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하반기 대구 창작 뮤지컬계 돌풍의 주역이었던 극단 뉴컴퍼니 이상원 감독의 '미용명가'가 9월 중국 난징의 대학가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12월 난징 인근의 우시에서 중국 넌버벌극 '당백호점추향' 공연을 가지는 것을 시작으로 중국에서의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는 이상원 감독이 이번에는 한국의 소극장용 뮤지컬을 줄거리와 음악을 그대로 중국 극장에서, 중국 배우들로 하여금 공연을 하게 만든 것. 그 결과 난징 대학가에서 창작 뮤지컬을 재료로 새로운 한류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달 18일부터 공연을 시작한 중국판 미용명가인 '메이파밍지아'는 28일까지 5개 대학에서 8회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300~700석 규모의 대학 내 중규모 극장을 돌며 벌이고 있는 이번 공연에는 연일 만석 상황이 벌어지는 것은 물론 "한국문화가 가미된 흥미 만점 음악극"이라는 입소문 탓인지 25일 난징우전대학과 26일 난징중의약대학부터는 좌석이 모자라 입석을 받는 상황까지 나타나고 있다.
객석의 반응도 날로 뜨거워져 박수와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고, 20대 초반에서 30대 초반의 난징예술대 출신 신인 배우들로 구성된 출연진들 역시 갈수록 팀워크를 다져나가고 있어 2년 전 원작 공연보다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남녀 주인공을 맡은 황신(23)과 러야오베이(23)는 일류 배우 뺨치는 준수함과 미모를 갖추고 있어 인기몰이의 주역으로 부상했다. 이들이 무대에 등장하면 환호가 터져 나오는 것은 당연지사. 이들 외에도 각각 극중에서 9번과 11번 옷을 갈아입으며 5가지와 7가지 배역을 동시에 소화시키고 있는 멀티남과 멀티녀 역할의 딩쉐린(22)과 시웅웨이야오(22), 그리고 할아버지 역을 맡은 주커커(32)는 분위기 메이커로 이번 무대를 뜨겁게 달구고 관객들을 극 안으로 몰입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상원 감독도 이들에 대해 "경력이 별로 없는 배우들인데도 얼마나 극을 잘 소화하는지 대견하다"며 난징 공연의 공을 이들에게 돌렸다.
미용명가의 중국판 메이파밍지아의 성공은 관계자들과 관객들의 반응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양닝(55) 중국 강소성연예집단활극원 원장 겸 감독은 "이 시대에 맞는 소재를 가지고 표현 형식도 뛰어나 젊은이들로부터 대단한 환영을 받고 있다"고 했다. 메이파밍지아 공연의 성사에도 도움을 준 양닝 원장은 이어 "한`중 간 문화교류를 확대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난징대학 예술문화연구소 소장인 캉얼(58) 교수도 공연 관람 후 감상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페이창 하오(非常 好), 베리 굿"을 연발했다. 난징대 환경과학과의 저우잉(23)과 순위야오(23) 씨는 "평소 한국 드라마를 많이 봐서 한국에 대해 조금 안다"며 한국말을 서툴게 꺼낸 뒤 "아주 활력이 차고 젊은이들로 하여금 전통의 정신을 새겨주는 내용이어서 더욱 좋았다"고 감상을 이야기했다. |