유두와 달리, 검은 유두엔 일종의 한과 서글픔이 있다.
이처럼 전혀 다른 대상으로 의미를 확장했으면 그걸 가지고 나만의 기억을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라.
그러면 원 대상은 굳이 내가 상징을 부여하지 않아도 저절로 상징성을 갖게 된다.
너무 어렵나요?
천제 : 아닙니다. 쉽습니다
강사 : 그러면 여러분이 생각하고 있는 특정 대상의 고유한 특성을 말씀해 보시지요
허공 :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
라이터를 말씀드리자면 횃불을 치켜드는 ... 뭐 그런
강사 : 네 맞습니다
갈대를 나를 반기는 강아지 꼬랑지에 표현한 것처럼 말입니다
난다 : 와~갈수록 태산이네요
어려워요 특정대상의 고유한 특성
고민좀 해봐야 겠어요 ㅋㅋ
강사 : 그럼 진도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시를 받아낼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시는 쓴다, 가 아니라 받아낸다, 는 말을 많이 한다.
시는 늘 온다. 길을 가다가도 오고, 잠결에도 오고, 밥을 먹을 때도 온다.
하지만 받아낼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시는 오다가도 사라진다.
그렇기에 마음과 손이 하나가 될 수 있도록 항상 준비를 해야 한다.
예를 들면 야구에서 투수가 직구를 던지고 싶은 마음으로 공을 던졌는데,
평소에 연습을 하지 않으면 자꾸만 엉뚱한 방향으로 공이 가는 것과 매한가지이다.
생각과 손이 따로 노는 것이다.
시를 쓰는 경우도 똑같다.
내가 어떤 대상을 보고 쓰려고 했는데도 처음 생각한 것과 달리 이상하게 써지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평소에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볼 컨트롤이 되지 않는다.
계속 공을 던지는 연습을 통해 내가 직구를 던져야지 생각하면 손이 직구를 던질 수 있게,
커브를 던져야지 생각하면 손이 커브를, 슬라이더를 포크볼을 던질 수 있게끔
몸과 마음이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정말 좋은 시상이 떠올라도 공이 엉뚱한 곳으로 던져지듯 제대로 써낼 수가 없다.
포수가 새를 발견했다고 치자.
꿩을 잡기 위해서는 항상 총알이 장전이 되어 있어야 한다.
꿩은 어디에서 튀어나올지 모른다.
꿩을 발견하고, 어, 꿩이네! 생각하고 주머니에서 총알을 꺼내 장전하고 방아쇠를 당기려고 하면
그 사이 꿩은 시야에서 사라지게 마련이다.
꿩을 발견하면 바로 겨냥해서 떨어뜨려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을 시적인 상태로 먼저 만들어 놓아야 한다.
여기까지 제 강의는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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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거듭 두번을 읽었습니다, 참 좋네요, 많이 배우고 갑니다^^
수업 태도가 좋은 청조님
재방송 끝나면 말씀하십시요
다들 복습하는 마음으로 읽어 주시면 고맙겠는데
@풍경지기 댓글 달지 않아도 여러분들이 공부하고 계십니다
그리 믿고 저도 열심히 곶간에서 퍼온답니다 ㅎㅎ
풍경님들 모두 편안하고 예쁜집하나 지으시겠죠 저는 우쿨렐레 안고있겠습니다
노래하는베짱이,,,그래도 살 집은 있어야 하는뎅~~~~~~~`
일부러 곳간에
들어가서 읽는건
잘 안되던데 이렇게
재방송 해주니 공부하기
너무 좋네요
청조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ㅎ
비가 오는 여유에 곶간 뒤져 보는 기쁨이 더하네요
어디 곶간에 들어 있었을꼬.... ㅎ 청조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