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공무원노조 수원시지부에서 교육과 선전부를 맡고 있는 김해영입니다. 먼저 공무원노조에 관심을 가져주신 선생님께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어제 아침부터 연무동에서 경기도의 소위 낙하산인사에 항의하는 일을 하고 있다가 선생님께서 제기하신 글을 지금에서야 읽고 저의 입장에서 약간의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기에 몇 자 적습니다. 반론의 투명화를 위해 문답형식을 취하도록 하겠습니다.
Q : 공무원노조에서는 낙하산인사가 지방자치에 역행한다고 하는데 나의 생각은 오히려 낙하산인사를 하지 않는 것이 지방자치에 역행한다고 생각합니다.
A : 관점에 따라서는 그리 볼 수도 있겠습니다만 조금만 깊이 생각해 보십시오. ‘지방자치’를 언급하면서 어떻게 낙하산인사를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지 의문이 아닐 수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정치학을 공부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볼 때도 도무지 선생님의 말씀에 찬동할 수 없음이 아쉽습니다. 지극히 모순되는 말씀이기 때문입니다.
Q : 고인물이 썩기 마련입니다. 자주 새로운 물이 들어가서 물을 순환시켜야 합니다.
A : 연계해서 말씀을 하는 과정에 절단해서 평가하는 것이지만 이 말씀은 전적으로 동의하고 있습니다. 이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또 그래야 한다고 저도 적극 동의합니다.
Q : 솔직히 지방자치가 잘 될려면 조직에 생기가 있어야 하고 변화해야 합니다. 지금 지방행정조직을 보십시요. 비리와 텃새로 지방행정이 썩어가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A : 일부분 동의가 되는 부분도 없지는 않으나 ‘본체와 작용’에서 작용이 일부 부적절한 양태로 표출된다면 이를 바로잡는 것이 우리가 취할 올바른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자칫 잘못해서 본질을 파괴하는 작용은 용인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시점에서 공무원조직에도 노동조합이 결성된 것이고 또한 정부도 이를 적절한 견제장치로 인정하고 수용하는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입니다. 여하튼 중요한 것은 작용에 있어서 바로 잡아 나가야 할 것은 우리 모두가 나서야 한다는 점일 것입니다.
Q : 한사람이 계속 두 번 세 번 자치단체장을 하면서 부귀영화를 누리고 매관매석을 하고 있는 소식을 뉴스로 자주 듣고 있습니다. 상주에서 일어난 사건이 잘 말해주고 있습니다.(상주시장은 세번째 하고 있음) 그것은 물이 순환되지 못하고 썩어가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자치단체장도 대통령처럼 한번만 하도록 법을 고쳐야 합니다. 대통령도 여러 번 하게 하니까 독재가 이루어지고 부패와 부정이 나라를 망쳤다는 사실을 역사가 말해주고 있습니다. 자치단체장도 마찬가지입니다.
A : 현재 자치단체장의 임기는 최대 3회까지로 되어 있습니다만, 사실 이것을 가지고 줄여야 한다는 말씀에는 전 찬동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러한 제한을 대폭 완화하거나 아예 없애야 한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이는 위에서도 일부 거론한 것이지만 작용하는 가운데 흑탕물을 일으키는 일부 몰지각한 단체장이 존재하는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는 또 다른 차원의 문제입니다. 예컨대 어떤 단체장이고 부정과 부패를 저질러 보십시오. 노조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제 시민단체들 또한 좌시하지 않습니다. 더욱 무서운 것은 주민들이 이를 결코 용인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단체장의 인지도나 다선 뭐 이런 것에 메이지 않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시민들의 정치의식이 대단히 향상되어 부정부패에 연루된 인사는 결코 재 선출되도록 놓아두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약간의 보충설명을 드리면 최근 정치권에서는 지자체장의 선수제한을 없애는 방안과 대통령제에 있어서도 단임제의 문제점을 적절히 보완할 수 있는 중임제에 관해서 상당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도 아울러 일러드립니다.
Q : 혁신적이고 충신적인 실력있는 사람이 지방조직에 많이 들어와야 지방자치가 발전할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투명한 행정이 절실합니다.
A : 지극히 옳은 말씀이십니다. 그러나 이것이 꼭 낙하산인사라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경우를 들어서 그렇지만 우리 수원시에도 수준이 상당히 높은 인사들이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존재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결코 변화에 대응하지 못할 인사가 부족하여 낙하산이 필요하다는 말씀에는 동의할 수 없는 것입니다. 특히 지방자치라는 이름을 걸고 행정을 하고 있음에도 이를 거스르는 행위에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부분입니다. 물론 우리 자체에서 발탁된 인사들이 진실로 혁신하고 투명하고 공정한 행정을 해야 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겠지요.
Q : 공무원 노조에서도 이런 생각을 가지고 무조건 지방자치 역행 운운하면서 낙하산인사를 반대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A : 지금까지 비교적 가볍게 접근했습니다만 우리는 단순하게 낙하산 인사를 비판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는 낙하산 인사가 지방자치의 근간을 흔드는 주요 악제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에 비판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우리의 입장을 잘 혜량하여 우리 모두가 이러한 잘못된 부분을 청산하고 지방자치 고유의 건강한 행정이 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혹 또 다른 논의가 필요하다면 반론을 제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끝으로 노조에 관심을 가져주신데 대해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항상 건강하시길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